세월의 기름때를 견뎌낸 숨은 노포부터 감각적인 신상 에스프레소 바까지
까꾸막은 오르막길을 뜻하는 통영 사투리입니다. 숨이 찰 때쯤 나타나는 이 마을 카페의 창밖으로는, 방금 걸어 올라온 수고를 다 갚아주
계피향 진한 팥빙수 한 그릇에 누군가는 더위를 식히고, 누군가는 옆 테이블에서 들려오는 어릴 적 기억을 함께 듣습니다.
고가네칼국수 옆, 늘 지나가던 길에 있던 카페라고 다들 뒤늦게 알아챕니다. 담쟁이넝쿨로 뒤덮인 지붕 아래에는 카페와 정원, 미술관이
간판을 몰라도 마당의 장독대와 처마를 보면 걸음이 저절로 느려지는 자리입니다.
간판이 뒤집혀 걸린 2관과, 그 옆옆 자리의 본관. 두 집이 한 이름으로 운영되는 낭만24포차는 어느 쪽 문으로 들어가도 결국 같은
겉에서 보면 카페인지도 알기 어려운 나무 대문. 그 문을 열고 들어간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말로 감탄한 자리가 있습니다.
갈매기 캐릭터가 그려진 항동시장 입구를 지나면, 사장님이 장어를 손질하는 좌판 안쪽에 작은 식당이 있습니다. 뚝배기가 끓는 채로 상에
블루리본 스티커가 한 해도 빠짐없이 붙는 동안, 문 앞에 줄을 서는 사람들의 얼굴만 계속 바뀌어 왔습니다.
노트북을 펴러 온 사람, 추석에 가족과 들른 사람, 비 오는 날 야외 자리를 고른 사람. 벽돌 외관만 보고는 다들 안쪽을 짐작하지 못
청첩장을 전하러 당일치기로 대전에 온 사람과, 소제동 맛집을 하나씩 찾아다니는 재미에 빠진 사람이 같은 카레 한 그릇 앞에 앉습니다.
한 사람은 다른 곳으로 가는 길에 우연히 들렀다가 라떼 맛에 반해 되돌아갔습니다. 다른 한 사람은 이 골목에 살면서도 몇 년 만에야
근대문화거리를 걷다 보면 다리가 먼저 지칩니다. 그 자리에 태극기가 걸린 카페가 있고, 사람마다 그 앞에서 멈추는 이유가 조금씩 다릅
불친절하다는 소문과 정답게 맞아준다는 후기가 엇갈리는 노포. 테이블 다섯 개짜리 작은 가게에서 콩나물국으로 시작해 보쌈으로 끝나는 저
화덕피자를 먹으러 온 이유는 저마다 달랐지만, 문을 열고 나면 다들 같은 창가로 눈이 갔습니다.
길상사 가는 길에 잠깐 들른 사람, 나폴레옹제과점에서 빵을 먹고 내려온 사람, 갈비탕집이 문을 닫아 발길을 돌린 사람. 성북로24길
평일 저녁엔 자리가 비어 있었고, 주말엔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흰 벤치에서 순서를 기다려야 했다. 빨간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로
같은 케이크를 두고도 누구는 인생 디저트라 했고, 누구는 그럭저럭이라 적었습니다. 줄을 선 이유는 같았는데, 줄을 나온 마음은 저마다
봄에는 조각 케이크를 앞에 놓고 촛불을 불었던 사람들이, 여름이 되면 망고빙수를 두고 둘러앉습니다. 오릴리는 계절마다 다른 얼굴로 손
하얀 건물에 검은 글씨, 안쪽에는 면을 밟아 뽑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동은 다 비슷하다고 생각했다는 사람부터 열 번은 다녀갔다는 사
강풀 만화거리를 지나 안쪽으로 더 들어가야 나오는 빵집입니다. 야채가게인 줄 알았다는 사람도 있고, 텔레비전에 나온 걸 보고 벼르다
예전 이름 효자곱창에서 행궁곱창으로 새로워진 이곳은, 한우 곱창의 정겨운 맛을 알려주는 곳이다. 초벌 양념으로 준비된 곱창과 막창,
파스타나 피자처럼 익숙한 양식이 아니라, 뽈뽀와 빠에야 같은 낯선 이름을 메뉴판에서 골라야 하는 곳. 동편마을 카페거리 한복판에 자리
토요일 저녁 빈자리 하나를 잡은 사람, 늘 다니던 거리에서 처음 이 간판을 발견한 사람, 평일 낮 친구를 만나러 왔다 우연히 들어선
무수옥. 어릴 적부터 드나들어 사장님이 육회를 서비스로 내어주는 이가 있고, 부모님 환갑을 기념해 처음 예약하고 찾은 이가 있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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