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학동 풍물시장) 이름은 오래됐는데, 가게는 얼마 안 됐습니다
간판 글씨체만 보고 오래된 노포인 줄 알았다는 손님이 있습니다. 영미상가 골목에 새로 자리 잡은 통닭집 이야기입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07.20
- 골목
- 황학동 풍물시장

영미상가로 들어가는 길목, 전봇대집 노란 간판 옆으로 흰 벽에 검은 새 한 마리가 그려져 있습니다. 그 아래 작은 글씨로 오방통닭이라 적혀 있고, 벽돌은 이미 70년대에서 80년대 느낌을 풍기며 색이 바래 있습니다. 간판 글씨체만 보면 이 골목에서 몇십 년은 자리를 지킨 노포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이곳을 다녀온 손님 한 명은 이름 때문에 오래된 노포 맛집일 거라 짐작했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비교적 최근에 문을 연 가게였다고 적었습니다. 황학동 벼룩시장과 서울중앙시장을 잇는 이 골목에는 사십 년 넘게 영업 중인 점포가 많아서, 새로 생긴 가게도 금세 그 분위기에 스며드는 모양입니다. 청계천을 산책하다 우연히 지나쳤을 뿐인데 정겨운 느낌에 이끌려 자리를 잡았다고 했습니다.
빨간 의자와 옥상 테이블
가게 옆 계단을 오르면 옥상에 자리한 야외 테이블이 나옵니다. 빨간 플라스틱 의자와 둥근 테이블이 놓여 있고, 난간 너머로는 낡은 건물들의 지붕이 이어집니다. 금요일과 주말에만 문을 여는 1층 야장과 달리 이 옥상 자리는 평일에도 앉을 수 있다고 하는데, 낮은 철제 난간 사이로 보이는 골목 풍경이 통닭 한 마리를 기다리는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 줍니다.


통닭이 나오기 전부터 옆 조리대에서 고소한 냄새가 먼저 건너옵니다. 손님 한 명은 하나둘 닭을 꺼낼 때마다 옆에서 냄새가 솔솔 풍겼다고 적었고, 소금 대신 시원한 보리차를 챙겨주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손님은 황금색 호일 위에 통째로 올라온 통닭을 보고 사진부터 찍었다고 썼습니다. 노릇하게 구운 살 위로 육쪽마늘이 수북하게 올라가 있고, 아래에는 마늘 향이 밴 밥이 깔려 있어 튀긴 치킨과는 결이 다른 한 끼가 됩니다.


가게 안쪽 자리는 빨간 의자와 테이블로 꾸며져 있어, 오래된 분식집이나 옛날 롯데리아를 떠올리게 한다고 적은 손님도 있습니다. 가슴살을 마늘 후레이크와 함께 뜯어 먹으면 촉촉하고 담백한데, 아래 깔린 마늘밥과 함께 먹다 보면 어느새 기름이 배어 밥이 눅진해진다고도 적었습니다. 그래도 다음에 또 오고 싶은 맛이었다는 말로 후기를 맺은 걸 보면, 그 정도 느끼함은 이 집을 다시 찾을 이유가 되기에 부족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우연히 지나치다 걸음을 멈춘 곳이고, 누군가에게는 퇴근길에 들르는 자리입니다. 간판이 주는 오래된 인상과 실제로 문을 연 지 얼마 안 됐다는 사실 사이, 그 어긋남이 오히려 이 골목과 잘 어울리는 것도 같습니다.
오방통닭
통닭·전기구이영미상가 골목, 전봇대곱창 바로 옆 건물 2층에 자리한 전기구이 통닭집입니다. 간판과 벽돌은 오래된 노포 인상을 주지만 실제로는 비교적 최근에 문을 열었습니다. 황금통닭이라는 이름 그대로 호일 위에 통째로 올라오는 통닭이 대표 메뉴입니다.
오방통닭이라는 상호때문인지, 오래된 노포 맛집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비교적 최근에 오픈한 곳이더라고요.
- 주소
- 서울 중구 마장로9길 19 2층
- 영업
- 매일 17:00-23:30 (라스트오더 23:00) / 1층 야장은 금·토·일만 운영
- 가격
- 황금통닭 22,000원대 / 오봉세트(2인) 49,600원
- 비고
- 영미상가 내 전봇대곱창 바로 옆 건물, 신당역 1번 출구·동묘앞역 3번 출구에서 도보 이동, 주차 어려움(공영주차장 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