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제기동 경동시장·약령시장) 회한민국, 해질녘에 깔리는 빨간 의자
누구는 어스름이 내릴 때 도착해 마지막 남은 야장 자리에 앉았고, 누구는 비 때문에, 또 누구는 이웃 가게가 아직 열려 있어서 바깥자리를 놓쳤습니다. 같은 골목의 같은 횟집이 저녁마다 다른 얼굴을 합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10.30
- 골목
- 서울 제기동 경동시장·약령시장

제기동역 2번 출구를 나와 경동시장 쪽으로 걷는 길은 토요일이면 사람이 이쪽저쪽으로 넘칩니다. rireview는 그 길을 시장 구경을 하며 걸어 약령시로 안쪽 골목에 닿았다고 적었습니다. 파도 그림 위에 붉은 글씨로 회한민국이라 쓴 간판이 나오는 자리이고, story_hdd는 이 골목을 시장골목보다 백반집이 많은 곳이라고 소개하며 레트로한 간판이 눈길을 끈다고 썼습니다.
이 집은 문을 연 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akilu는 장을 보러 올 때마다 눈여겨봤는데 지난여름 더울 무렵 공사가 끝난 것 같아 이제야 들렀다고 했고, yjsskw7은 새로 생긴 해산물집이 있다는 말에 밤길을 따라나섰다가 으슥한 골목에서 그곳만 반짝이는 불빛을 만났다고 썼습니다. rireview는 문 열기를 조금 기다린 덕에 한산한 홀로 들어갈 수 있었고, 시장의 생활감과 횟집 분위기가 섞여 프랜차이즈형 식당과는 느낌이 달랐다고 기억했습니다.


해질녘에 깔리는 빨간 의자
이 골목은 해가 기울면 식탁이 됩니다. givenaward가 도착한 해질녘에는 마침 야장 자리를 깔고 있었고, 어둠이 내릴수록 작은 전구가 분위기를 더해 갔다고 합니다. story_hdd가 간 금요일 저녁에는 야외석이 거의 찼고 한 테이블이 남아 있었으며, 수조는 깨끗했고 수저와 물, 술과 컵은 손님이 직접 가져다 쓰는 방식이었다고 적었습니다.


hahazz01은 전화로 미리 두 사람의 야장을 부탁해 두었습니다. 술은 가게 밖 냉장고에서 직접 꺼내 마시고 계산은 마지막에 병 수로 센다고 했으며, 화장실이 매장 안에 있다는 점을 이 집을 찾게 된 이유로 꼽았습니다. 소주잔을 겹쳐 따라 흔들어 섞는 요즘 소맥은 함께 간 직장 동료에게 배웠다고 했습니다.


반대로 sua2869는 일요일 이른 저녁에 갔다가 이웃 가게들이 아직 영업 중이라 야장은 어렵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sunnyone1110이 찾은 날에는 비가 내려 바깥 테이블과 의자가 정리되어 있었고, 맑은 날 다시 와 야외에서 회에 소주 한잔을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물 아래, 안쪽 자리
안으로 들어가면 천장에 그물이 걸려 있습니다. sunnyone1110은 그물과 물고기 장식 덕에 작은 항구의 선술집에 들어온 것 같다고 했고, akilu는 그 그물에 물고기 인형이 달려 있고 벽 메뉴에는 고래고기도 보였다고 적었습니다. sua2869는 가게 안이 조금 좁고 좌석 간격이 촘촘하다면서, 골목 구석이라 잘 알려지지 않은 줄 알았는데 손님이 이미 차 있어 동네에서 유명한 집이구나 짐작했다고 합니다.


회가 나오기 전에 상이 먼저 찹니다. sua2869의 상에는 씻은 묵은지와 콘마요, 와사비, 락교, 생강절임이 놓였고 이어서 작은 홍합탕이 나왔는데, 얼큰하고 개운해서 소주 안주로 딱이지만 홍합이 적어 아쉬웠다고 합니다. yjsskw7은 이 국물이 맵다기보다 칼칼해서 소주가 절로 당긴다며 사장님의 전략이라면 엄지를 세우겠다고 했습니다. 생선구이도 곁들여지는데 givenaward의 상에는 꽁치가, akilu의 상에는 청어가 올랐고, akilu는 청어가 고소하고 내장이 눅진했으며 잔가시는 같이 씹어야 제맛이라고 적었습니다.


모듬회가 놓이는 자리
주인공인 모듬회는 철마다 구성이 달라진다고 givenaward가 적었습니다. 그의 접시에는 연어와 참돔, 광어, 어쩌면 숭어가 놓였고, 두 사람 몫의 해산물 모듬에는 문어숙회와 해삼, 전복, 멍게가 담겼습니다. akilu의 접시에는 연어와 숙성 도미, 광어와 지느러미살이 올랐는데, 도미 뱃살은 쫀득하고 감칠맛이 좋았고 광어 지느러미살은 김치에 싸 먹으니 더 맛있었다고 합니다.


sunnyone1110은 초밥용 밥을 추가해 직접 초밥을 만들어 먹어 보라고 권했고, 야장 철 저녁에는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조금 일찍 가라는 팁도 남겼습니다. akilu의 평은 담담합니다. 다 아는 맛이고 눈이 번쩍 뜨일 만큼 다른 맛은 아니니 값이 싼 쪽이 좋다고 했고, 해산물 모듬을 성의 없이 내놓지 않는 점은 칭찬했습니다.
문 여는 시각과 쉬는 날은 기록마다 조금씩 어긋납니다. 여름 기록과 가을 기록의 시각이 다르고, 쉬는 날도 월요일이라는 글과 격주 화요일이라는 글이 엇갈립니다. 가게 인스타그램에 어종 입고 현황이 올라온다고 story_hdd가 알려 두었으니 나서기 전에 들여다보면 좋겠습니다. givenaward는 먹다 보면 고양이도 나타난다고 적었습니다. 옆 테이블에서 던져 주는 꽁치구이를 잘도 받아먹는다고요. 전구가 켜진 골목에서 사람도 고양이도 저마다 몫의 생선을 받아 가는 저녁입니다.
회한민국 청량리본점
횟집경동시장 안쪽 약령시로14길에 있는 횟집입니다. 모듬회에 해산물 모듬과 홍합탕, 생선구이가 기본으로 딸려 나오고, 해질녘이면 가게 앞에 빨간 테이블과 의자를 깔아 야장을 엽니다. 여름 무렵 문을 연 곳이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역시 청량리와 경동시장은 가격으로 승부하는 게 맞는 듯하다.
- 주소
- 서울 동대문구 약령시로14길 22, 1층
- 영업
- 16:00 - 02:00 (라스트오더 01:00), 여름 기록에는 15:00 오픈
- 가격
- 모듬회 소 55,000원 또는 59,000원(기록마다 다름) / 소맥 10,000원 / 제로콜라 2,000원
- 비고
- 주차 불가(인근 유료 주차장 이용) / 야장 자리는 해질녘에 깔리며 비 오는 날과 추운 날은 매장 이용 / 화장실 남녀 공용, 매장 안 / 휴무는 기록마다 달라 9월부터 둘째·넷째 화요일이라는 글과 월요일이라는 글이 있음 / 전화 0507-1331-6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