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천 배다리 헌책방거리) 헌책방의 정석, 아벨서점
낡은 나무 간판과 가게 앞으로 밀려나온 책장. 겉에서 보면 아담한데 안으로 들어서면 천장까지 빼곡한 책 미로가 펼쳐집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02.28
- 골목
- 동인천 배다리 헌책방거리

배다리 헌책방거리에서 아벨서점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는 이름입니다. 낡은 나무 간판에 새긴 아벨서점 글씨와 그 아래 매달린 둥근 조명, 가게 앞으로 밀려나온 책장까지, 헌책방이라는 말을 들으면 떠오르는 모든 장면이 이 가게 하나에 다 있습니다. 문 앞에 세운 헌책 사고 팝니다 입간판은 이 가게가 여전히 현역이라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밖에서 보면 아담한 책방처럼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나무로 된 책장이 미로처럼 길게 이어지고, 천장까지 빼곡히 책이 쌓여 있어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만한 통로도 있습니다. 절판된 책과 오래전에 출판된 책들이 뒤섞여 있어,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 자체로 보물찾기가 됩니다.


문을 열면 나는 그 냄새
문을 열자마자 코끝을 스치는 오래된 책 냄새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학창 시절 문제집 살 돈이 아까워 헌책방을 들락거렸다는 방문객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그 시절 냄새가 그대로 나서 순간 옛날로 돌아가는 기분이었다고 적었습니다. 1973년 문을 연 뒤 반세기 넘게 이 자리를 지켜온 책방이니, 그 냄새도 그만큼 오래 쌓인 셈입니다.
계산대 근처에는 손글씨로 적힌 문장도 붙어 있습니다. 삶이 지친 밤의 길에 설 때 자신의 길을 찾아 살아낼 힘을 부를 줄 알게 한다는 문장인데, 조용한 책방 분위기와 잘 어울려 한참을 바라보게 됐다는 후기가 있습니다. 문 앞 유리창에는 이 골목을 거쳐간 사람들의 사연을 담은 신문 스크랩과 사진도 붙어 있어, 책방 자체가 하나의 기록 보관소 같은 인상을 줍니다.


골목을 걷다 보면 노란 외벽의 한미서점과 아벨서점이 나란히 보이는 풍경을 자주 만납니다. 두 곳을 함께 둘러본 어느 방문객은 배다리를 천천히 돌아보다가 결국 가장 오래 머문 곳은 아벨서점이었다고 적었습니다. 헌책방의 정석이라 불러도 될 만큼 독특한 분위기라는 평도 뒤따릅니다.
진열된 책은 흔한 베스트셀러보다 절판된 인문서와 오래된 잡지, 낡은 교과서 쪽이 훨씬 많습니다. 카테고리별로 나뉘어 있긴 하지만 책이 워낙 많다 보니 한 번에 훑기보다는 한 칸씩 천천히 눈으로 짚어가며 걸어야 합니다. 그렇게 걷다가 뜻밖의 책 한 권을 발견하는 순간이, 이 책방을 다시 찾게 만드는 이유라고 말하는 방문객이 많습니다.
책방 안쪽에는 에어컨 한 대가 좁은 통로 위에 걸려 있고, 그 아래로도 책장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어디를 봐도 여백이 없는 이 밀도가 오히려 이 책방을 특별하게 만듭니다. 정돈된 서점의 깔끔함 대신, 반세기 동안 쌓여온 책의 무게와 시간을 그대로 마주하게 되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아벨서점
헌책방반세기 넘게 이 골목을 지켜온 헌책방입니다. 겉에서 보기보다 안이 훨씬 넓고, 목재 책장이 천장까지 빼곡합니다.
헌책방의 정석이라 불러도 될 만큼
- 주소
- 인천 제물포구 금곡로 7-1
- 영업
- 월 12:00-18:30 / 화~토 10:00-18:30 / 일·공휴일 11:00-18:30, 매주 목요일 휴무
- 가격
- 도서 가격은 책마다 다름 (절판본·구간 위주)
- 비고
- 1973년 개점 · 목재 책장이 미로처럼 이어진 넓은 내부 · 신문 스크랩 등 골목 기록물 다수 게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