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선동) 가게 앞 장작더미 옆에서 금요일 저녁 7시를 기다리는 고깃집, 익선끝집
고기를 굽지 않아도 되는 자리입니다. 같은 금요일 7시에 누구는 10분 안에 들어갔고 누구는 난로와 담요가 놓인 가게 앞에서 기다렸으며, 같은 모둠한상에서 누구는 냉묵사발을, 누구는 미역국을 받았습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05.27
- 골목
- 익선동

종로3가역에서 익선끝집까지 걷는 시간은 후기마다 다릅니다. 5번 출구에서 3분이라는 사람이 있고 8분이라는 사람이 있으며, 6번 출구로 나와 종로세무서 맞은편이라고 적은 사람도 있습니다. 길을 일러 주는 방식도 제각각이어서, 아구찜 골목을 지나 종로세무서길에서 우회전해 50m라는 안내가 있고, 이디야 커피숍 골목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들어가라는 안내가 있으며, 낙원상가를 지나 골목 안쪽으로 쭉 들어가라는 안내도 있습니다. 한옥거리의 끝자락이라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말과 메인 거리 초입이라 찾기 쉽다는 말이 같은 가게 앞에서 나왔습니다.
그렇게 찾아온 사람들의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은 가게 앞에 쌓인 참나무 장작입니다. 장작이 기선제압을 해 준다고 쓴 사람이 있고,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고기를 구워 먹던 기억이 났다고 쓴 사람도 있습니다. 입구 유리문에는 경북 상주 시골 할머니 댁에서 어른들이 어김없이 구워 주던 불향 가득한 고기를 잊지 못해 이곳에서 재현했다는 사장님의 글이 붙어 있고, 입간판에는 「고기, 굽지 마세요. 참나무 장작으로 다 구워드리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서 있다고 합니다. 숙성이고 뭐고 남이 구워 주는 고기가 최고라는 익살스러운 문장까지 적혀 있었다는 후기도 있습니다.


굽는 자리는 가게 안에서도 밖에서도 훤히 보입니다. 입구 쪽 오픈 주방에서 고기를 장작불에 초벌하는 장면을 직접 볼 수 있어서 신뢰가 확 올라갔다고 적은 사람이 있고, 밖에서 지나가다 고기 굽는 사장님 모습이 보였다고 적은 사람이 있습니다. 고기는 이미 구워진 채 불판에 올라와서 1분쯤만 기다리면 바로 먹을 수 있고, 주문하고 5분 만에 나왔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옷에 냄새가 배지 않아 대화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는 사람과, 고기가 다 구워져 나오니 친구들과의 수다가 끊기지 않았다는 사람이 같은 편안함을 다른 말로 남겼습니다.


야장 자리와 금요일 7시
가게 앞 데크에는 빨간 의자와 둥근 테이블을 놓은 야장 자리가 있습니다. 세 테이블이라고 적은 사람이 있고 두 자리 정도밖에 없다고 적은 사람이 있으며, 더 추워지기 전에 선점하라는 당부가 따라붙습니다. 노란 조명 아래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고기를 굽는 모습이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는 후기가 있고, 도착했을 때 딱 한 자리 남아 있어 웨이팅 없이 야장에 앉았고 안쪽보다 개방감이 있어 시원했다는 후기도 있습니다.
금요일 저녁 7시라는 같은 시간을 두고도 이야기가 갈립니다. 한 사람은 연말이라 회식과 모임이 많아 웨이팅을 걸어 두고 가게 앞에서 기다렸다고 했고, 다른 사람은 앞에 두 팀이 있었지만 10분이 안 되어 입장했다고 했습니다. 기다리는 자리에는 의자와 담요와 난로가 놓여 있어 춥지 않았다는 말과, 따뜻한 천막에 라디에이터가 틀어져 있었다는 말이 겹칩니다. 평일에도 빈자리가 거의 없어 보여 예약이 필수일 것 같다는 후기가 있고, 웨이팅 많은 동네에서 예약이 되는 집이라 고맙다는 후기가 있으며, 6시가 지나니 손님이 부쩍 늘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노출 콘크리트 천장과 붉은 벽돌 벽이 어우러진 힙한 감성이라는 사람이 있고, 천장의 노란 조명과 보랏빛 네온이 아늑하다고 한 사람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조명이라 밝고 환한 느낌은 아니지만 오히려 분위기가 있어 조용히 술 한잔 곁들이기 좋았다는 후기도 있습니다. 생각보다 넓은 실내에 좌석 배치가 여유로워 답답하지 않았다는 후기와, 안쪽 자리는 과하게 꾸민 느낌보다 고기 먹으러 온 사람들로 자연스럽게 채워진다는 후기, 직장인 모임 테이블마다 웃음소리가 이어져 빈자리가 거의 없었다는 후기가 한 공간의 서로 다른 시간대를 보여 줍니다. 청첩장 모임에 어울릴 만큼 시끄럽지 않아 대화하기 좋았다는 사람, 외국인 손님이 여럿 보여 이국적이었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모둠한상 한 판
대표 메뉴는 모둠한상입니다. 삼겹살과 목살 400g에 찌개와 냉묵사발이 딸려 나오고, 찌개는 김치와 된장 가운데 고를 수 있습니다. 치즈김치전과 계절 쌈채소가 붙는다고 적은 사람이 있고 김치부침개가 기본이라고 적은 사람이 있는데,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구성이 알차다는 말은 여러 후기에서 겹칩니다. 다만 값은 후기 날짜에 따라 다르게 적혀 있어서, 봄까지의 후기와 여름의 후기가 서로 다른 금액을 남겼습니다. 국도 계절을 탑니다. 여름에는 시원한 냉묵사발이 입가심으로 좋았다는 후기가 있고, 쌀쌀한 날 묵사발 대신 나온 미역국이 속을 부드럽게 감싸 준다는 후기가 있으며, 겨울에는 따뜻한 미역국, 여름에는 도토리묵국이 나온다고 정리해 둔 후기도 있습니다.
불향을 두고는 다들 비슷한 말을 남겼습니다. 겉은 쫀득하고 속은 촉촉하면서 은은한 불향이 퍼진다고 했고, 종로3가 삼겹살 가운데 이렇게 확실한 직화 풍미는 드물다고 한 사람이 있으며, 먹는 순간 캠핑장에서 직화로 구워 먹는 향과 육즙이 느껴졌다고 한 사람이 있습니다. 불판에는 고기와 함께 김치와 콩나물이 얹혀 나오고, 이 김치와 콩나물을 고기와 한입에 넣으면 조합이 완벽했다는 말도 여러 번 나옵니다.


