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기름때를 견뎌낸 숨은 노포부터 감각적인 신상 에스프레소 바까지
간판은 은성횟집인데 메뉴는 대구매운탕 하나뿐입니다. 이름과 메뉴가 어긋나는 자리에 사람들이 줄을 섭니다.
봉제공장과 문구 도매상 사이 좁은 골목, 제일옥의 돌솥비빔밥 한 그릇은 화려하지 않아도 든든합니다. 짧은 기록 세 편에도 이 가게의
문이 어디 있는지부터 찾아야 하는 술집입니다. 1차 뒤에 걸어온 사람, 토요일 저녁에 줄을 선 사람, 바 자리에서 잔이 만들어지는 걸
식기 전에 먹고 싶어서 걸어간 사람들, 벽에 붙은 캐릭터를 구경하다 주문이 늦어진 사람들. 문어가 이에 안 낀다는 한 줄과 새벽 두
카페인 줄 알고 찾아갔는데 불상이 나와도 당황하지 말라고, 어느 손님은 적었습니다. 대원정사 별관 4층, 저녁 여덟 시 반이 되면 조
하나 먹으면 다른 맛을 못 보는 게 아쉬웠던 사람들에게, 이 작은 베이글들은 욕심껏 담아도 부담 없는 크기로 대답합니다.
빵집 안에는 앉을 자리가 없고 옆 카페가 식탁이 됩니다. 오픈 시간에 간 사람, 오후에 간 사람, 저녁 7시에 간 사람이 같은 진열대
택시 기사님들의 성지로 불리지만, 정작 자리를 채우는 건 동네 주민과 자전거를 타다 들른 사람들입니다.
가구 편집숍에 잘못 들어온 줄 알았다는 사람도, 와인바 사장님이 아니라 가구 가게 사장님 아니냐고 되물은 사람도 결국 같은 테이블에
3대를 이어온 곰탕집에서 누구는 와인을 사 들고 와 물컵에 따라 마셨습니다. 리델 잔은 아니었지만, 그것도 을지로식 낮술의 재미라고
고기를 굽지 않아도 되는 자리입니다. 같은 금요일 7시에 누구는 10분 안에 들어갔고 누구는 난로와 담요가 놓인 가게 앞에서 기다렸으
문래동의 철공소 골목에서 낮의 쇳소리가 그치고 밤이 내려앉으면, 비닐하우스의 붉은 네온사인이 켜집니다. 이곳은 숨겨진 아지트이자 여유
높은 층고만 그대로 남기고, 나머지는 전부 빵 냄새로 채웠습니다. 막 문을 연 빵집을 향해 사람들이 옥교주차장을 가로질러 걸어옵니다.
대로변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골목 안쪽, 한옥 문을 밀고 들어가면 작은 마당이 나옵니다. 오래 다닌 사람도, 이번에 처음 온 가족도
낮에는 카페, 밤이 되면 LP바로 바뀌는 곳입니다. 여행 마지막 밤을 정리하러 온 사람도, 술보다 음악에 취하고 싶은 사람도 이 문을
제민천 앞 기와지붕 건물 3개 층이 전부 카페입니다. 중년의 사장님 두 분이 꾸민 유럽풍 공간을 다녀간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층, 다
10년 만에 다시 찾은 사람도, 이름이 닮은 옆집과 헷갈리는 사람도 결국 같은 나무 테이블 앞에서 육회비빔밥을 비빕니다.
성안길에 청주 최초의 타치노미가 문을 열었습니다. 의자 없이 드럼통 테이블에 기대 서서 마시는 자리인데, 오히려 그래서 자리가 빨리
중앙시장 맞은편, 건물 뒷문으로 들어가면 2층처럼 느껴지는 식당이 나옵니다. 아홉 명 대가족부터 혼밥까지, 교차 주문이 가능해서 다들
담쟁이 덩굴이 담장을 뒤덮은 주택을 개조한 한우 떡갈비집. 처음 찾아간 사람도, 몇 번씩 다시 온 사람도 이 계단 앞에서는 걸음을 늦
만호동 민어거리 초입, 낡은 간판 아래 '민어코스요리 전문점'이라 적힌 유리문을 밀고 들어가면 부레부터 매운탕까지 한 상이 통째로 나
본점과 2호, 3호까지 늘어선 낭만포차100도는 정오부터 새벽 세 시까지 쉬지 않고 불을 켭니다. 노을 무렵 도착한 손님도, 자정을
옛 주택을 고쳐 만든 마당에 돌사자 두 마리가 나란히 엎드려 있습니다. 창가 자리에 앉으면 그 해태를 마주 보며 밥을 먹게 됩니다.
한 손님은 문을 열자마자 온도부터 느꼈다고 적었고, 또 한 손님은 이 건물이 예전 와인샵이었다는 걸 한눈에 알아봤습니다. 빙수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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