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리단길) 미쉐린이 알아본 막걸리, 안씨막걸리의 어두운 다이닝
스타벅스 옆 나무 문 안쪽, 4천 일째 연중무휴로 전통주를 내는 집입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03.12
- 골목
- 경리단길

경리단길 회나무로, 스타벅스 옆으로 난 나무 문이 입구입니다. 여기가 입구가 맞나 싶은 틈 사이로 들어가면 한국술집 안씨막걸리 매장이 나온다는 기록이 있을 만큼, 처음 찾는 사람은 한 번쯤 헤매기 마련인 자리입니다. 한국 술집 최초로 미쉐린 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곳이라는 설명이 여러 기록에 반복해서 등장합니다. 유명한 곳이라는 말만 듣고 후배를 따라갔다가 나중에야 미쉐린 선정 사실을 알았다는 손님도, 싱가포르와 미국에서 각자 지내던 고등학교 친구들이 한국에 오면 꼭 가고 싶다고 골라 온 곳도 이곳이었습니다. 자리에 앉으면 엄청 어두운 조명 아래 테이블 위 작은 빛에만 의지하는 분위기라는 기록이 있는데, 어둠 속의 식사라는 표현이 낯설지 않을 만큼 인상적이었던 모양입니다. '전통주도 충분히 세련될 수 있다'는 철학을 내걸고 4천 일째 연중무휴로 문을 열고 있다는 기록도 있어서, 하루도 쉬지 않고 이어온 시간이 이 어두운 방 안의 단단한 분위기를 만든 게 아닐까 싶어집니다. 연중무휴라는 말은 가볍게 쓰이곤 하지만, 4천 일이라는 숫자 앞에서는 그 무게가 조금 다르게 느껴집니다.


메뉴는 전국의 개성 있는 전통주와 제철 재료를 쓴 한식 다이닝으로 짜여 있습니다. 한입에 집어 먹기 좋게 만든 메뉴가 많은데, 버섯과 마늘종 장아찌를 곁들인 한입거리, 전복에 사과와 유자 요거트를 더한 한입거리처럼 조금씩 여러 가지를 맛볼 수 있는 구성이 장점으로 꼽힙니다. 한치 속을 다채로운 재료로 채운 한치순대는 시그니처 메뉴로 여러 번 언급되고, 두부 한상이 그날 가장 맛있고 인상 깊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돼지족편에는 아이스홍시와 차가운 얼음이 곁들여 나오는데 이가 시릴 정도로 차가웠다는 감상도 있었습니다. 술은 4분면 그래프 형태로 정리한 메뉴판 덕분에 취향에 맞는 막걸리를 직관적으로 고를 수 있었다는 기록이 있고, 하우스 막걸리에서 바나나 맛이 진하게 났다는 감상, 옹기에서 180일 숙성한 KHEE 소주를 스트레이트로 즐기길 추천한다는 감상도 남아 있습니다. 시그니처 막걸리는 도자기 병마다 다른 그림이 그려져 나오는데, 남산이 그려진 병을 받았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한국인 반, 외국인 반
이태원 녹사평 라인이라 그런지 한국인과 외국인이 반반일 정도로 글로벌한 분위기라는 기록이 공통적으로 나타납니다. 외국인 손님을 데려가기 좋은 곳이라는 감상, 외국 손님과 함께 와도 도자기 병 하나하나의 디테일을 좋아할 것 같다는 감상도 있습니다. 테이블 밑에 가방 걸이가 센스 있게 설치되어 있어 쾌적하게 앉을 수 있었다는 기록처럼, 작은 배려들이 곳곳에서 눈에 띕니다. 다만 인기가 많은 만큼 예약은 필수에 가깝습니다. 캐치테이블 예약이 필수인 업장이라는 기록, 주말 저녁 8시 반 방문을 위해 주 초에 예약하려 했더니 이미 그 이전 시간대는 다 마감이었다는 기록도 있어서, 워크인보다는 미리 예약하고 찾아가는 편이 안전해 보입니다.


가격대는 가볍게 즐기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여럿이 안주 서너 가지와 술을 곁들이면 한 사람당 부담이 꽤 나온다는 기록도 있었지만, 그만큼 한 번으로는 아쉬워 여러 번 다시 찾게 된다는 감상도 함께 있습니다. 2년 전 처음 방문한 뒤 요즘 다시 생각나서 재방문했다는 기록이 그 마음을 잘 보여줍니다. 전통주 소비가 예전만 못하다는 요즘, 이 어두운 다이닝 룸에서 막걸리 한 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은 사람들의 표정만큼은 여전히 밝아 보입니다.
안씨막걸리
전통주 다이닝경리단길 회나무로, 스타벅스 옆 나무 문 안쪽에 자리한 전통주 다이닝. 한국 술집 최초로 미쉐린 가이드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예약 시간에 맞춰 문을 열고 들어가니, 소문난 미쉐린 맛집답게 분위기가 힙하더라고요
- 주소
-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 3 아름누리빌딩 1층
- 영업
- 매일 17:30-23:30 (만석 시 테이블 이용 2시간제)
- 가격
- 안주류 대부분 2만 원대 이상, 육회 27,000원 (메뉴별 가격은 매장에서 확인)
- 비고
- 예약은 캐치테이블 이용 권장(워크인 어려움) / 주차는 인근 아름누리빌딩 주차장, 정액 또는 발렛 1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