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량진 컵밥거리) 만나흑미컵밥토스트, 밥도 식빵도 철판에서 시작되는 한 끼
컵밥을 먹을지 토스트를 먹을지 고르지 않아도 되는 노점입니다. 노량진 컵밥거리의 만나흑미컵밥토스트는 주문이 들어와야 철판이 움직이는 집입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11.01
- 골목
- 서울 노량진 컵밥거리

노량진 컵밥거리의 가게마다에는 안내판 번호가 붙어 있고, 그 번호는 역에서 가까운 쪽부터 시작해 스무 곳 넘게 이어진다고 한 방문자는 적었습니다. 길도 가게도 말끔히 정비되어 먹고 갈 수 있도록 갖춰져 있다는 말이 뒤따랐습니다. 빨간 바탕에 "흑미컵밥 토스트 포장OK"라고 세로로 쓴 간판이 걸린 노점이 그 줄 안에 있습니다. 컵밥과 토스트를 한 집에서 같이 팔아서, 밥이 당기는 날에도 식빵이 당기는 날에도 이 앞에 서게 됩니다.
문득 길거리 토스트가 먹고 싶은 날이 있다고, 그런 날 노량진까지 일부러 찾아간 방문자가 있었습니다. 컵밥거리 가게들은 문을 여는 시간이 저마다 달라서 평일 오전에 가 보니 문을 연 곳이 두세 곳뿐이었는데, 이 집이 그중 하나였다고 합니다. 거리에서 토스트를 파는 노점은 두 곳이었고, 이 집은 수제 소스에 양배추를 섞은 계란부침을, 다른 집은 생양배추를 그대로 넣어 주는 쪽이라는 차이까지 적어 두었습니다.


식빵에 마가린을 바르고 구워서
철판 위에서는 식빵이 한쪽에서 노릇하게 구워지고, 옆에서는 양배추를 섞은 계란이 둥글게 퍼지며 익습니다. 그 위에 햄과 치즈를 올리고 소스를 짜 얹는 것까지 전부 눈앞에서 이뤄져서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다고 합니다. 식빵에 마가린을 발라 열심히 구워 주는 것이 이 토스트의 킥 같다는 대목에는, 마가린이 몸에 좋지 않다고들 하니 집에서는 손도 안 대지만 길거리 음식은 또 그 맛 때문에 먹게 된다는 고백이 곁들여져 있었습니다.
햄치즈 토스트를 두 개 시키고 값은 현금으로, 혹은 통장 입금으로 치렀다고 합니다. 값이 아주 싼 편은 아니라는 말이 먼저 나오지만, 요즘 이 가격대에 이만큼 먹을 수 있는 곳도 쉽지 않다는 말이 바로 뒤따릅니다. 철판 앞쪽에는 "어머니 손맛 그대로 내 가족이 먹는다는 심정으로 정성껏 요리하고 있습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집으로 가져가는 한 컵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가던 다른 방문자는 무엇을 포장해 갈까 고민하다 자연스럽게 컵밥거리로 발길을 돌렸다고 썼습니다. 이 노점은 조리 공간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포장마차 식이라서, 김치볶음과 고기 볶는 냄새가 지나가는 발길을 그냥 두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괜히 줄을 서 있는 게 아니었다고 합니다. 주문이 들어가면 그제야 조리를 시작하니 김이 모락모락 나는 채로 받아 들 수 있고, 불판 한쪽에서 콩나물이 지글지글 볶이는 모습을 구경하는 일도 꽤 재미있다고 했습니다.
고른 것은 제육 흑미컵밥이었습니다. 흑미밥 위에 제육과 반숙 계란 하나, 김가루와 깨가 올라가 나옵니다. 매운맛이 과하지 않고 집밥처럼 살짝 매콤한 정도라 부담이 없었고, 흑미밥이라 그런지 든든함이 오래 갔다고 합니다. 아버지의 아침 식사용으로 하나 더 사 갔더니 아침에 드시고는 이거 맛있다고 한마디 하셨고, 컵에 담겨 포장이 깔끔한 데다 전자레인지에 살짝 데워도 맛이 그대로였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바쁜 손이 건네는 한마디
사장님을 두고는 두 사람의 기록이 겹칩니다. 한 방문자는 인상이 너무 좋으신 분이라고 적었고, 다른 방문자는 바쁜 와중에도 주문을 받을 때와 컵밥을 건넬 때 한마디씩 얹어 주셔서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고 했습니다. 불판 앞의 손놀림이 베테랑 같다는 말이 거기에 붙습니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거리 한가운데서도 그 한마디가 기억에 남았던 모양이고, 이래서 단골이 생기겠다는 문장이 오래 눈에 남습니다.
부산에서 서울 여행을 온 방문자는 말로만 듣던 노량진 컵밥거리를 찾아 역에서 내렸습니다. 간판이 눈에 잘 띄어서 거리를 찾기 어렵지 않았고 역과도 아주 가까웠으며, 가게별 위치를 알려 주는 안내가 있어서 특화거리라는 느낌이 조금씩 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 집은 내돈내산 후기를 보고 고른 곳이었고, 식사를 하는 사람이 몇몇 앉아 있는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어묵 국물을 한 모금 하며 주문을 넣었습니다.

자리에서 바로 철판 위에 재료를 올려 만들어 주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김치삼겹컵밥과 김치참치 비엔나 햄을 받았습니다. 섞어 먹으니 밥알의 식감이 살아 있었다고 합니다. 평은 담백했습니다. 엄청나게 맛있다고까지는 못 하겠고 무난하게 든든히 먹기 좋은 정도라는 것인데, 화려한 수식 없이 든든하다는 말로 끝난 그 평이 컵밥 한 컵의 무게와 닮아 있습니다.
평일 오전의 열린 불판, 저녁 포장 한 컵, 여행길의 어묵 국물 한 모금. 이 집을 지나간 시간은 제각각이었지만, 철판 위에는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새 재료가 올라갔습니다.
만나흑미컵밥토스트
컵밥·토스트 노점노량진 컵밥거리에서 흑미밥 컵밥과 즉석 토스트를 함께 파는 노점입니다. 주문이 들어오면 철판 위에서 재료를 올려 조리하고, 포장도 됩니다.
주문하면 바로 조리 해줘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상태로 받을 수 있어요
- 주소
- 서울 동작구 노량진로 178 일대 (노량진 컵밥거리)
- 영업
- 기록에 정확한 시간은 없고, 평일 오전 10시에 문이 열려 있었다는 방문기가 있습니다. 노점이라 유동적일 수 있습니다
- 가격
- 제육 흑미컵밥 5,000원, 김치삼겹컵밥 5,000원, 김치참치 비엔나 햄 5,500원, 햄치즈 토스트 2개 8,000원 (방문 기록에 적힌 값)
- 비고
- 안내판 번호를 18번으로 적은 기록이 둘, 19호로 적은 기록이 하나입니다. 토스트 결제는 현금이나 통장 입금이었다는 기록이 있고, 컵밥은 포장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