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골목을 온전히 마음에 품을 수 있도록, 그 안의 모든 서사를 단 한 편의 에세이로 엮어내는 메인 콘텐츠입니다.
용리단길을 걷는다는 것은 여러 나라의 감각을 동시에 경험하는 것이다. 일본, 프랑스, 그리고 한국이 겹쳐진다.
을지로는 해가 지는 순간 완전히 다른 도시가 된다. 네온사인이 켜지고, 야외 테이블이 펼쳐지고, 찬 맥주와 바삭한 안주의 향이 골목을
같은 언덕인데 오르는 사람들의 이유가 다르다. 예전에는 살기 위해 올랐고, 지금은 보기 위해 온다. 그 사이에 뭔가 바뀌었다.
익선동 한옥 골목을 걸으면서 만나는 것은 단 하나의 장소가 아니다. 같은 폭의 골목 안에서 시간과 계절이 층을 이룬다.
낮 시간과 밤 시간이 완전히 다른 골목이 있다. 낮에는 소음이 고스란하고 밤에는 사람들이 오고간다. 문래동의 같은 자리는 하루 두 번
서울숲길은 목적지이면서 동시에 과정이다. 어떤 사람은 서울숲 가는 중에 이 길에 들어서고, 어떤 사람은 이 길을 위해서만 온다.
엘리베이터 안내판 하나로 올라가면 칠성뷔페가 있고, 그 위아래로 롤러스케이트장과 볼링장이 있다. 칠성로의 지금은 이렇게 층마다 다른
서촌을 걷는 것은 감각의 경험이다. 한옥 사이를 지나며 만나는 냄새와 빛, 질감이 무엇인지 이름 붙이지 않아도 된다. 몸이 기억한다.
같은 길인데 방향만 조금 틀면 소리가 달라진다. 줄이 늘어선 문과 아무도 없는 문 사이는 대개 몇 걸음이다.
같은 지붕 아래 서로 다른 시계가 세 개 돌아간다. 한쪽이 걷히기도 전에 다른 쪽이 문을 연다.
보세거리 점포 셋 중 하나는 임대 딱지가 붙어 있고, 그 옆에서는 새 매장이 문을 열고 축제 무대가 선다. 성남동은 지금 두 가지 속
한때 연매출 1조 2천억 원을 올리던 성안길은 신도시에 손님을 내주며 가라앉았다. 그 자리에서 다시 일어서 보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공주 제민천의 카페들은 대체로 통유리 창을 낸다. 그 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창 안쪽과는 다른 시간을 살고 있다.
드라마 한 장면이 찍힌 뒤로 이 골목에는 사진을 찍는 사람이 늘었다. 그 옆에서 책을 고르는 사람은 여전히 조용하다.
동피랑은 골목이지 주차장이 아니다. 마을 안으로 차 한 대 들어갈 틈이 없어서, 사람들은 아래 큰길에 차를 세우고 언덕을 걸어 오른다
드라마가 다녀간 자리마다 사람이 몰린다. 그런데 오거리에서 몇 걸음만 언덕으로 올라가면, 그 붐과는 상관없는 얼굴을 한 골목이 나온다
아홉 해 전 이 자리에서 아흔억 원 넘게 벌던 이들이 있었다. 지금 같은 번호판 아래엔 절반의 장부를 쥔 사람들이 새로 앉는다.
법인카드를 들고 오던 점심 회식 골목이 이제는 디저트로드라 불린다. 그 사이에서 사라진 가게와 버틴 가게, 그리고 그 버팀을 뒷받침한
지붕을 내려다보는 자리마다 카페가 들어섰고, 오래 이 자리를 지키던 사람들은 하나둘 자리를 옮기고 있다.
관사의 지붕은 백 년 전 것을 그대로 이고 있지만, 그 아래를 드나드는 사람과 차는 매주 새로 밀려든다.
웨이팅 키오스크 옆에 손글씨로 붙은 안내문 한 장이, 이 골목에서 지금 벌어지는 일을 가장 정직하게 말해준다.
김광석다시그리기길은 해마다 백만 명이 걷는 골목이 됐다. 한 뼘 옆, 방천시장의 걸음은 다른 속도로 흐른다.
사진관 하나가 유명해지자 골목 전체가 무대가 됐고, 그 열기는 골목 끝 술집의 이름까지 끌어당긴다.
스무 몇 개로 줄어든 헌책방 곁에, 그림책을 고르고 빙수를 먹는 자리와 짜이를 내리는 자리가 새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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