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학동 풍물시장) 곱창 골목을 지나야 나오는 반전
시장통 안쪽, 접근성만 보면 아쉬운 자리입니다. 그런데 그 골목을 지나 문을 열면, 조도 낮은 우드톤 공간이 갑자기 나타납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02.26
- 골목
- 황학동 풍물시장

황학동을 뚜렷한 목적지로 삼아 걸어본 적이 없다는 손님이 있습니다. 그 손님에게 이 골목은 처음부터 낯설었습니다. 다듬어지지 않은 듯 거친 풍경, 오래된 곱창집과 시장통이 이어지는 길. 그런데 그 낯선 골목을 지나 도착한 카페 안쪽은 전혀 다른 온도였다고 적었습니다. 또 다른 손님은 아예 접근성부터 짚었습니다. 시장 골목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야 하니, 처음 찾는 사람에게는 그 자체로 아쉬운 위치라는 것입니다. 두 사람의 표현은 다르지만 가리키는 것은 같습니다. 이 카페는 쉽게 걸어 들어오는 자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낮과 밤이 다른 얼굴
이곳은 아침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문을 엽니다. 낮에는 커피 한 잔의 향을 음미하는 카페이고, 밤에는 밀도 있는 대화가 오가는 바로 바뀝니다. 같은 공간이 시간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셈인데, 다녀온 사람들의 기록을 겹쳐 보면 그 전환이 꽤 자연스럽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낮에 노트북을 켜고 조용히 자신의 시간을 채우던 자리가, 밤이 되면 술이 약하거나 잠시 쉬어가고 싶은 사람에게 무난한 선택지로 바뀝니다.
레트로한 디자인이라고 짧게 남긴 손님이 있는가 하면, 신당중앙시장 곱창골목이 있는 쪽이라고 위치를 콕 짚어 준 손님도 있습니다. 각자 남긴 한두 문장을 모아 보면 이 카페가 어디에 있고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가 조금씩 또렷해집니다. 낮과 밤, 카페와 바, 거친 골목과 다듬어진 실내. 이 가게를 두고 사람들이 쓰는 표현은 매번 두 가지가 짝을 이뤄 등장합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천장에 매달린 커다란 화이트 페이퍼 랜턴 조명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통유리창 너머로 번지는 은은한 조명과 거친 콘크리트 질감이 대비를 이루고, 발끝에는 포근한 민트색 카펫이 깔려 있습니다. 자칫 차갑게 느껴질 수 있는 기하학적 요소들을 베이지와 민트 계열의 색이 부드럽게 감싸 안습니다. 한쪽에는 개별 조명과 붙박이 책장을 갖춘 부스 좌석도 있어서, 혼자 앉아 책을 곁에 두고 조용히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아 보입니다.
이 집만의 메뉴로 이름을 올린 것은 황학파르페입니다. 누룽지로 만든 과자를 얹고 그 아래 들기름 향이 나는 아이스크림을 담아낸다는데, 다녀온 손님은 처음 접하는 조합에 신기해하며 추천할 만하다고 적었습니다. 콜드브루는 산미가 살아 있다는 평이고, 크루아상 사이에 햄과 채소를 끼운 샌드위치도 곁들이는 메뉴로 자주 오르내립니다.


이곳이 있는 자리는 서울중앙시장과 신당중앙시장의 곱창 골목이 이어지는 길목 안쪽입니다. 시장을 한 바퀴 돌고 나서 무드 있게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은 사람에게 어울리는 동선으로 이 카페를 꼽는 손님도 있었습니다. 번화가와는 거리가 있지만, 그만큼 한적하고 정돈된 분위기가 유지된다는 것이 다녀온 사람들의 공통된 인상입니다.
곱창집 냄새가 밴 골목을 지나야 이런 조도 낮은 공간이 나온다는 사실이, 처음 온 사람에게는 여전히 낯설게 느껴질 것입니다. 그 반전을 이미 겪어본 사람들만 이 자리를 조용히 다시 찾아옵니다.
ABP.LOUNGE (abp라운지)
카페·바곱창 골목이 이어지는 시장통 안쪽에 자리한 카페 겸 바입니다. 낮에는 조용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으로, 밤에는 술과 대화를 나누는 공간으로 얼굴을 바꿉니다. 큰 페이퍼 랜턴 조명과 콘크리트, 민트빛 색감이 어우러진 인테리어가 특징입니다.
다듬어지지 않은 듯 러프한 황학동 골목의 풍경과 대비되는 내부는 특유의 아늑함과 세련미로 가득 채워져 있다
- 주소
- 서울 중구 황학동
- 영업
- 매일 09:00 - 다음날 01:00
- 가격
- 말차라떼 6,500원 / 황학파르페·콜드브루·크루아상 샌드위치 등 판매
- 비고
- 주차 불가 / 콜키지 가능(유료) / 낮에는 카페, 밤에는 바로 운영 / 서울중앙시장·곱창 골목 인근 골목 안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