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마산 창동예술촌) 고려당 앞에서 보자는 말이 통하던 시절
휴대폰도 인터넷도 없던 시절, 창동에서 누군가를 만나려면 이 빵집 앞이면 충분했다. 그 약속의 자리가 지금도 창동 메인거리에 그대로 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10.05
- 골목
- 창원 마산 창동예술촌

1959년에 문을 연 고려당은 창동 메인거리에서 60년이 넘는 세월을 그대로 지나왔습니다. 휴대폰이나 인터넷이 없던 시절, 창동에서 누군가를 만나려면 그저 고려당 앞에서 보자고 하면 통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이 자리는 그 시절의 약속 장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대전의 성심당, 군산의 이성당처럼 그 도시를 대표하는 빵집을 떠올릴 때, 마산에서는 고려당이 그 자리에 놓입니다. 부모님 세대도 다 아는 이름이라고, 한 방문자는 적었습니다. 프랜차이즈 빵집이 하나둘 들어서는 와중에도 이 작은 매장은 자리를 지켰고, 백년가게로도 지정되었습니다.
줄을 서서 먹는 생크림스틱
이곳의 대표 메뉴는 생크림스틱입니다. 주문하면 직원이 현란한 손놀림으로 가위질을 해 적당한 크기로 잘라 줍니다. 부드러운 빵 사이에 생크림이 가득 들어 있고, 위에는 카스테라 가루가 듬뿍 올라갑니다. 생크림스틱을 먹겠다는 생각 하나로 마산까지 왔다고 적은 방문자도 있었습니다. 꿀빵, 파이만주, 호두타르트, 피자빵처럼 이름부터 추억을 부르는 메뉴들도 나란히 진열되어 있습니다.


매장은 크지 않습니다. 테이블은 서너 개뿐이고 주말이면 늘 자리가 꽉 차서, 많은 손님이 포장을 선택합니다. 입구 쪽 트레이와 집게를 챙겨 들고 빵을 고르다 보면, 어느 손님은 추천을 부탁하고 직원은 지금 가장 잘 나가는 빵을 짚어 주며 시식까지 권합니다. 처음 온 사람도 부담 없이 고를 수 있는 분위기라고, 여러 방문자가 공통으로 적었습니다.
매장 안을 가득 채운 손님들을 보면서, 오랜 세월 변함없이 사랑받는 곳이라는 사실이 몸으로 느껴졌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진열대 아래 보관해 둔 빵을 꺼내 비는 자리마다 바로 채워 넣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고 합니다. 시그니처인 소보로 비스켓은 인기가 많아 방문 시간에 따라 품절일 때도 있습니다.


70년대 청춘 남녀들의 미팅과 설렘이 깃든 자리였다는 말도 전해집니다. 그 시절의 추억을 느낄 수 있는 장소라면, 단순한 빵집을 넘어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시간 여행 같은 공간이라는 소감을 남긴 방문자도 있었습니다. 고려당을 소개하는 글귀가 매장 곳곳에 녹아 있어 마치 작은 전시관 같았다는 인상도 있습니다.
빵은 직접 집게로 담는 게 아니라 직원이 담아 주는 방식입니다. 손님이 고른 빵을 이모님이 쟁반에 받아 정성껏 담아 주는데, 그 손길에서 오래 장사해 온 노련함이 묻어난다고 적은 기록도 있습니다. 시그니처 빵인 생크림스틱은 주문이 들어오면 그 자리에서 바로 잘라 먹기 좋게 비닐에 담아 건네주기도 합니다.
대전의 성심당, 군산의 이성당과 나란히 놓고 이야기하는 방문자가 많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각 지역을 대표하는 터줏대감 빵집들 사이에서, 고려당은 마산을 대표하는 이름으로 꼽힙니다. 화이트롤처럼 유명한 다른 빵집들과 메뉴가 겹치더라도, 이 자리에서 60년 넘게 구워 온 손맛만큼은 다른 곳에서 똑같이 느낄 수 없다는 게 단골들의 공통된 생각입니다. 백년가게로 지정된 이름값에 기대지 않고, 여전히 매일 아침 반죽을 치대는 손이 이 가게를 지탱하고 있습니다. 그 손이 멈추지 않는 한, 고려당 앞에서 보자는 말도 계속 통할 것입니다.
고려당
전통 빵집1959년 문을 연 창동의 전통 빵집으로, 지금까지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생크림스틱과 꿀빵이 대표 메뉴다.
휴대폰이나 인터넷이 없던 시절, 고려당 앞에서 보자는 말이 통했을 정도로 지역 주민들의 약속 장소였다
- 주소
-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동서북10길 68
- 영업
- 매일 09:00 - 24:00 (브레이크타임 없음)
- 가격
- 생크림스틱 4,000원 / 꿀빵 2,500원 / 꽈배기 2,200원 / 고로케 2,700원 안팎
- 비고
- 주차장 없음(창동 공영주차장 등 인근 공영주차장 이용) / 백년가게 지정 / 제로페이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