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천 배다리 헌책방거리) 가장 오래 이 자리를 지킨 책방, 집현전
세로로 덧댄 나무 외벽에 하얀 토끼 그림이 붙어 있습니다. 붉은 현판엔 이 골목에서 가장 오래된 헌책방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06.08
- 골목
- 동인천 배다리 헌책방거리

집현전 앞에 서면 건물 자체가 시선을 붙잡습니다. 나무판을 세로로 길게 덧댄 외벽에 책 Books 집현전 간판이 걸려 있고, 그 아래 창문마다 하얀 토끼 그림이 붙어 있습니다. 입구 위 붉은 현판에는 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헌책방이라는 문구가 큼직하게 적혀 있습니다. 1953년 문을 연 뒤로 지금까지, 배다리에서 가장 오래 이 자리를 지켜온 책방입니다.
골목을 걷다 이 책방 앞을 지나던 한 방문객은 집현전에는 오래된 책방만이 가진 묵직한 시간이 남았다고 적었습니다. 아벨서점이나 한미서점처럼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진 않아도, 배다리의 헌책방 계보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놓이는 자리가 바로 이곳입니다.


정리되지 않은 채로 쌓인 시간
안으로 들어서면 아벨서점처럼 가지런히 정돈된 책장 대신, 더 자유분방하게 쌓인 책더미를 만납니다. 나무 바닥 위로 책이 허리 높이까지 쌓여 있고, 그 사이로 구리색 선풍기 한 대가 돌아갑니다. 벽에는 빛바랜 서예 족자와 노란 포스트잇이 빼곡히 붙어 있어, 오랫동안 이 공간을 오간 사람들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어느 일요일, 배다리를 찾은 한 방문객은 문을 연 책방이 집현전과 아벨책방, 한미서점 세 곳뿐이었다고 적었습니다. 정기 휴무일이 없다는 안내를 걸어둔 만큼, 다른 책방이 쉬는 날에도 집현전은 대체로 문을 열어 두는 편입니다. 배다리를 찾았다가 헛걸음할까 걱정된다면, 이 책방부터 먼저 들러 볼 만합니다.


책방 유리창에는 이 골목의 무늬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장식들이 붙어 있습니다. 벽돌의 결, 타일의 무늬, 오래된 창살 모양을 색색의 컷팅 스티커로 재현해 놓은 자리인데, 지나가던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는 작은 포인트가 됩니다. 안쪽으로 이어지는 통로에는 여전히 책이 쌓여 있고, 그 끝에 또 다른 방이 이어집니다.
화려하게 꾸미지 않아도 이 책방이 계속 눈에 밟히는 이유는 결국 시간 때문일 겁니다.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헌책방이지만, 반세기 넘게 이 골목을 지나온 사람들에게는 세대를 가로질러 같은 자리에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풍경 중 하나입니다.
골목을 함께 걸은 사람들은 집현전과 아벨서점, 한미서점처럼 오래된 책방들이 이 거리의 중심을 지켜 왔다고 입을 모읍니다. 그 주변으로 독립서점과 카페 같은 새로운 공간이 하나둘 들어왔지만, 정작 골목의 뼈대를 이루는 건 여전히 이런 오래된 책방들입니다. 절판된 책을 찾아 이 가게 저 가게를 옮겨 다니는 재미도, 결국 이 오래된 책방들이 아직 문을 열고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집현전
헌책방배다리에서 가장 오래 이 자리를 지켜온 헌책방입니다. 나무 외벽과 창문의 토끼 장식이 눈에 띄고, 안쪽엔 책더미가 자유롭게 쌓여 있습니다.
오래된 책방만이 가진 묵직한 시간이 남았다
- 주소
- 인천 제물포구 금곡로 3-1
- 영업
- 매일 12:00 - 18:00, 정기휴무 없음(별도 공지 확인)
- 가격
- 도서 가격은 책마다 다름
- 비고
- 1953년 개점, 배다리에서 가장 오래된 헌책방(자체 안내문 기준) · 정돈되지 않은 서가 특유의 분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