추가 주문에서는 취향이 갈립니다. 사장님이 추천한 토시살을 골라 육향이 진하고 식감이 부드러워 배부른데도 손이 갔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끝살은 쫄깃하면서 풍미가 깊다는 사람이 있고, 항정살은 아삭하고 고소하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메뉴판에는 토시살과 끝살이 조기 소진될 수 있다고 적혀 있는데, 실제로 어느 날은 늑간살과 끝살이 이미 솔드아웃이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밥 대신 시킨 치즈볶음밥은 이름만 붙인 집들과 달리 치즈가 정말 듬뿍 들어 있었다고 한 사람이 있고, 비빔국수는 살짝 매콤하면서도 고기와 먹기 좋게 자극적이지 않았다고 한 사람이 있으며, 우삼겹 된장찌개라면으로 마무리한 사람도 있습니다.
점심에는 또 다른 얼굴이 있습니다. 돼지고기구이와 찌개와 밥과 계란후라이를 묶은 점심특선을 만 원 한 장에 먹었다는 후기가 있고, 둘이 가서 된장과 김치를 하나씩 시켜 두 가지 찌개를 번갈아 먹는 재미가 있었다고 합니다. 세트에 계란후라이가 빠져 못 먹은 것이 아쉬웠다는 뒷이야기와, 사장님이 고기와 함께 나온 콩나물에 비벼 먹어 보라고 권해 별미였다는 이야기가 나란히 적혀 있습니다. 주말에는 오후 3시에 문을 연다는 안내가 여러 후기에 나오니, 점심특선을 노린다면 평일 낮이 어울립니다.


야장의 빨간 의자도, 천막 안 난로도, 불판 위의 고기도 후기마다 다른 장면으로 남았습니다. 오픈 주방에서 장작불을 지키는 사람을 어떤 이는 사장님이라 적고 어떤 이는 직원이라 적었는데, 불 앞에는 늘 누군가 서 있었다는 점만은 어느 후기에서나 같았습니다.
익선끝집
참나무 장작 직화구이 고깃집종로3가역에서 걸어갈 수 있는 골목 안 1층의 고깃집입니다. 참나무 장작불로 고기를 초벌해 불판에 구워 내고, 가게 앞 데크에는 야장 자리가 있습니다. 모둠한상을 가장 많이 시키며, 평일 점심에는 점심특선도 냅니다.
고기 굽는 게 은근히 어렵고 신경 쓰이는 일인데, 그 과정 없이 그냥 먹는 데만 집중할 수 있으니까 진짜 편하고 좋았다.
- 주소
- 서울 종로구 삼일대로30길 10-3 1층
- 영업
- 평일 11:00 - 23:00 (브레이크타임 15:00 - 16:30) / 주말 15:00 - 23:00
- 가격
- 모둠한상(삼겹살+목살 400g, 찌개, 냉묵사발) 39,500원(이른 후기) - 42,500원(8월 후기) / 삼겹살·목살·끝살 180g 16,000원 / 점심특선 10,000원
- 비고
- 주차 불가 (근처 공영·유료주차장 이용) / 네이버 예약 가능 / 콜키지 유료 (와인·사케 15,000원, 위스키·보드카·고량주 20,000원) / 일요일 정기휴무라고 적은 후기도 있으니 방문 전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