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제기동 경동시장·약령시장) 감초식당, 연탄불은 문밖에서 타오른다
약령시장의 한약 냄새를 따라 걷다 보면 문 안으로 들어서기 전에 불부터 보입니다. 고기는 주방에서 다 구워 접시째 나오고, 손님은 쌈만 싸면 됩니다. 여러 사람의 기록이 같은 자리에서 겹쳤습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10.30
- 골목
- 서울 제기동 경동시장·약령시장

제기동역에서 약령시장 골목으로 들어서면 걷는 내내 한약 냄새가 따라옵니다. huniu13은 한약방과 약재상이 크게 늘어선 그 길을 걷다 보니 괜히 건강해지는 기분이 들었다고 적었습니다. 감초식당은 그 길의 끝쯤에 있습니다. 평일 낮에 들른 그의 눈에는 관광객보다 동네 사람의 식당에 가까웠고, 오마카세나 양식집만 찾아보는 것보다 오래 유지돼 온 집을 찾아가는 것도 묘미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lskimch는 두 번째 걸음이었습니다. 한때는 대기가 엄청났다는 말을 들었던 터라 문 여는 시간에 맞춰 갔더니 이번에는 기다림 없이 들어갔다고 합니다. 그가 눈여겨본 것은 가게의 생김새였습니다. 매장이 둘로 나뉘어 있는데 앞쪽의 작은 쪽이 원조 공간이고 옆의 큰 쪽은 나중에 넓힌 듯하다고 했고, 고기는 작은 쪽에서 전부 구워 두 매장에 내보내기 때문에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추가 주문도 어렵다고 적었습니다.


문밖에서 타는 불
이 집의 첫인상은 문 안이 아니라 문밖에서 정해집니다. soiio_는 길에서 연탄불에 고기 굽는 모습을 보고 그대로 들어섰고, suberryzip은 사장님이 직접 고기를 노릇노릇 굽는 모습과 냄새만으로 들어가기 전부터 맛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적었습니다. yoonpamin은 가게 밖 연탄숯불에서 구워지는 돼지불갈비를 이 집의 시그니처라고 불렀습니다. 방송을 보다 저장해 둔 집을 두 번째로 찾은 날이었습니다.


안은 생각보다 넓습니다. yoonpamin은 손님 대부분이 동네 주민과 시장 상인, 기사님 같은 아저씨들이라 기사식당 같은 분위기인데 그런 곳이 은근히 실패가 없다고 적었습니다. 경동시장에서 필요한 물건을 사고 연탄불 돼지갈비가 먹고 싶어 다시 들른 ekdrl1004는 벽 한편에 걸린 방송 소개 사진들을 눈여겨보았습니다. 이 근처에서 오래 지내며 단골로 드나든 raspberrie는 포장으로만 먹다 오랜만에 홀에 앉았고, 방송을 믿고 온 것이 아니라 오래 다닌 집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 두었습니다.


접시째 나오는 갈비
이 집의 갈비는 테이블에서 구워 먹지 않습니다. urbanscope는 주방에서 다 구워 내오니 불판을 살피거나 고기를 뒤집을 일이 없고 앉아서 바로 먹으면 되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적었습니다. 먹기 좋게 썬 고기 표면에는 불에 그슬린 자국이 군데군데 있었고, 한 점 입에 넣자 양념 맛 위로 불향이 확실하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pinklove74는 옷에 냄새가 밸 걱정이 없어 식사 뒤에 카페나 다른 일정이 있어도 부담이 없다고 적었습니다.


맛을 말하는 대목은 한 방향으로 모입니다. pinklove74는 요즘 갈비집의 달달하고 자극적인 양념과 달리 연탄불의 은은한 불향이 고기에 스며든 담백한 맛이라고 했고, 겉은 노릇하게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고 전했습니다. suberryzip은 슴슴하면서 달큰한 양념이라 질리지 않는다고 적었습니다. lskimch는 고기가 두툼하고 많이 달지 않다고 하면서, 지난번에는 살짝 덜 익은 느낌이었는데 오픈 직후에 간 이번에는 아주 잘 구워져 나왔다는 후일담을 덧붙였습니다.


쌈 한 점에도 이 집의 방식이 있습니다. suberryzip은 흔한 쌈장 대신 고추장 베이스 양념이 나오는 것이 독특했다며, 상추에 갈비와 고추, 영양부추무침을 올려 싸 먹는 조합이 정말 대박이라 부추무침을 한 번 더 받아 비웠다고 적었습니다. urbanscope는 갈비와 부추무침, 마늘을 얹은 쌈에 밥까지 조금 올려 한입 크게 먹었습니다. koreansba는 국이 기가 막히다고 했고, raspberrie는 딱 식당에서 먹는 짭짤한 된장국이라 자꾸 손이 간다고 했으며, pinklove74는 집에서 먹던 맛처럼 구수한데 짜지 않다고 적었습니다.
고기 앞뒤로 붙는 것들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urbanscope는 처음부터 물냉면을 함께 시켜 고기 사이사이 입을 식혔고, 523_ee는 소주 한 병과 맥주 한 병을 곁들이며 매콤한 비빔냉면의 국물까지 비웠습니다. suberryzip은 한우와 홍합, 바지락이 들어 국물이 깊은 순두부찌개를 꼭 시키라고 권했고, soiio_는 다들 순두부찌개를 먹더라며 다음 걸음으로 미뤄 두었습니다. 가게에 주차 자리가 없어 lskimch는 한방진흥센터 쪽 약령시공영주차장에 차를 댔고, 월요일과 격주 일요일은 문을 닫습니다.


접시를 비우고 문을 나서면 골목은 다시 약재 냄새로 이어집니다. 서울한방진흥센터에는 족욕도 있고 약재 구경도 재미있다는 huniu13의 말을 따라, 한 바퀴 더 걷게 되는 길입니다.
감초식당
연탄불 돼지갈비 노포약령시장 골목 안에서 연탄불에 돼지불갈비를 구워 접시째 내는 노포입니다. 고기는 주방에서 다 구워 나오고 주문은 두 사람분부터 받습니다. 방송 출연 이력과 연예인 사인이 벽을 채우고 있지만, 동네 주민과 시장 상인, 기사님 같은 손님이 많다고 합니다.
연탄불의 은은한 불향이 고기에 스며들어 있는, 딱 그 담백한 맛.
- 주소
- 서울 동대문구 약령서길 28
- 영업
- 매일 11:00 - 21:30 (브레이크타임 15:00 - 16:00, 라스트오더 20:30) / 매달 1·3번째 월요일, 2·4·5번째 일요일 정기휴무
- 가격
- 돼지불갈비 1인분(국내산 300g) 17,000원, 2인분부터 주문 / 삼치구이 12,000원 / 고등어구이 12,000원 / 순두부찌개 10,000원 / 물냉면·비빔냉면 8,000원 / 공기밥 1,000원(별도)
- 비고
- 주차 불가(인근 약령시공영주차장 이용) / 전화 02-962-4570 / 영업시간과 휴무일 표기가 블로그마다 조금씩 달라 방문 전 확인 권장 / 고기는 작은 매장에서 구워 두 매장에 내므로 추가 주문은 시간이 걸릴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