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모란시장) 원조쌍둥이네, 장이 서는 날에만 철판이 달궈지는 집
모란 5일장 먹거리 장터 안쪽에서 돼지부속을 무한으로 굽는 가판 식당입니다. 줄을 서 본 사람들과 철판 앞에 앉아 본 사람들이 서로 다르게 적은 장날 낮의 기록을 모았습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10.30
- 골목
- 성남 모란시장

장이 서는 날의 모란시장은 천막이 끝없이 이어진다고 합니다. 모자와 신발, 주방용품, 버섯, 복숭아까지 없는 게 없어서 보는 재미가 있다고 적은 사람은 다들 천막을 치고 열심히 장사하는 모습이 존경스러웠다고 했습니다. 먹거리 장터 쪽으로 들어가면 야채호떡 앞에 줄이 늘어서 있고, 빨간 어묵이 맛있어 보이고, 품바 공연까지 한창이라 완전 축제 같았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쌍둥이네는 그 먹거리 장터에서도 도로 쪽으로 끝까지 들어간 자리에 있습니다. 칼국수 천막 깊은 곳이라고 안내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쌍둥이네는 장날이 아닌 날에도 문을 여는 춘향골과 달리 장이 서는 날에만 철판이 달궈집니다. 그래서 줄이 깁니다. 오후 네 시 반에 도착해 삼사십 분을 기다렸다는 사람이 있고,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 도착해 이삼십 분을 기다렸다는 사람이 있고, 연휴 앞 장날에는 앞에 세 팀이 있어 이십 분쯤 기다렸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대기 줄에서는 꼬릿한 냄새가 나지 않아 안심했다는 사람도 있고, 기다리는 동안 편의점에서 얼음컵을 사 오면 시원한 소주를 마실 수 있다는 요령을 적어 둔 사람도 있습니다. 자리는 고를 수 없고 비는 대로 바로 채워진다고 합니다.


판 위의 부속, 사장님의 칼
자리에 앉으면 가운데에 큰 철판이 놓여 있고 사장님이 쉬지 않고 고기를 썰고 굽습니다. 한 사람은 몇 해 전 영상으로 보던 사장님의 칼솜씨를 눈앞에서 보게 되어 신기하고 반가웠다고 적었습니다. 도래창, 간, 염통, 콩팥, 껍데기, 돼지꼬리에 항정살처럼 살이 붙은 부위까지 종류가 다양하고, 다 구운 고기는 옆 철판으로 옮겨 놓으니 집게로 가져다 먹으면 됩니다. 돼지 냄새가 걱정이던 사람은 사장님이 소주를 부속 위로 한 바퀴 뿌려 주어 걱정이 사라졌다고 했고, 돼지곱창도 잘 못 먹는 예민한 코인데 여기는 괜찮았다고 쓴 사람도 있습니다. 콩팥은 난이도가 높다는 경고가 따라붙었고, 부위를 여쭤보면 친절하게 찾아 주신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한 철판을 여럿이 함께 먹는 자리라서 지켜야 할 약속이 있습니다. 집게는 판에서 고기를 집어 접시로 옮길 때만 쓰고, 먹을 때는 개인 젓가락을 쓰라는 말이 거의 모든 글에 나옵니다. 개인 젓가락으로 판에서 바로 집으면 사장님께 혼이 난다고 한 사람은 그 장면을 직접 보았습니다. 집게를 비교적 위생적으로 쓰는 집이라고 칭찬한 사람은, 시장의 다른 부속구이 집 가운데는 먹던 젓가락을 곧바로 판에 대는 곳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기본 상차림은 소금과 쌈장, 김치, 양파, 고추입니다. 계산은 다 먹고 난 뒤에 하고 현금이나 계좌이체만 된다고 합니다.


무한리필의 계산법
술을 시키면 안주는 무한이라는 계산법이 이 집의 전부입니다. 처음 앉을 때 소주나 맥주, 막걸리, 음료 가운데 한 병을 고르면 그 값에 부속이 포함되고, 한 병을 더 시키면 값이 절반으로 내려간다고 합니다. 추가한 병 값만 내면 안주가 계속 이어지는 셈이라고 계산해 본 사람도 있습니다. 모든 사람의 입에 맞은 건 아닙니다. 일 년 만에 다시 찾은 사람은 도래창과 귀가 제일 맛있다면서도 비위가 약한 사람은 못 먹을 수 있고 약간 돼지 냄새가 나서 쉽게 질린다고 솔직하게 적었습니다. 춘향골과 달리 모르는 사람과 마주 보고 앉아야 해서, 옆자리 어르신이 말을 걸어올 때는 조금 불편했다고도 했습니다. 춘향골이 더 깨끗하긴 한데 값이 조금 더 나가고 김치를 안 줘서 아쉬웠던 기억이 있어 이번에는 쌍둥이네를 골랐다는 말이 이어졌습니다.


그래도 이 집의 낮술이 노포의 낭만이라고 쓴 사람이 있습니다. 친구와 같은 티셔츠를 맞춰 입고 토요일 장날 낮에 소주를 마시러 간 사람은 어르신이 많지만 이제는 젊은 사람도 꽤 보인다고 했고, 오늘의 목표가 노포 분위기를 잔뜩 느끼면서 낮술을 하는 것이었는데 앉자마자 이루었다고 했습니다. 둘이라 소주 한 병과 맥주 한 병을 받았다고 합니다.


아버님이 예전부터 가고 싶어 하던 집이라며 예복을 맞추고 연휴 앞 장날에 들른 사람도 있고, 시험이 끝나는 날 남자친구와 시장을 한 바퀴 돌고 무더위 속에서도 무한리필에 대한 집념으로 찾아간 사람도 있었습니다. 셋이 소주와 맥주를 한 병씩 먼저 받아 말아 마시고, 다 마신 뒤 맥주를 더 받았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장을 보다 복숭아가 싸 보여서 먹고 나서 사자고 했다가 그만 잊고 바라만 보고 돌아왔다는 사람의 글은 거기서 끝납니다.


원조쌍둥이네
돼지부속구이 (5일장 가판 식당)모란 5일장 먹거리 장터 안쪽, 도로 쪽 끝자리에서 장이 서는 날에만 철판을 켜는 돼지부속 무한리필 가판 식당입니다. 가운데 철판에서 사장님이 고기를 썰고 굽습니다.
사장님한테 부위여쭤보면 친절하고 열심히 찾아주십니다
- 주소
- 경기 성남시 중원구 둔촌대로 68 (모란민속5일장 먹거리 장터 안쪽)
- 영업
- 5일장이 서는 날(끝자리 4일, 9일)에만 영업. 개점은 06:00 또는 07:00으로 적히고 마감은 손님이 없으면 일찍 닫는다는 기록 (사장님 사정에 따라 다름)
- 가격
- 1인 10,000원(소주·맥주·막걸리·음료 중 1병 포함, 안주 무한리필) / 1병 추가 시 5,000원 (방문 기록 기준)
- 비고
- 현금·계좌이체만 가능(카드·온누리상품권 불가) / 공영주차장 이용(장날에는 매우 혼잡) / 공중화장실 / 개인 젓가락 대신 집게로 옮겨 먹는 규칙 / 대기 이삼십 분에서 사십 분 안팎이라는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