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중앙시장) 간판 없는 칼국수집, 서양미용실을 찾아야 나오는 자리
20년 단골도, 처음 찾아간 사람도 길을 설명할 땐 전부 옆집 미용실 이름부터 꺼냅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10.13
- 골목
- 진주 중앙시장

이 집을 아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주소보다 옆 가게 이름부터 말합니다. 중앙시장 장대로43번길 안쪽으로 들어가 서양미용실을 찾으면 그 바로 옆에 간판 없는 칼국수집이 있다고 적은 사람이 있습니다. 지도 앱에 검색해도 가게 이름이 아니라 다른 상호로 체크인된다는 점까지 친절하게 짚어뒀습니다.


메뉴는 단 한 가지, 칼국수뿐입니다. 크기만 말하고 자리에 앉으면 시원한 보리차를 홀짝이는 사이 그 자리에서 바로 면을 뽑아 한 그릇을 만들어 준다고 적은 사람도 있습니다. 국물 맛을 먼저 본 뒤 땡초 다진 것과 파 양념장을 기호에 맞게 넣어 섞어 먹으라는 순서까지 세세히 남겼는데, 국물까지 다 비우고 나오면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다는 감상이 뒤따랐습니다. 반찬은 깍두기 한 가지뿐이지만 익은 김치가 아니라 아삭한 맛이 살아 있어서, 두 번 리필해 먹었다는 말도 남겼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에서 아들 내외로
어릴 적 아버지와 목욕탕에 다녀오면 꼭 들렀던 집이라고 적은 사람도 있습니다. 중앙시장 진양탕에서 조금 더 걸어 들어가면 나오는 이 칼국숫집은, 어릴 때는 할아버지 할머니 내외분이 하셨고 지금은 두 분 다 돌아가시고 아들 내외분이 이어받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남겼습니다. 가격은 예전보다 올랐어도 맛은 그 시절 그대로라고 했고, 간이 슴슴하면 파 간장을 조금만, 칼칼하게 먹고 싶으면 넉넉히 넣으라는 자기만의 비율까지 적어뒀습니다.
동생이 20년째 단골이라는 말을 듣고 함께 찾아간 사람도 있습니다. 어찌저찌 헤매다 도착했는데, 간판은 없어도 건너편에 작은 입간판 하나가 세워져 있어 겨우 알아봤다고 적었습니다. 테이블 몇 개 없는 좁은 공간에 옛날칼국수 말고도 잔치국수와 비빔국수, 콩국수까지 파는 듯했고, 바로 옆 꼬마김밥집 김밥을 사 와서 같이 먹어도 된다고 사장님이 허락해줬다는 이야기도 덧붙였습니다. 메뉴판 대신 원산지 표시판이 붙어 있어 처음 간 사람은 그걸 메뉴판으로 착각하기 쉽다는 말도 남겼는데, 그만큼 손님을 맞는 방식조차 꾸밈이 없는 집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적었습니다.


혼자 칼국수 한 그릇을 먹으러 오는 손님도 적지 않았다고 적은 사람도 있습니다. 주인 내외와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주고받는 단골들 사이로 혼자 자리를 잡는 사람들도 계속 들어왔다고 했는데, 메뉴가 한 가지뿐이라 혼자 가도 고민 없이 앉을 수 있는 게 오히려 이 집의 강점처럼 보였다고 남겼습니다.
넷 다 서로 다른 계기로 이 집을 찾았지만 글의 결은 비슷했습니다. 목욕탕에 다녀오던 길이든, 동생을 따라간 길이든, 미용실을 지표 삼아 헤매다 닿은 길이든, 결국 도착해서 받아 든 건 같은 그릇의 칼국수와 깍두기였다는 점이 이 집의 변하지 않는 부분을 말해줍니다.
간판 없이도 20년 단골을 만든 집, 할아버지 할머니의 손맛을 아들 내외가 이어받은 집입니다. 위치를 설명할 땐 다들 옆집 미용실 이름부터 꺼내지만, 정작 그 안에서 뽑아내는 면발과 깍두기 맛은 세대를 건너 그대로입니다.
간판 없는 칼국수집
칼국수 (단일 메뉴)간판 없이 장대로43번길 안쪽에 자리한 칼국숫집입니다. 메뉴는 칼국수 한 가지뿐이고, 주문을 받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면을 뽑아 내어주는 방식으로 오래전부터 이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간판은 없지만 아는 사람만 아는 진짜 시장칼국수
- 주소
- 경상남도 진주시 장대로43번길 10-24 인근 ('서양미용실' 바로 옆, 지도 앱에는 다른 상호로 표시됩니다)
- 영업
- 휴무 매주 일요일 (구체적인 영업시간은 기록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 가격
- 칼국수 소 6,000원 · 대 7,000원 (메뉴는 칼국수 한 가지뿐입니다)
- 비고
- 공식 간판이 없습니다 · 할아버지 할머니 대에서 지금은 아들 내외분이 대를 이어 운영 중입니다 · 옆 꼬마김밥집 김밥을 가져와 함께 먹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