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림동 순대타운) 미자네, 호수가 두 개인 3층 왼쪽 집
317호와 318호에 걸쳐 있는 전라도집입니다. 오랜 단골부터 백순대를 처음 먹어 본 사람까지, 열한 사람의 기록을 겹쳐 봤습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10.31
- 골목
- 서울 신림동 순대타운

원조민속순대타운 3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바로 왼쪽에 미자네 전라도집이 있습니다. 호수는 317호와 318호, 두 개입니다. 처음 온 사람은 살짝 헷갈릴 수 있으니 두 호수를 같이 외워 가라는 당부가 있었고, 318호 간판 아래에 대를 이어 온 집이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고 한 사람은 그 글씨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엘리베이터가 작아서 걸어 올라가는 편이 낫다는 사람도, 초행길에 후문으로 들어와 그냥 계단으로 올랐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순대타운이 두 건물이라 게임장이 들어선 쪽이 아니라 그 왼쪽 건물이 원조라는 안내도 한 사람의 글에 있었습니다.


처음 오는 사람에게 이 건물은 압도적입니다. 순대곱창집 몇 곳이 모인 줄 알았는데 건물 하나가 통째로 순대집이었다고 쓴 사람은 먹자골목이 건물 안으로 들어와 있는 느낌이라고 했습니다. 입구에서부터 호객이 시작됩니다. 잘생긴 삼촌이 여기예요 하고 부르는 소리에 들어갔다는 사람이 있고, 입구에서 잡혀 얼떨결에 미자네에 앉았다고 웃은 사람도 있습니다. 퇴근 시간에 맞춰 일찍 도착해 한가하던 홀이 시간이 지나자 하나둘 채워졌고, 그 풍경이 웬만한 이자카야보다 술집 같았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줄 서서라도 먹을 각오로 갔는데 회전이 빨라 금방 앉았다는 사람도 있고, 평일 여섯 시 반쯤 갔더니 이곳에만 손님이 몰려 있더라는 사람도 있습니다.


오래 다닌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 집을 가장 잘 설명합니다. 이십 년 가까이 가족이 다녔다는 사람은 처음부터 미자네가 단골집은 아니었다고 적었습니다. 예전에 가던 가게의 할머니가 장사를 그만두고 여러 변화가 있었고, 지금의 미자네가 그 자리까지 넓혀 운영하면서 자연스럽게 이 집만 찾게 됐다는 것입니다. 아이를 낳은 뒤에는 택배로만 먹다가 모처럼 들러 매장에서 먹고 포장까지 해 갔다고 합니다. 중학생 때 순대타운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을 만큼 백순대를 좋아했다는 사람도, 고등학생 때부터 수도 없이 다녔다는 사람도 오랜만에 와도 이 자리가 그대로라는 데 안심했습니다. 반대로 동네에 살면서도 이상하게 잘 안 가게 되다가 이사를 앞두고서야 와 본 사람도 있었습니다.
소금을 털어 먹는 간, 리필하는 간
주문하고 나면 깻잎과 무절임, 그리고 참기름에 깨를 뿌린 간이 먼저 나옵니다. 평소 간은 퍽퍽해서 싫어하는데 이건 고소해서 순식간에 입맛이 돌았다며 리필한 사람이 있고, 잡내 없이 부드럽고 참기름 향이 좋았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다만 모두가 같은 맛을 본 건 아닙니다. 한 사람은 소금이 많이 뿌려져 짠맛이 세게 느껴졌고 털어내서 먹으니 괜찮았다고 적었습니다. 또 다른 사람은 양념 간이 입에 맞지 않아 같이 간 사람에게 넘겼다고 했습니다. 백순대는 깻잎에 싸 먹어야 더 맛있다는 데에는 의견이 모였습니다.


이미 익혀 나오는 백순대
백순대는 철판에 순대와 곱창, 당면, 양배추, 버섯을 담고 위에 부추를 수북이 올린 채 가운데 양념장 종지를 놓은 모양으로 나옵니다. 이미 익혀져 나와서 바로 먹을 수 있었다는 사람도, 직원이 먹기 좋게 볶아 줘서 기다리기만 하면 됐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빨간 양념이 아니라 담백하게 볶는 방식이라 재료 맛이 그대로 살고, 대신 특제 양념장이 포인트라고 적은 사람은 깻잎 위에 순대와 당면을 올리고 양념장을 살짝 얹으니 매콤하면서 고소해 느끼함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삼촌네보다 양념이 조금 더 진하고 칼칼하다는 비교를 남긴 사람도 있습니다.


복분자 한 잔과 앞치마
소주를 시키면 복분자를 내줍니다. 소주에 타 먹어 보라고 내주니 평일이라 많이 안 마실 거라며 손사래를 쳤다는 사람이 있고, 복분자까지 주는 인심이 이 집을 고른 이유라고 적은 사람도 있습니다. 앉으면 물티슈와 음료 한 캔, 앞치마가 인원수대로 놓입니다. 세 사람이 가서 세 사람분을 시켰는데 백순대 둘에 양념 하나로는 나눌 수 없다고 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단체석이 길게 놓인 넓은 홀이라 모임 하기 좋겠다고 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미자네를 처음 먹어 본 사람의 후기는 대체로 성공기로 끝납니다. 말로만 듣던 곳이라 곧장 올라왔다는 사람은 앞치마와 음료까지 인원수대로 챙겨 주는 손길에 놀랐고, 화요일 퇴근길에 건물 문 앞까지 번지는 기름 냄새에 이끌려 올라갔다는 사람은 다 먹고 볶음밥으로 마무리할 계획을 처음부터 세워 두었습니다. 배꼽 잡고 웃으며 들어갔다는 그 사람은 사장님이 너무 유쾌해서 먹는 내내 재미있었다고 했고, 옆 테이블 접시가 맛있어 보였다는 말과 요즘 물가에 이 가격이 실화냐는 말을 한 문장씩 남겼습니다.


미자네(미자네 전라도집)
백순대원조민속순대타운 3층 317호와 318호에 걸쳐 있는 전라도집입니다. 참기름에 깨를 뿌린 간이 먼저 나오고, 부추를 얹은 백순대와 소주를 시키면 따라오는 복분자가 이 집의 장면으로 가장 많이 남아 있습니다.
메인 나오기 전에 고소한 참기름+깨 뿌려진 간을 먼저 주시는데, 요거 완전 별미예요!
- 주소
- 서울 관악구 신림로59길 14 원조민속순대타운 3층 317호·318호
- 영업
- 기록마다 다름. 매일 08:00 ~ 익일 02:00로 적은 기록이 가장 많고, 09:00 ~ 02:00 또는 10:00 ~ 02:00로 적은 기록도 있음. 월·화 휴무로 적은 기록이 있으나 화요일 방문 기록도 있어 방문 전 확인 필요
- 가격
- 원조백순대곱창 2인분 22,000원 / 3인분 33,000원 / 볶음밥 3,000원 / 소주·맥주 5,000원 (메뉴판 기준)
- 비고
- 3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왼쪽. 단체석·예약·포장·택배·배달 가능. 남녀 화장실 구분. 주문 시 음료 1캔 서비스, 소주 주문 시 복분자 제공. 주차는 건물 맞은편 유료 주차장이나 인근 공영주차장(기록마다 요금 다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