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법가루와 녹차를 뿌린 삼겹살에, 양념한 부추를 한 젓가락 수북이 올려 먹는 게 이 집의 방식입니다. 한 입 먹으면 계속 생각난다는
초록색 함석 간판 아래 칠판에는 그날의 안주 한상 구성이 손글씨로 적힙니다. 같은 가게를 두고도, 그날 무엇이 나왔느냐에 따라 사람들
허름하고 오래된 가게인데 11시에 문을 열면 금세 사람이 들어찹니다. 화덕에 구운 고등어 한 상을 받아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비슷한
일본 전철역 표지판과 종이우산이 천장에 걸려 있고, 사케 선반 옆으로 애니메이션 포스터가 빼곡합니다. 일본을 안 가봤다는 사람도 안으
메뉴판 첫 장에는 그동안 짊어졌던 복잡한 역할과 이름표를 잠시 내려놓으라는 인사말이 적혀 있습니다. 감자탕집을 10년 운영한 사장님이
진열장에는 유리를 두드리지 말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젤라토가 놀란다는 농담 같은 문구인데, 그 안에 든 토마토바질이나 쑥 같은
껍질을 가르면 밥이 가득 들어 있는 통닭이 이 집의 얼굴입니다. 벽에는 손님들이 적어 둔 낙서가 가득하고, 사장님이 운영하는 익명 채
시끄러운 샤로수길 메인 골목에서 한 블록 떨어진 한식 다이닝 펍입니다. 이름의 뜻을 메뉴판에서 읽고 나면, 안동소주 베이스 하이볼 한
상하이 여행에서 돌아온 뒤 훠궈에 푹 빠진 사람이 일주일에 한 번씩 찾는다는 가게입니다. 네 칸으로 나뉜 냄비 앞에서, 각자 좋아하는
편의점 와인에 지쳐 있던 사람들이 이 바 테이블 앞에서 생각을 고쳐먹습니다. 사장님 혼자 요리와 서빙을 다 하는 작은 와인바인데, 매
비밀스러운 입구를 지나 지하로 내려가면 벽에 네온사인으로 VACANCY라는 글자가 걸려 있습니다. 영화 속 빈티지 미국 호텔에 들어선
우산 아래서 커피를 홀짝이는 고양이가 그려진 간판이 밤이 되면 더 환해집니다. 블루리본서베이에 여러 해째 이름을 올린 일본 가정식집입
빨간 간판에 체크무늬 타일 바닥, 토마토 통조림이 줄지은 선반까지, 미국의 작은 다이너에 온 듯한 분위기로 소문난 양식집입니다.
두바이 쫀득쿠키가 유행할 때도, 과일모찌가 유행할 때도 사람들은 같은 2층 계단을 오릅니다. 유행하는 디저트는 바뀌어도 글루텐프리라는
1층엔 간판도 크지 않아서 여기가 맞나 싶은 입구입니다. 그런데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에서 문이 열리는 순간, 다들 약속이나 한 듯
창문에 적힌 '우리 눈이 마주쳤을 때, 반쯤 남은 음료와 디저트, 테이블 위의 작은 얼룩, 커피잔에 남은 립스틱 자국' 이라는 문장을
영업시간도, 에그타르트가 나오는 시간도 어디에도 정확히 적혀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귀신같이 그 시간을 알아내 줄을 섭니다
상호를 보고 당연히 여자 사장님일 거라 생각하고 들어간 사람들이, 매번 같은 지점에서 한 번 놀랍니다. 그러고는 한옥 창살과 둥근 조
보쌈과 쭈꾸미를 같이 내는 보꾸미 하나로 소문난 술집입니다. 15년 된 가게라는 말을 듣고 찾아간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이유로 다시
주황색 비닐 천막과 포장마차 감성 때문에 다들 오래된 가게인 줄 알고 들어갑니다. 사실은 얼마 전에야 문을 연 고깃집인데, 찾아간 사
새로 문을 연 초밥집에 다녀온 사람들이 가장 먼저 적은 것은 생선의 두께였습니다. 모듬초밥 B세트와 사시미, 백합탕까지 저마다 다른
같은 계단을 내려가도, 낮에는 카공 카페로, 저녁에는 술 마시는 자리로 변한다. 용마커피는 시간에 따라 다른 정체성을 가진 공간이다.
일식 정식 하나도 매번 다릅니다. 누군가는 연어 롤을 택하고, 누군가는 새우 텐동을 택합니다. 계산된 메뉴 구성이 그 차이를 만듭니다
규카츠는 한 끼를 완성하는 소리와 온기다. 이자와 샤로수길점의 미니 화로에서는 그 모든 게 한 사람의 손 안에서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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