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마산 창동예술촌) 쪽샘길 골목페스타, 스물두 번째 장이 서는 날
대동미를 실어 나르던 수레길에, 격주 주말이면 셀러들의 좌판이 들어선다. 가장 오래된 길이 가장 자주 새로워지는 자리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10.05
- 골목
- 창원 마산 창동예술촌

창동예술촌 아트센터 바로 옆, 쪽샘길이라는 짧은 골목에 격주 주말마다 좌판이 펼쳐집니다. 핸드메이드 소품, 수공예품, 아트클래스 체험 부스가 길 양옆으로 늘어서고, 아이와 함께 나온 가족과 데이트하는 커플이 뒤섞여 걷습니다. 한 셀러 모집 공고에는 이미 스물두 번째 장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었습니다. 그만큼 오래, 꾸준히 이어져 온 장터라는 뜻입니다.
이 행사를 꾸준히 알려 온 한 기록자는 매번 같은 말로 소식을 전합니다. 행복한 골목, 소소한 기쁨,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반복되는 문장이지만, 그 반복이야말로 이 장터가 몇 번째 회차까지 쉬지 않고 이어졌는지를 보여 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셀러도, 손님도 매번 다른 얼굴
플리마켓이 서는 날이면 쪽샘길은 평소보다 훨씬 북적입니다. 수공예 작가들이 각자 만든 물건을 펼쳐 놓고, 지나가던 사람들은 걸음을 멈춰 구경합니다. 예술 체험 부스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보기도 합니다. 가족 나들이로 들렀다가 예상치 못한 체험에 아이가 더 좋아했다는 식의 기록도 여럿 남아 있습니다.


조선시대 세곡을 실어 나르던 수레가 다니던 이 길에, 이제는 수공예품을 담은 가방을 든 사람들이 오갑니다. 쌓아 두는 것이 곡식에서 상품으로, 다시 공방의 작업물로 바뀌어 온 창동의 역사를 생각하면, 이 좁은 길에서 격주로 열리는 장터는 그 흐름의 가장 최근 장면처럼 보입니다.
행사는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함께하는 지역 문화 프로그램의 하나로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국 단위의 공예주간과 시기를 맞춰 열리기도 하고, 아이와 함께 체험할 수 있는 핸드메이드 클래스가 더해지기도 합니다. 가족 단위 나들이객과 커플 데이트족이 한데 섞여 걷는 풍경이, 이 좁은 골목에서는 자연스럽게 펼쳐집니다.
플리마켓이 열리는 자리 바로 옆에는 오래된 오락실 간판도 보입니다. 보라색 파라솔 아래 수공예품을 구경하던 사람이 몇 걸음만 옮기면 추억의 게임기 앞에 서게 되는 셈입니다. 조선시대의 창고 거리, 근대의 번화가, 그리고 지금의 공방과 오락실이 한 골목 안에 겹쳐 있다는 사실이, 쪽샘길을 걷는 재미를 한층 더합니다.
쪽샘길만 이런 장을 여는 것은 아닙니다. 가까운 학문당 서점 앞 공터에서도 작게나마 라면 축제가 열린 적이 있습니다. 마산대학교 학생들이 직접 라면을 끓여서 파는 자리였는데, 태국식과 몽골식처럼 낯선 나라의 라면도 메뉴에 섞여 있었습니다. 손님들은 길가에 놓인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일회용 종이 그릇에 담긴 라면을 후루룩 먹었습니다. 쪽샘길의 플리마켓과 학문당 앞의 라면 축제, 두 행사는 서로 다른 날 다른 방식으로 열리지만 같은 골목 문화 안에서 함께 자라난 사촌 같은 행사들입니다.
장이 서지 않는 평소에는 조용한 뒷골목으로 돌아갑니다. 좌판이 펼쳐질 때와 그렇지 않을 때, 같은 길이 전혀 다른 표정을 짓습니다. 그 낙차가 이 골목을 처음 찾은 사람에게는 신기하게, 자주 걸어 본 사람에게는 반가운 변주로 다가옵니다. 격주마다 돌아오는 이 변주가, 쪽샘길을 꾸준히 다시 찾게 만드는 이유일 것입니다. 다음 장이 서는 날짜를 공지에서 미리 확인해 두면, 헛걸음하지 않고 보라색 파라솔이 늘어선 그 활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쪽샘길 골목페스타(창동쪽샘길 플리마켓)
정기 플리마켓창동예술촌 아트센터 옆 쪽샘길에서 격주로 열리는 수공예 플리마켓. 셀러 모집과 체험 부스가 함께 운영된다.
행복한 골목, 소소한 기쁨,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주소
-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서6길 8 (창동쪽샘길)
- 영업
- 격주 주말 운영(회차별 일정 상이, 방문 전 확인 권장)
- 가격
- 무료 관람(물품 구매는 셀러별로 다름)
- 비고
- 창동예술촌 아트센터 바로 옆 / 아트클래스·수공예 체험 부스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