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마산 창동예술촌) 복희집, 간판도 없이 시작해 3대를 이었다
1971년 간판도 없이 떡볶이를 팔던 가게가 세 번의 대물림을 거쳐 지금의 복희집이 됐다. 마산 사람들은 아직도 복희네라고 부른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10.13
- 골목
- 창원 마산 창동예술촌

마산 사람인데 태어나기도 전부터, 엄마가 중학생이던 시절부터 단골이었다는 분식집이 있습니다. 복희집입니다. 간판에는 1971년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고, 많은 사람이 지금도 정식 상호 대신 복희네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하게 부릅니다. 등록된 이름은 복희집이지만, 세월만큼 여러 이름으로 불려 온 가게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셋째 딸의 이름을 가게 간판으로
매장 안쪽 벽에는 가게의 내력을 적은 안내판이 붙어 있습니다. 1971년, 1대 이갑경 여사가 간판도 없이 문을 연 것이 시작이었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떡볶이와 튀김, 핫도그, 단팥죽, 팥빙수를 팔았고, 셋째 딸 복희가 어머니를 도와 가게 일을 거들면서 자연스레 복희네, 복희집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는 사연이 적혀 있었습니다. 1984년 가게를 확장 이전하며 복희집이라는 간판을 정식으로 내걸었고, 1990년에는 둘째 딸이 가게를 이어받았습니다. 2006년 골목 밖으로 다시 확장 이전했고, 2017년부터는 3대가 함께 가게를 지키고 있습니다. 한 방문자가 기억하는 '지금의 장소가 아니라 골목 안쪽 가게였는데'라는 말도, 이 안내판의 2006년 이전 기록과 맞아떨어집니다.
가게 한쪽 벽에는 KBS 6시 내고향을 비롯한 여러 방송에 소개된 캡처 사진들도 나란히 붙어 있습니다. 2008년부터 2025년까지 여러 해에 걸쳐 전파를 탔다는 흔적입니다. 2025년과 2026년 블루리본서베이에 연속으로 이름을 올렸고, 중소벤처기업부가 인증하는 백년가게로도 선정됐습니다. 오래된 가게라는 소문이 아니라, 매해 다시 확인되는 평가라는 뜻입니다.


밀떡 아닌 쌀떡, 그리고 1인 1메뉴
복희집 떡볶이는 요즘 유행하는 엽떡이나 신전떡볶이와도, 학교 앞 분식집의 컵떡볶이와도 다른 맛이라고 여러 방문자가 입을 모읍니다. 밀떡이 아니라 쌀떡을 쓰고, 케첩 맛이 살짝 돌면서 고추장을 진하게 푼 듯한 꾸덕한 양념이라는 평입니다. 맵지 않은 매콤함이라 남녀노소 무난하게 먹기 좋다는 말도 있습니다. 오징어튀김은 바삭하면서도 해산물 향이 깊게 남는다는 평이 많고, 남해멸치로 우려낸다는 냄비우동 국물은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해서 계속 한 숟갈씩 떠먹게 된다는 감상이 이어집니다.
매장은 1인 1메뉴 주문이 기본입니다. 떡볶이와 매운 떡볶이, 튀김, 어묵, 김밥, 우동과 매운우동, 단팥죽과 팥빙수까지 가격표에 나란히 적혀 있고, 분식집치고는 알뜰한 구성이라는 평이 많습니다. 앞접시와 가위, 집게는 셀프바에서 챙기는 방식이고, 테이블에는 질 좋은 국산 재료를 쓰는 만큼 양을 더 못 드려 죄송하다는 안내문도 붙어 있습니다. 여름이면 손으로 직접 쑤었다는 통팥이 수북이 올라간 팥빙수를 찾는 발걸음이 늘고, 겨울이면 같은 팥으로 만든 단팥죽을 찾는 식으로 계절마다 메뉴의 무게중심이 옮겨 간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웨이팅존이 있는 분식집
점심시간과 주말이면 대기석이 채워질 만큼 손님이 몰립니다. 떡볶이집에 따로 웨이팅 공간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 가게의 인기를 보여 준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다만 분식집 특성상 회전율이 좋아서, 만석이더라도 오래 기다릴 일은 드물다는 경험담이 함께 따라붙습니다. 치과 진료를 받고 나서 들르는 코스로 복희집을 고른다는 방문자는,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우동 한 그릇이면 한 끼가 해결되는 느낌이라고 적었습니다. 떡볶이를 좋아하는 딸과 가끔 들른다는 또 다른 방문자는, 버스로 한 시간 가까운 거리를 각오하고도 찾아갈 만큼 재료가 좋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가게라고 했습니다.
엄마와 이모가 어릴 때부터 다녔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연스럽게 따라다니게 됐다는 방문자도 있고, 이제는 자신의 아이들을 데리고 와 또 다른 단골을 만드는 부모도 있습니다. 1971년 간판도 없이 시작한 가게가 3대를 거치는 동안, 손님들도 그만큼의 세대를 함께 건너온 셈입니다. 떡볶이와 팥빙수, 우동 한 그릇을 사이에 두고 옛날 얘기가 자연스레 따라온다는 말이, 이 골목에서 복희집이 차지하는 자리를 가장 잘 설명해 줍니다.
복희집
분식집1971년 간판 없이 문을 연 뒤 세 번의 대물림을 거쳐 지금에 이른 창동의 분식집. 2025·2026년 블루리본서베이에 올랐고 백년가게로도 지정됐다.
질 좋은 국산 재료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더 많이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 주소
-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동서북14길 21-1
- 영업
- 화~일 11:30 - 20:00 (라스트오더 19:30) /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 가격
- 떡볶이 1인분 5,000원 / 매운떡볶이 5,500원 / 튀김 5,000원 / 어묵 2,000원 / 김밥 1줄 3,500원 / 우동·매운우동 7,500원 / 단팥죽·팥빙수 7,500원
- 비고
- 매장 내 주차 불가, 인근 창동공영주차장·오동동문화광장 공영주차장 이용 / 1인 1메뉴 주문 / 포장 가능 / 떡볶이·우동 밀키트 판매 / 250년길, 멕시코 타코 맞은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