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림동 순대타운) 전라도집 봉수네, 곱창을 빼면 순대를 더 담아 주는 집
원조민속순대타운 2층 206호입니다. 위층보다 한적한 날의 철판 앞에 앉았던 일곱 사람의 기록을 겹쳐 봤습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10.31
- 골목
- 서울 신림동 순대타운

2층 문 위에 붙은 빨간 현수막이 먼저 말을 겁니다. 여기 2층에 원조 순대타운이 무르익고 순대볶음에 양념순대, 순대곱창, 백순대가 익어간다는 글귀입니다. 문을 밀고 들어가자마자 왼쪽이 봉수네입니다. 네이버 지도만 보고 찾아왔다가 어딘지 몰라 우왕좌왕했다는 사람은 지도에서 순대타운을 검색해 건물로 가라고 일러 줍니다. 안에는 순대집이 여섯 군데쯤 모여 있고, 들어서자마자 사장님들의 영업이 시작된다고 적은 사람도 있습니다.


안은 오렌지빛 긴 벤치와 넓은 테이블, 테이블마다 놓인 큰 사각 철판과 가스버너가 전부입니다. 앞치마가 빨간 땡땡이라서 귀엽다고 쓴 사람이 있고, 한쪽 벽에는 텔레비전과 액자가 걸려 있습니다. 평일에는 2층에서 문을 연 집이 많지 않다는 기록이 있고, 일요일 저녁에도 자리가 널널해 아홉 명이 바로 앉았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호객이 있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괜찮았다는 사람도 있고, 다닥다닥 앉는 느낌이라 자리가 엄청 여유롭진 않다고 적은 사람도 있습니다. 어머님이 자신 있게 맛있다고 해서 여기로 정했다는 사람이 있고, 늘 같이 오는 친구의 단골집이라 물 흐르듯 들어와 따라 앉았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곱창을 빼 달라고 하면
메뉴는 네 가지입니다. 원조백순대, 양념순대곱창, 원조백곱창, 양념곱창볶음이고, 메뉴판에는 인원수대로 주문해 달라는 빨간 문구가 박혀 있습니다. 일 인분은 추가로만 된다고 합니다. 곱창을 먹지 못하는 두 사람이 양념순대를 시키며 곱창을 빼 달라고 했더니 사장님이 순대를 더 많이 넣어 주셨고, 그 센스가 너무 좋다고 적었습니다. 백순대를 놓고 한참 고민하다 매콤한 게 당겨 양념으로 골랐고 백순대는 다음 기회로 미뤘다고도 했습니다. 밑반찬은 깻잎과 단무지가 전부라 단무지가 순대와 어울릴까 싶었는데 막상 먹어 보니 괜찮아서 리필까지 했다는 대목이 인상 깊습니다.


볶아서 나오는 철판
백순대에는 쫄면사리와 순대, 간, 양배추, 곱창이 들어갑니다. 빠르게 나왔다는 기록이 있는가 하면, 볶아서 나오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리니 수다를 떨며 기다리면 된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곱창이 생각보다 너무 맛있어서 다음에는 원조백곱창을 시키겠다고 한 사람은 먹다가 곱창만 따로 추가해 철판에 볶았습니다. 짭조름한 소스가 술을 불러 하는 수 없이 맥주를 시켰다는 말도 있습니다. 적당히 눌어붙어 고소한 향이 나면 바로 먹어도 된다고 한 사람은 순대와 쫄면을 같이 먹어야 제맛이라고 했고, 양념장은 살짝 매콤해서 좋았다고 했습니다.


인내의 시간
볶음밥은 마지막 의식입니다. 철판이 비면 밥을 시켜 양념장을 조금 넣고 쓱쓱 비벼 철판에 눌어붙도록 노릇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을 인내의 시간이라 부른 사람이 있습니다. 어릴 적 이 동네에서 순대볶음을 참 많이 먹어서 주기적으로 생각난다는 그 사람은 배달해서 먹는 것보다 직접 가서 먹는 게 더 맛있다고 거듭 말했습니다. 고향순대국을 먹고 이차로 걸어와 양념순대볶음 이 인분에 청하를 시킨 사람도 있고, 배달로 자주 시켜 먹던 집이라 고민 없이 들어왔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포장은 익힌 것과 익히지 않은 것을 고를 수 있어서 집 반찬이 없는 날 익히지 않은 걸 사 가도 좋겠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알아 둘 것은 휴무입니다. 매달 둘째와 넷째 화요일은 쉽니다. 주차는 건물에서 되지 않는다는 기록이 대부분이고 건물 주차장을 쓸 수 있다고 적은 기록이 하나 있어, 어느 쪽이든 대중교통이 마음 편합니다. 한 사람은 걸어서 오 분 거리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왔습니다. 처음 순대타운에 와 본 사람은 가게들이 다 비슷비슷할 것 같으니 이름이 끌리는 대로 들어가면 된다고 적었습니다. 그렇게 고른 2층의 한 집에서 호객도 괜찮았고 사장님도 친절했다는 말이 이어졌습니다.


전라도집 봉수네
백순대·양념순대곱창원조민속순대타운 2층 206호에 있는 순대집입니다. 메뉴가 네 가지뿐이고, 곱창을 못 먹는 손님에게는 순대를 더 담아 준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곱창을 안 먹는다고 했더니 사장님께서 순대를 더 많이 넣어주셨다고 하시더라구용
- 주소
- 서울 관악구 신림로59길 14 원조민속순대타운 2층 206호
- 영업
- 매일 09:00 ~ 24:00 / 매달 둘째·넷째 화요일 정기휴무
- 가격
- 원조백순대·양념순대곱창 2인분 20,000원 / 원조백곱창·양념곱창볶음 2인분 22,000원 (메뉴판 기준, 인원수대로 주문)
- 비고
- 2층 입구 들어가자마자 왼쪽. 예약·단체 이용·포장(익히지 않은 포장 가능)·배달 가능. 주차는 기록마다 다름(대체로 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