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한옥마을) 은행로 골목의 퓨전 한식당 정희, 취향이 갈리는 상 하나
한옥 처마 아래 통유리로 들어오는 볕과, 같은 강된장 케일 쌈밥을 두고도 갈리는 입맛이 한 상에 같이 놓입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05.23
- 골목
- 전주 한옥마을

은행로 골목 안쪽, 낮은 담과 소나무 몇 그루를 지나면 정희가 나옵니다. 전통 기와지붕 아래 검은 목재 처마와 통유리 벽이 나란히 붙어 있고, 문 손잡이에는 작은 꽃 장식이 걸려 있습니다. 퓨전 한식을 내는 곳이라 메뉴는 익숙한 이름과 낯선 이름이 섞여 있고, 그만큼 이 상을 받아 든 사람들의 반응도 한 가지로 모이지 않습니다.


4월 초에 다녀간 손님은 가게 외관부터 내부까지 이어지는 고즈넉하고 아늑한 인테리어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고 적었습니다. 붐비지 않고 적당히 여유가 있어 오붓하게 대화를 나누며 식사하기에 좋았다고요. 비슷한 시기 다른 손님은 메뉴가 생각보다 다양하고 가격대도 합리적이어서 점심이든 저녁이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고 적었습니다. 한복을 입은 관광객들이 유독 많이 눈에 띄던 날씨 좋은 봄날이었다고 했습니다.
여름 끝자락에 찾아온 손님은 이 공간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봤습니다. 우드톤을 많이 사용해 따뜻한 느낌을 주면서도, 선반 위에 놓인 도자기 소품과 은은한 조명이 더해져 현대적인 분위기가 함께 느껴진다고 적었습니다. 천장에는 한지로 만든 등이 달려 있고, 화장실은 건물 바깥 별도 공간으로 이어지는 구조라 한옥 특유의 색다른 구성이 매력적이라는 평도 있었습니다.


같은 상, 다른 입맛
9월에 다녀간 한 손님은 방문 전부터 이 식당의 후기가 호불호로 꽤 갈린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적었습니다. 기대했던 봉골레 칼국수는 정작 나가사키 짬뽕에 가까운 맛으로 느껴졌고, 비주얼이 예뻤던 강된장 케일 쌈밥은 막상 먹어보니 밍밍하면서도 마파두부와 강된장 그 어느 쪽도 아닌 애매한 맛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나온 묵은지 회말이에서 반전이 있었다고요. 묵은지에 회를 돌돌 말아 간장에 찍어 먹는 그 메뉴가 세 가지 중 압도적으로 취향에 맞았다고 적었습니다.
같은 강된장 케일 쌈밥을 두고 다른 손님은 정반대로 적었습니다. 케일 향이 좋고 강된장이 고소해서 깔끔하게 먹기 좋았다고요. 이렇게 같은 상 위 같은 메뉴를 두고도 서로 다른 입맛이 오갔다는 사실이, 이 집이 익숙한 한식이 아니라 퓨전을 표방한 곳이라는 걸 다시 한번 보여줍니다.


아이를 데리고 온 손님들의 기록도 여럿입니다. 자동차 모양이 그려진 키즈메뉴에 16개월 아이의 시선이 그대로 고정되었다는 후기가 있었고, 웨이팅이 30분 가까이 걸렸지만 한옥마을 자체가 구경할 게 많아 기다리는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는 손님도 있었습니다. 테이블마다 놓인 태블릿으로 주문하고, 자리에 앉으면 물과 김치장아찌가 먼저 나온다는 것도 여러 사람이 공통으로 남긴 기록입니다.
정희
퓨전 한식은행로 골목 안쪽, 기와지붕과 통유리 벽이 맞붙은 한옥 건물의 퓨전 한식당입니다. 우드톤 가구와 도자기 소품, 한지 등이 어우러진 내부는 조용하고 아늑한 인상을 줍니다.
세 메뉴 중에서는 압도적으로 제 취향
- 주소
-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완산구 은행로 40
- 영업
- 매일 11:00 - 21:00, 브레이크타임 15:00 - 17:00(주말 15:30 - 17:00)
- 가격
- 강된장 케일 쌈밥 11,900원 / 봉골레 칼국수 12,900원 / 정희삼합 19,900원 / 정희 한상 플래터·새우감자전·고사리크림수제비·묵은지 회말이 등
- 비고
- 테이블 태블릿 주문 / 웨이팅 발생 가능(약 30분) / 키즈메뉴 있음 / 화장실은 별도 외부 공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