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26 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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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eymag. 골목을 걷고, 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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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스팟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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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시작2026.09

(서울 신림동 순대타운) 순대 간판 옆, 다른 접시가 놓이기 시작했다

이름이 하나여도 거리는 한 가지 메뉴로만 채워지지 않는다. 신림로59길을 한 바퀴 돌면 순대 철판 옆으로 커피 향과 카레 냄새가 차례로 끼어든다.

글
alleymag.
발행
2026.10.31
골목
서울 신림동 순대타운
순대 간판 옆, 다른 접시가 놓이기 시작했다
Artwork by alleymag.

신림동 순대타운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대부분 한 가지 그림을 떠올린다. 건물 하나에 빽빽하게 들어찬 백순대 간판들. 신림로59길 14번지 원조민속순대타운 안으로 들어서면 그 그림은 대체로 맞는다. 하지만 그 건물을 나와 골목을 따라 몇 걸음만 옮기면, 그림은 금세 다른 색을 띠기 시작한다. 간판 하나로는 다 설명되지 않는 거리가 거기서부터 펼쳐진다.

같은 신림로59길 15-6번지, 순대타운 건물에서 멀지 않은 2층에는 '마티스커피'라는 간판이 걸려 있다. 우드톤 인테리어에 칸막이로 좌석을 나눈 이 카페는 공부나 대화를 하러 오는 손님들로 채워진다. 순대볶음 철판 대신 핸드드립 커피가 놓이는 자리다.

Artwork by alleymag.

밖에서 보면 오래된 다방처럼 보이는 간판인데, 막상 들어가면 전혀 다른 공간이 나온다고 말하는 손님이 많다. 겉모습과 속이 이렇게 다른 가게가 순대타운 코앞에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고 지나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신림로 309번지, 걸어서 몇 분 거리에는 인도 음식점 인디아 더르바르가 있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에는 또 다른 음식점 간판도 나란히 붙어 있다. 한 계단 위에서도 이미 메뉴는 여러 갈래로 갈라진다.

신림로 358-7번지의 혜원정육식당은 또 다른 방향이다. 삼겹살과 특수부위를 저렴하게 내놓는 고깃집으로, 순대타운과는 걸어서 오 분 남짓 떨어져 있지만 같은 동네 상권을 공유한다.

Artwork by alleymag.

2013년 관악구가 이 일대를 음식문화의 거리로 묶을 때, 그 약속에 이름을 올린 곳은 음식점 102곳이었다. 카페나 인도 음식점처럼 그 뒤에 들어선 가게들은 애초에 그 약속의 대상이 아니었다. 순대타운이라는 이름이 가리키는 범위와, 실제로 이 거리를 채우고 있는 가게들의 범위는 처음부터 조금씩 어긋나 있었던 셈이다.

임대료나 공실을 하나하나 확인하긴 어렵지만, 순대타운 바깥 골목에 카페와 식당이 하나둘 들어선 모습은 눈에 띈다. 순대 간판이 빼곡한 건물 하나를 보고 발길을 돌리면, 그 뒤에서 자라고 있는 다른 가게들은 쉽게 지나치게 된다.

건물 안으로 다시 들어가면

물론 원조민속순대타운 건물 안으로 다시 들어가면 풍경은 다시 익숙해진다. 한 층에 순대 간판만 몇 개씩 늘어서 있고, 손님들은 몇 호실인지만 확인하고 자리를 잡는다. 이 건물 하나만 보면 순대타운이라는 이름이 과장은 아니다.

Artwork by alleymag.

다만 그 이름이 이 거리 전체를 대표하는 간판이 된 지 오래라, 바로 옆 골목에 카페와 인도 음식점과 고깃집이 자리 잡은 사실은 쉽게 가려진다. 순대타운이라는 간판 하나를 보고 발걸음을 돌리는 사람 중에, 몇 걸음만 더 걸었다면 다른 저녁을 만났을 사람은 또 몇이나 될까.

순대를 먹으러 왔다가 커리를 먹고 가는 사람도 있고, 커피를 마시러 왔다가 순대 냄새에 끌려 계단을 내려가는 사람도 있다. 이 거리를 하나의 이름으로만 부르는 한, 그런 걸음들은 어느 지도에도 잘 잡히지 않는다. 결국 이 골목을 가장 정확히 아는 사람은 지도가 아니라 두 발로 몇 번이고 걸어본 사람들일 것이다.

FIELD PHOTOS : 현장에서 모은 사진
SCENE 01 : 간판이 겹치는 골목
마티스 커피를 찾아가던 jsannnn이 올린 골목 사진입니다. '마티스커피' 간판이 순대곱창집 간판들 사이에 나란히 걸려 있는 모습이 그대로 찍혔습니다.
▲ 서울 관악구 신림로59길 · 2026.09 / 사진 jsannnn · https://blog.naver.com/jsannnn/224419773817 마티스 커피를 찾아가던 jsannnn이 올린 골목 사진입니다. '마티스커피' 간판이 순대곱창집 간판들 사이에 나란히 걸려 있는 모습이 그대로 찍혔습니다. 같은 골목 안에서 메뉴가 이렇게 갈라지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면입니다.
SCENE 02 : 계단 하나, 간판 둘
dalkan2가 인디아 더르바르로 올라가며 찍은 계단입니다. 계단마다 '인디아 더르바르'와 함께 '등촌 샤브 칼국수'라는 또 다른 가게 간판이 붙어 있어,dalkan2가 인디아 더르바르로 올라가며 찍은 계단입니다. 계단마다 '인디아 더르바르'와 함께 '등촌 샤브 칼국수'라는 또 다른 가게 간판이 붙어 있어,
▲ 서울 관악구 신림로 309 · 2026.10 / 사진 dalkan2 · https://blog.naver.com/dalkan2/224429628627 dalkan2가 인디아 더르바르로 올라가며 찍은 계단입니다. 계단마다 '인디아 더르바르'와 함께 '등촌 샤브 칼국수'라는 또 다른 가게 간판이 붙어 있어, 한 건물 계단 하나에서도 메뉴가 여러 갈래로 나뉘는 걸 보여줍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빨간 벽과 이국적인 장식의 식당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SCENE 03 : 다시, 순대타운 안쪽
전주익산을 찾은 1stat7이 담은 3층 내부 풍경입니다. 빈 테이블마다 철판이 놓여 있고, 뒤편으로 '303호 순창',
▲ 서울 관악구 신림로59길 14 원조민속순대타운 3층 · 2026.08 / 사진 1stat7 · https://blog.naver.com/1stat7/224375149743 전주익산을 찾은 1stat7이 담은 3층 내부 풍경입니다. 빈 테이블마다 철판이 놓여 있고, 뒤편으로 '303호 순창', '305호 전라도해남' 같은 다른 집 간판이 줄줄이 이어집니다. 건물 안쪽만 보면 순대타운이라는 이름이 과장이 아니라는 걸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매장 위치는 alleymag이 모은 방문 기록의 체크인 주소를 따랐다. 업종 구성과 영업 여부는 발행 시점 기준이며 바뀔 수 있으니 나서기 전에 다시 확인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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