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새마을금고였던 자리, 금고 문은 그대로 남겨 두었습니다
영산로40번길 골목에 들어서면 노란 간판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커다란 금고 문. 돈을 세던 창구는 커피를 내리는 자리로 바뀌었어도, 그 문만큼은 그대로입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10.13
- 골목
-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영산로40번길, 명신식당 맞은편 골목에 들어서면 노란 간판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있습니다. 카운터 옆에 버티고 선 커다란 검은색 금고 문입니다. 인테리어용 모형인 줄 알고 다가갔다가, 이곳이 새마을금고였던 시절 실제로 쓰이던 진짜 금고라는 걸 알고 놀랐다고 적은 사람이 있습니다. 묵직한 철제 다이얼 앞에 서면 시간을 거슬러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든다고도 했습니다. 금고 문 옆에는 이 금고가 삼십 년 넘게 만호동 주민들의 삶과 함께해 온 진짜 금고라는 짧은 설명이 붙어 있어, 모형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줍니다.
간판에 적힌 이름은 난영다방입니다. 목포 출신 가수 이난영의 이름을 땄다고 하는데, 그이가 부른 노래와 한국 최초의 블루스 곡을 불러 한 시절을 풍미했다는 이야기를 공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벽에는 흑백 사진이 걸려 있고, 유리 액자 안에는 낡은 음반이 들어 있습니다. 15년 동안 재즈팀을 이끌어 온 사람이 이 공간을 만들었다고 하며, 2층에는 그랜드피아노와 라이브 무대도 마련되어 있어 특별한 날에는 공연도 열린다고 합니다. 목포에서는 해마다 이난영을 기리는 가요제가 열릴 만큼 익숙한 이름이라고 적은 사람도 있어, 카페 이름 하나에도 이 도시의 기억이 겹쳐 있는 셈입니다.


다방이라는 이름에 담긴 하루
다른 날 이곳을 들른 사람은 조금 다른 풍경을 옮겼습니다. 입구 옆에 메뉴판이 세워져 있어 안까지 들어가지 않아도 무얼 파는지 볼 수 있었다고 하고, 신안 소금과 무안 고구마 같은 지역 특산품을 활용한 음료와 다방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전통차까지 메뉴가 다양했다고 적었습니다. 외벽은 붉은 벽돌이고 안쪽은 적산가옥 느낌이 나도록 꾸며 두었는데, 그 시절 쓰였을 법한 카메라와 축음기 같은 옛 물건들이 곳곳에 놓여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고 합니다. 한지등불과 한국화 족자가 걸린 자리는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고도 했습니다. 1층 자리는 네 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여럿 있고, 한쪽에는 좌식 테이블도 하나 마련되어 있다고 적었습니다. 화장실은 1층이 여성용, 2층이 남성용으로 나뉘어 있다는 것까지 적어 둔 걸 보면, 공간을 꽤 꼼꼼히 들여다본 모양입니다.


두 사람이 각자 다른 날 이 공간에 들렀지만, 금고라는 하나의 흔적 앞에서는 같은 자리에 멈춰 섰습니다. 돈을 세던 창구가 커피를 내리는 자리로 바뀌었어도 그 문만큼은 그대로 남겨 두기로 한 결정 덕분일 것입니다. 간판을 이난영의 이름에서 따온 것도, 2층에 그랜드피아노를 들인 것도 결국 같은 마음에서 나온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오거리 골목을 걷다 잠시 쉬어가고 싶을 때, 이 금고 문 앞에 서서 어떤 시절의 온기를 느껴보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난영다방
카페30년 넘게 새마을금고로 쓰이던 건물을 고쳐 연 레트로 카페. 목포 출신 가수 이난영의 이름을 땄고, 금고 문과 재즈 선율이 공간을 채웁니다.
묵직한 세월의 온기가 느껴지는 철제 다이얼 앞에서 비밀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인증샷을 건질 수 있다.
- 주소
- 전남 목포시 영산로40번길 11 (명신식당 맞은편)
- 영업
- 평일 10:00-20:00(L.O 19:30) · 주말 10:00-21:00(L.O 20:30) · 매주 화요일 정기휴무
- 가격
- 스콘·휘낭시에·에그타르트·크림치즈바게트·명란바게트 등 베이커리류, 쌍화차 등 전통차 메뉴
- 비고
- 새마을금고 시절 쓰이던 금고 문을 그대로 보존 · 2층에 그랜드피아노와 라이브 무대 · 주차는 골목 또는 오거리문화센터 공영주차장 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