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원도심 칠성로) 영미식당, 첫 손님의 아침과 웨이팅의 저녁 사이
동문시장 골목 안쪽 소고기 전문 노포입니다. 문 여는 시간에 맞춰 첫 손님으로 들어간 사람과, 금요일 저녁 한 시간을 기다린 사람이 같은 반반수육 앞에 앉습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09.19
- 골목
- 제주 원도심 칠성로

동문시장에서 언덕 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영미식당 간판이 보입니다. 소고기 전문점이라는 부제가 함께 걸려 있고, 저녁이면 간판 테두리를 두른 알전구가 노랗게 켜져 골목을 밝힙니다. 현지인이 추천하는 맛집이라 해서 찾아왔다는 기록이 여럿이고, 인스타그램에서 이곳을 소개하는 글을 보고 몰래 저장해뒀다가 방문했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전용 주차장이 따로 없어서, 골목에 대기 어려운 날엔 동문시장 공영주차장에 세우고 걸어오는 손님이 많습니다.


첫 손님과 마지막 손님 사이
문 여는 시간에 맞춰 찾아가면 그날의 첫 손님이 될 수 있습니다. 아침 일찍 비행기로 도착해 첫 끼니를 고민하던 중 들렀다는 기록에는, 원래 가려던 국밥집이 웨이팅으로 붐벼 발길을 돌린 사정이 적혀 있습니다. 오픈 시간에 맞춰 들어가 첫 손님이 되었고, 식사를 마치고 나올 때쯤엔 이미 자리가 다 찼다고 합니다. 저녁 시간의 기록은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줍니다. 금요일 저녁 여섯 시가 넘어 도착했을 땐 앞서 기다리던 팀이 있었는데도 한 시간 넘게 대기해야 했고, 그날 줄을 선 팀 가운데 절반 남짓만 자리를 잡았다는 말도 있습니다. 웨이팅은 원격으로 걸어둘 수 없고 매장 안 태블릿으로 직접 등록해야 하니, 저녁에 갈 생각이라면 조금 서두르는 편이 낫겠습니다.


반반수육 한 접시
이 집의 중심은 소머리와 도가니를 절반씩 담은 반반수육입니다. 누린내 하나 없이 깔끔하다는 평이 반복해서 나오고, 곁들여 나오는 파무침이 그 느끼함을 잡아 준다는 말도 여러 기록에 겹칩니다. 곰탕 국물을 두고 술이 술술 내려가게 하는 요물이라 표현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육회나 육사시미를 함께 시켜 조합을 맞춰 먹는 재미를 적은 기록도 있습니다. 메뉴판에는 반반수육 말고도 꼬리탕과 목뼈탕, 우족탕처럼 국물로 먹는 식사류가 나란히 붙어 있고, 저녁 시간에는 도가니전골이나 우족전골 같은 안주류 쪽으로 눈이 먼저 간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소고기 부속 하나로 이렇게 많은 요리를 낸다는 사실 자체가, 오래 이 메뉴만 다뤄 온 집이라는 걸 짐작하게 합니다. 제주 막걸리를 처음 마셔 본 사람은 인천이나 다른 지역 막걸리와는 다른 새콤함에 놀랐다고 적었습니다. 테이블 사이 간격은 넓지 않아 옹기종기 모여 먹는 기분이 든다는 말도 있지만, 혼자 앉아 식사하는 동네 주민도 눈에 띈다고 하니 혼밥도 크게 어색하지 않은 자리인 듯합니다.


소고기 부속 요리는 손이 많이 가는 만큼 회전이 빠르지 않아, 포장을 택하는 손님도 있습니다. 포장할 땐 다시마를 더 달라고 말해두면 좋다는 팁도 남아 있습니다. 아침 첫 손님의 조용한 한 끼와 저녁 웨이팅 줄의 부산함, 서로 다른 두 얼굴이 결국 같은 접시 위에서 만나는 곳입니다.


영미식당
소고기 전문점동문시장에서 도보로 가까운 소고기 전문 노포입니다. 반반수육을 비롯해 각종 탕과 전골까지 소고기 부속 요리를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누린내 하나 안 나고 진짜 너무 맛있잖아요.
-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신산로2길 9 1층
- 영업
- 09:00 - 21:00 (브레이크타임 14:30 - 16:30, 라스트오더 13:00·20:00) / 매주 일·월요일 휴무
- 가격
- 반반수육 40,000원 / 막걸리 3,000원 · 소주 4,000원
- 비고
- 전화 064-752-0684 / 전용 주차장 없음 - 동문시장 공영주차장 이용 권장 / 웨이팅은 매장 내 태블릿 등록만 가능(원격 접수 불가) / 포장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