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원도심 칠성로) 옥림사운즈, 오래된 여관 로비에서 듣는 신청곡
낮에는 카페, 밤이 되면 LP바로 바뀌는 곳입니다. 여행 마지막 밤을 정리하러 온 사람도, 술보다 음악에 취하고 싶은 사람도 이 문을 엽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05.26
- 골목
- 제주 원도심 칠성로

관덕로15길, 더제이드호텔 1층에 옥림사운즈가 있습니다. 이 건물은 원래 옥림장이라는 이름의 여관이었고, 그 흔적을 간직한 채 지금은 호텔과 음악감상 바가 함께 있는 공간이 됐습니다. 탑동과 동문시장, 산지천이 모두 걸어서 닿는 거리라 저녁 코스에 곁들이기 좋은 위치라는 말이 여러 기록에 겹칩니다. 지나가다 우연히 밝혀진 간판을 보고 홀린 듯 들어갔다는 사람도 있고, 낮 동안 동문시장과 원도심을 둘러본 뒤 저녁에 일부러 찾아왔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낮의 카페, 밤의 바
이 공간은 시간에 따라 얼굴이 달라집니다. 낮에는 카페 느낌이다가 저녁이 되면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다는 말이 있고, 실제로 이른 아침부터 자정 가까이까지 문을 열어 두고 있습니다. 붉은 조명 아래 낡은 나무 의자와 함석판을 덧댄 벽이 자아내는 분위기는 여느 새로 지은 술집에서는 흉내 낼 수 없는 깊이가 있다는 감상도 남아 있습니다. 벽 한쪽을 가득 채운 영수증들은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의 흔적인데, 그 사이사이 꽂힌 사진과 메모까지 더해져 마치 오래된 동네 사랑방 같은 인상을 줍니다.


댕유지 미깡, 그리고 신청곡
시그니처 메뉴로 가장 자주 꼽히는 건 댕유지 미깡이라는 하이볼입니다. 제주 댕유자를 써서 상큼하고 달콤한 맛을 낸다는 설명이 반복되고, 직접 우려낸 얼그레이 시럽으로 만든 퐁낭도 인기가 많다는 말이 있습니다. 기본으로 나오는 오징어과자칩에 손이 계속 간다는 기록도 있어서, 배가 불러도 자꾸 집어 먹게 되는 안주인 모양입니다. 원하는 곡을 말하면 그 자리에서 틀어주는 신청곡 시스템도 자주 언급되는 매력입니다. 같은 공간이라도 그날 흐르는 음악에 따라 분위기가 매번 달라진다는 말처럼, 이곳을 다시 찾는 이유 하나가 음악이라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혼술도, 커플도, 여행 마지막 밤도
사장님의 성이 옥씨라서 '옥림'이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사연도 전해집니다. 예약자 명단에서 같은 성씨를 발견하고 반가워했다는 일화가 남아 있을 정도로, 오가는 대화가 편안한 분위기를 만드는 곳인 듯합니다. 혼자 온 손님도 부담 없이 자리를 잡을 수 있고, 커플이 여행 마지막 밤을 정리하러 들르기에도, 친구들과 시끌벅적하게 모이기에도 저마다 다른 결로 어울린다는 말이 겹칩니다. 조용히 쉬고 싶었던 사람은 좌석 간격이 넉넉해 대화가 편했다고 적었고, 사진을 남기고 싶었던 사람은 조명과 소품 하나하나가 다 그럴듯한 포토존이 되어 주었다고 적었습니다.


반세기 넘게 이 자리를 지켜온 건물 한 층이, 이제는 밤마다 다른 사람들의 신청곡으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여관이었던 시절의 흔적과 오늘 밤 누군가 고른 노래가 같은 공간에서 겹쳐 흐르는 셈입니다.
옥림사운즈
음악감상 바옛 여관 건물을 개조한 음악감상 바입니다. 신청곡을 받아 고음질 사운드로 틀어주는 LP바 분위기로, 낮에는 카페처럼 저녁에는 바 분위기로 바뀝니다.
낮에는 카페 느낌, 저녁 되면 분위기 확 바뀌는 곳.
-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관덕로15길 7-1 옥림장 더제이드 호텔 1층
- 영업
- 07:30 - 24:00 (라스트오더 23:30)
- 가격
- 옥림 하이볼(댕유지 미깡 등) 6,000~8,000원대 / 위스키 하이볼·잔술 10,000원대~
- 비고
- 전화 0507-1496-5856 / 전용 주차장 안내가 기록마다 달라 인근 공영주차장 이용 권장 / 상층 호텔과 연계 운영 / 신청곡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