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해미읍성 골목) 정원에 해골이 누워 있어도 안은 고요한 카페
해미읍성에서 차로 십 분 안팎, 좁은 시골길 끝의 정원 카페입니다. 시월 한 철 잔디마당에는 해골 조형물이 앉았고, 안쪽에는 장작 선반과 난로, 카운터 옆 고양이가 자리를 지켰습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10.31
- 골목
- 서산 해미읍성 골목

해미읍성에서 차로 십 분 안팎, 내비게이션을 따라 좁은 시골길로 접어들면 노랗게 익은 벼가 길 양쪽으로 펼쳐집니다. 이런 곳에 카페가 있을까 싶을 즈음 작은 표지판이 나오고, 주차장 뒤로 잔디마당이 한꺼번에 열립니다. 이 글에 담긴 풍경은 시월 한 철의 것입니다. 구월 첫날부터 시월 끝날까지 이 마당에서 할로윈 전시가 열렸고, 방문 기록도 모두 그 사이에 쓰였습니다. 지금 찾아가면 장식은 걷혀 있을 수 있습니다.
처음 마당을 마주한 사람들의 반응은 갈렸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 본 고즈넉한 정원을 기대하고 온 한 사람은 잔디 곳곳에 해골이 널려 있어 순간 멈칫했고, 강아지 해골까지 있는 것을 보고 살짝 흠칫했다고 적었습니다. 태안에서 아이들과 놀다 돌아오던 길에 들른 다른 사람은 할로윈을 아는 첫째가 혼자 신이 났다고 썼고, 또 한 사람은 생각보다 훨씬 본격적이라 취향을 정통으로 맞았다고 했습니다. 같은 해골 앞에서 누구는 기대가 어긋났고 누구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해골이 없어도 마당은 마당입니다
해골 이야기가 지나가면 마당 자체가 남습니다. 한 사람은 할로윈 장식이 없어도 정원이 매력적인 곳이었다고 했고, 나무가 예쁘게 가꿔져 있어 조경에 상당히 신경 쓴 느낌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얀 파라솔이 선 테이블을 두고는 유럽 감성 가득한 핀터레스트 속 한 장면 같다고 한 사람도 있습니다. 이름에 얽힌 이야기는 한 블로거가 소개글을 옮겨 적은 대로 전하면, 아버지가 설계하고 지은 집에 어머니의 세월이 담긴 인테리어와 소품, 그리고 정원이 어우러진 공간이라고 합니다. 건축가의 정원이라는 이름이 그제야 읽힙니다.


마당에는 야외 테이블이 꽤 많아서, 걸음마를 막 뗀 아기와 야외 카페를 찾아 다니던 사람도,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며 커피 한 잔 하기 좋다고 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야외에서는 반려동물과 함께 앉을 수 있고 목줄은 꼭 채워야 한다는 안내가 따라붙습니다.
장작 선반이 있는 방
안으로 들어서면 공기가 바뀝니다. 우드톤 가구가 놓인 방에는 장작이 가득 쌓인 선반과 검은 난로가 있고, 천장에는 샹들리에가 걸려 있습니다. 한 사람은 장작을 때는 것 같다며 겨울에 와도 좋겠다고 짐작했고, 다른 사람은 실내가 미국 가정집 같아 반해 버렸다고 했습니다. 공간이 나뉘어 있어 좋았다는 기록도, 소품이 구석구석 잘 꾸며져 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큰 창가 자리에서는 초록 마당이 그대로 내다보여서, 한 사람이 갔을 때는 창가 테이블이 이미 다 차 있어 가운데 자리에 앉아야 했습니다.


커피는 산미가 세지 않고 고소해서 입에 맞았다는 사람이 있었고, 처음 보는 메뉴가 많아 사장님께 이것저것 여쭈었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메뉴판의 설명이 조금 모자라 아쉬웠다는 말이 따라붙지만, 사장님이 아주 친절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진열대에는 케이크가 여러 가지 놓여 있었고, 할로윈 장식을 얹은 가나슈 케이크는 꾸덕하고 달았다고 합니다. 오후 늦게 간 한 사람은 컵케이크가 거의 나가고 없어서 대신 석류에이드를 골랐습니다.
카운터 옆의 알바묘
카운터 옆에는 고양이가 앉아 있습니다. 한 사람은 너무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고 있어서 진짜 알바하는 고양이 같았다고 했고, 나중에는 손님들에게 애교까지 부렸다고 적었습니다. 이 집에 몇 번째 오는 단골이라는 사람은 마스코트 고양이가 두 마리라고 알려 주었습니다. 마당에는 알바묘 숙소라는 팻말을 단 나무 집도 서 있어서, 해골이 앉은 잔디 한쪽에서 고양이의 집이 같은 햇볕을 쬡니다.


일요일 오후의 주차장
가는 시간에 따라 첫인상이 달라지는 곳이기도 합니다. 일요일 오후 두 시쯤 도착한 사람은 안내요원 덕분에 무리 없이 차를 댔지만, 네 시쯤 나올 때는 이중 주차를 하며 빈자리를 기다리는 차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오후 네 시쯤 간 다른 사람은 주차장이 거의 차서 잠깐 기다린 끝에 들어갔고, 일요일 오후 네 시에 간 또 한 사람은 손님은 꽤 있어도 엄청 붐비지는 않았다고 적었습니다. 길이 찾기 쉽지 않아 반드시 차를 타고 와야 한다는 말도 있고, 마을 입구에서는 서행해 달라는 당부도 함께 적혀 있었습니다.
전시는 시월의 마지막 날까지로 안내되어 있었습니다. 해골이 걷힌 뒤에도 돌길과 둥글게 깎은 나무와 하얀 파라솔은 그 자리에 남을 테고, 한 사람이 겨울에 와도 좋겠다고 짐작한 그 방에는 난로가 있습니다. 동절기에는 문 닫는 시간이 조금 앞당겨진다고 하니 겨울에 갈 사람은 시간을 한 번 확인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장식을 걷어 낸 건축가의 정원은 어떤 얼굴로 손님을 맞을까요.
건축가의 정원
정원 카페해미읍성에서 차로 십 분 안팎, 좁은 시골길 끝에 있는 정원 카페입니다. 잔디마당과 장작 선반이 있는 실내, 카운터 옆 고양이가 한 집에 모여 있습니다.
할로윈 장식이 없어도 정원 자체가 매력적인 곳이었어요.
- 주소
- 충남 서산시 해미면 삼송장승길 108 1층
- 영업
- 화~일 10:30~19:30 (라스트오더 19:00),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동절기(11~2월) 18:30까지
- 가격
- 아메리카노 5,500원 (2026.10 방문 기록 기준)
- 비고
- 전화 0507-1436-0272 / 전용 주차장 있음, 주차 안내요원 상주 기록 / 야외 반려동물 동반 가능(목줄 필수) / 아기의자 없음(한 블로거 기록) / 할로윈 전시 2026.09.01~10.31 / 한 블로거가 옮긴 카페 소개에 따르면 정원 나무 약 400여 그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