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학동 풍물시장) 중국집인 줄 알았는데 냉면집이었습니다
동묘 벼룩시장에서 청계천을 건너면 보이는 산수화풍 간판. 멀리서는 새로 생긴 중국집 같았는데, 가까이 가서야 냉면 전문점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07.04
- 골목
- 황학동 풍물시장

동묘와 동대문 일대를 한 바퀴 돌아본 날이었습니다. 매장 구경도 하고 바람도 쐴 겸 나선 나들이였는데, 동묘앞역 근처를 지나다 반가운 통닭집을 발견해 치킨 반마리에 생맥주를 먼저 하고, 그래도 배에 여유가 남아 있었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 동묘 벼룩시장에서 청계천을 건너는 길목에 못 보던 가게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멀리서 봤을 때는 새로 생긴 중국집인가 싶었습니다. 간판에 그려진 산과 정자, 붓글씨체 글자가 딱 그런 인상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가 보니 냉면 전문점이었습니다. 궁금한 건 못 참는 성격이라, 반마리 치킨으로 남은 허기를 이 집에서 마저 채우기로 했습니다. 계획에 없던 두 번째 상이었지만, 그만큼 발걸음이 가벼워졌습니다.

황학동, 신당동을 다 다녀본 사람의 궁금증
황학동과 신당동 일대의 국수, 냉면집은 웬만큼 다녀봤다고 자부하던 손님이었습니다. 그런 사람의 눈에도 이 집은 낯설었습니다. 매장에 들어서니 공간이 시원하게 열려 있고, 청계천이 어느 정도 내다보이는 자리까지 있었습니다. 원목 톤 테이블과 회색 소파 좌석이 나란히 놓여 있어, 새로 문을 연 가게 특유의 정돈된 느낌이 있었습니다.
자리에 앉으니 메뉴판이 소파 위에 두 개 놓여 있었습니다. 큰 것 하나, 작은 것 하나. 처음 온 손님이니 큰 메뉴판부터 찬찬히 살펴봤습니다. 냉면과 비빔냉면 말고도 육개장, 만두국, 목반 같은 메뉴가 함께 있었고, 수육과 닭 샐러드, 김치전 같은 곁들이 요리도 갖추고 있었습니다. 냉면 하나만 파는 집이 아니라, 한 끼를 든든하게 채울 수 있는 한식 식당에 가까웠습니다.
메뉴판에는 한국어 아래로 영어와 중국어 설명이 나란히 붙어 있었습니다. 동묘와 청계천 일대를 오가는 외국인 손님을 염두에 둔 구성으로 보였습니다. 소주와 맥주, 콜라와 사이다 같은 음료까지 한 장에 정리해 둔 걸 보면, 가볍게 반주 한잔 곁들이는 손님도 많이 받는 모양이었습니다.
가게 이름은 맛의 아름다움을 마주한다는 뜻이라고 간판에 풀어 적혀 있었습니다. 그 뜻풀이를 보고 나니, 멀리서 중국집으로 오해했던 것도 이해가 갔습니다. 산수화와 정자가 그려진 로고는 이름의 뜻을 그림으로 옮긴 것이었을 뿐, 파는 음식과는 상관이 없었던 것입니다.
이 골목을 걷다 보면 오래된 만물시장과 가구거리 사이로 이렇게 문을 연 지 얼마 안 된 가게가 불쑥 나타납니다. 냉면집 하나를 발견한 것뿐인데도, 늘 다니던 동네에서 새로운 것을 만난 기분이 들었다고 이 손님은 적었습니다. 통닭집에서 시작해 냉면집으로 끝난 그날의 동선은 계획에 없던 것이었는데, 오히려 그렇게 우연히 하나 더 들르게 되는 걸음이 이 골목을 걷는 재미이기도 합니다.
아직 이곳을 다녀온 기록은 이 한 건뿐입니다. 건물 지상주차장에서 두 시간 무료 주차가 된다는 안내까지 챙겨 적어 둔 걸 보면, 다시 차를 몰고 찾아갈 마음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다음 사람의 발걸음이 쌓이면, 이 가게의 다른 얼굴도 조금씩 드러날 것입니다.
미가림
냉면·한식동묘 벼룩시장 건너 청계천로변에 새로 문을 연 냉면·한식 전문점입니다. 산수화풍 간판 때문에 멀리서는 중국집으로 오인하기 쉽지만, 냉면과 수육, 만두 등을 함께 파는 한식당입니다.
멀리서 봤을땐 새로 생긴 중국집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가까이서 보니까 냉면 전문점이더라
- 주소
- 서울 중구 청계천로 370 가동 1층 111호
- 영업
- 화~일 10:00-21:00(라스트오더 20:30), 월요일 정기휴무
- 가격
- 냉면·비빔냉면·육개장·만두국 각 13,000원 / 한우 수육 120g 15,000원 / 한돈 수육 120g 14,000원 / 수제만두 5개 10,000원
- 비고
- 동묘앞역 3번 출구에서 도보 6분 / 동묘 벼룩시장에서 청계천 건너 / 건물 지상주차장 2시간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