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찜닭골목) 리본을 열네 개쯤 모으면 이런 벽이 됩니다
방송에 안 나온 찜닭집이 없다는 이 골목에서, 유독 눈에 띄는 벽이 하나 있습니다. 블루리본이 해마다 하나씩 늘어 붙은 자리입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10.05
- 골목
- 안동 찜닭골목

안동중앙시장에는 찜닭골목이 따로 있을 정도라고, 이 골목을 처음 찾은 사람들은 신기해합니다. 한 줄로 쭉 다 찜닭집만 있는 그 골목에서, 유진찜닭을 고른 이유는 저마다 다릅니다. 줄 서 있던 아주머니가 여러 번 와봤는데 이 집이 진짜 맛있다고 알려줘서 골랐다는 사람도 있고, 남자친구가 예전에 일했던 곳이라며 데려가 줘서 알게 됐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 다른 사람은 그저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는 익숙한 이름이라 골목 끝까지 걸어가 찾아 들어갔다고 적습니다.
방송에 안 나온 찜닭집이 없을 정도로 이 골목의 모든 가게가 저마다 방송 출연 사진을 걸어두고 있지만, 유진찜닭만큼은 압도적인 양의 블루리본이 눈에 띈다고 합니다. 벽을 채운 그 리본을 세어 보면 열네 개쯤 된다고 적은 사람도 있습니다. 해마다 하나씩 붙었다고 치면, 그 세월이 고스란히 벽 하나에 걸려 있는 셈입니다.

밀키트로 시작해, 국물에 밥을 비벼 끝낸다
이 집은 아침마다 밀키트를 만들어 두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조리해 낸다고 합니다. 아침 일찍 찾아간 손님에게 직원이 식사해도 된다며 오픈 전인데도 자리를 내어준 일화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반 층짜리 좁은 다락방에 올라가 앉아 먹었는데, 새로 생긴 이 호점은 테이블이 훨씬 많아져서 이제는 붐비는 시간에도 자리를 잡기가 한결 수월해졌다고 전해집니다.
맛에 대한 인상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청양고추의 알싸하고 칼칼한 매운맛과 간장 양념의 감칠맛이 자작한 국물 속에 깊게 녹아 있다고 적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맵기는 신라면 정도라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자극적이지 않았다고 적은 사람도 있습니다. 공통적으로 꼽는 건 당면입니다. 국물을 충분히 머금은 당면이 가장 맛있었다는 평이 여럿이고, 찜닭을 어느 정도 먹은 뒤 공기밥과 국물을 함께 비벼 먹는 방식을 추천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양이 많아 포장을 택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중자는 닭 한 마리로 2~3인분, 대자는 한 마리 반으로 3~4인분쯤 된다고 하는데, 둘이서 중자를 다 먹지 못했다는 후기가 나올 만큼 넉넉합니다. 차갑게 포장한 찜닭을 얼음팩과 함께 비닐에 담아주고, 집에 가져가 냄비에 붓고 센 불로 끓이다 야채를 넣으면 매장에서 먹던 맛이 거의 그대로 재현된다고 합니다. 서울에서 체인점 찜닭을 먹어도 뭔가 부족하게 느껴진다는 사람에게는, 이 집 맛이 이미 기준점이 되어버린 듯합니다. 대를 이어 다니는 단골도 있다고 하니, 이 골목에서 쌓인 시간이 결코 짧지 않은 집입니다. 벽에 걸린 리본 열네 개가, 그 시간을 말 없이 증언하고 있습니다.
유진찜닭
안동찜닭 전문점찜닭골목 중앙에 가까운 자리에 있다. 벽을 채운 블루리본과, 아침마다 밀키트를 준비해 두었다가 바로 조리해 내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13년 연속 블루리본이 증명하는 맛의 위엄
- 주소
- 경북 안동시 번영1길 47
- 영업
- 매일 10:00~21:00 (월요일 정기휴무, 재료 소진 시 조기 마감될 수 있음)
- 가격
- 찜닭 중 32,000원 / 대 48,000원, 공기밥 1,000원
- 비고
- 054-854-6019 / 블루리본서베이 다년 연속 등재 / 장거리 포장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