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기름때를 견뎌낸 숨은 노포부터 감각적인 신상 에스프레소 바까지
내리막길 끝에 통창으로 남산뷰가 트인 2층이 있습니다. 같은 창가 자리를 두고도 어떤 사람은 특별한 저녁이라 적고, 어떤 사람은 그냥
초록 네온으로 쓴 간판 아래 빨간 등롱이 걸려 있습니다. 미국식 중화요리를 판다는 이 집 앞에서 발길을 멈춘 사람들의 시선을 겹쳐 봅
가파른 언덕을 올라야 닿는 회색 건물입니다. 브런치를 먹으러 온 사람과 와인을 마시러 온 사람이 같은 공간을 서로 다르게 기억합니다.
삼거리 벽돌 건물에 간판이 없습니다. 줄무늬 어닝과 야외 테라스만 보고 자리를 잡은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층에서 다른 저녁을 보냅니다
한성대입구역에서 골목골목 올라와야 겨우 찾는다는 한옥 로스터리 카페입니다. 마당 벤치에 앉아 커피 도구를 하나하나 눈에 담은 사람부터
갈비탕 하나로 방송을 탄 집이지만, 찾아오는 사람들의 이유는 저마다 다릅니다. 회식, 데이트, 재방문까지. 여러 분이 다른 목적으로
낮에는 커피를 내리던 바가 밤이 되면 위스키 병으로 채워집니다. 네 사람이 서로 다른 시간에 같은 공간을 지나갔습니다.
딥그린 벽과 샹들리에, 금박 글자가 반짝이는 통유리 문. 간판은 작아도 안으로 들어서면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네 분이 서로 다른 날
계단 입구의 손그림 배너부터 심상치 않은 집입니다. 몽키숄더하이볼에는 작은 원숭이 바스푼이 따라오고, 냉제육은 보쌈처럼 푸짐하게 차갑
곱창골목의 단골집에 줄이 길면, 그 옆 가게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웨이팅에 밀려 들어간 집에서 새로운 단골이 된 손님들의 기록입니다.
동묘에서 청계천까지 걷는 길, 예스러운 거리 한가운데 자리한 다이닝입니다. 테라스를 열어 두고 영업해 실내에 앉아도 바깥에 있는 기분
같은 소금빵을 두고도 바삭함을 먼저 말하는 사람과 버터 향을 먼저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비 오는 평일에 혼자 간 사람과 가족과 함
카페거리 끝자락, 낮에는 지나치기 쉬운 자리입니다. 저녁이 되면 불이 켜지고, 혼자 온 사람과 둘이 온 사람이 같은 바를 사이에 두고
같은 개천을 걷다가 들어간 사람들입니다. 어떤 날은 곰탕을, 어떤 날은 국수를 고르고, 문 앞에 붙은 작은 리본들을 보고서야 이 집의
빨간 벽돌 건물 2층, 오픈키친 앞 다찌석에서 면 뽑는 모습까지 구경할 수 있는 집입니다. 평일에도 한 시간, 주말에는 그 이상 기다
단독 건물 두 채가 이어진 공간입니다. 테라스 자리에 앉으려면 날씨 좋은 날을 노려야 합니다. 예약은 안 되고 오직 캐치테이블 웨이팅
삼각지역에서 우리은행을 끼고 GS25 골목으로 들어가면 벽돌 사이 작은 간판이 보입니다. 한우 스키야키가 보글보글 끓는 저녁이 그 안
일본어로 '진심으로'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디저트 카페입니다. 바나나푸딩은 늦은 시간이면 자주 품절되고, 다들 사 온 푸딩을 하루 묵
한 사람은 엄마와 함께 향신료가 순한 메뉴를 골랐고, 한 사람은 지인을 따라 설명 없이 들어섰습니다. 기록은 두 건뿐이지만 두 사람이
동교로의 작은 횟집. 금요일 저녁이면 좌식 자리만 남아 삼십 분을 기다려야 하지만, 세 번째 찾은 손님도 매번 같은 자리에 앉게 된다
희우정로 길모퉁이의 작은 식당. 혼자 상경해 지내는 사람도, 동네에서 오래 다닌 어르신도 같은 미역국과 깍두기 앞에서 집밥을 떠올립니
망원로 1층의 작은 중식당. 메뉴는 넷뿐인데 열 시 반 웨이팅 번호가 주마다 16번에서 44번까지 올라갑니다. 연차를 쓰고 줄을 선
지하 1층에서 주문하고, 책 한 권을 꺼내 2층이나 루프탑으로 올라가는 구조. 다른 동네 지점부터 다니던 단골도, 망원역을 지나다 처
동교로9길, 예전엔 망원시장 반지하에서 장사하다 몇 년 전 지금 자리로 넓혀 온 집. 초등학생 때부터 망원동 돈가스를 먹어 온 주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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