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금리단길) 낮에는 토스트, 저녁에는 촛불, 파릴리오
프렌치토스트를 먹으러 들어갔다가 다음엔 저녁에 오겠다고 적어 두고 나오는 집. 금리단길 골목 안쪽에서 낮과 밤의 얼굴이 다른 작은 다이닝바를 찾았습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10.29
- 골목
- 구미 금리단길

금오산로10길 골목으로 들어서면 화분과 키 큰 나무들이 입구를 둘러싼 집이 하나 나옵니다. 간판에는 PARILLIO라고 적혀 있습니다. 파릴리오입니다. 낮에는 프렌치토스트와 커피를 파는 카페이고 저녁에는 양식을 내는 다이닝바가 되는 곳이라, 같은 문을 열고 들어가도 시간에 따라 다른 가게가 됩니다. 처음 찾은 사람들은 대개 양식집인 줄 알았는데 토스트가 유명한 카페였다는 말부터 꺼냅니다.


유럽 어딘가 같은 골목 안쪽
이 집을 두고 사람들이 먼저 적는 것은 바깥 모습입니다. 빈티지하면서도 초록이 많은 분위기가 딱 취향이었다는 사람이 있고, 유럽 느낌이 물씬 난다고 적은 사람도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천장에는 덩굴 식물이 늘어져 있고, 한쪽 벽에는 와인병이 빼곡한 선반이, 다른 쪽에는 인형과 카메라를 올려 둔 작은 코너가 있습니다. 곳곳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말은 그 코너 앞에서 나왔고, 입구 옆에는 짐을 올려 둘 작은 의자까지 놓여 있어 사장님 센스가 대단하다는 감탄이 따라왔습니다.
자리는 두 갈래로 갈립니다. 안쪽은 촛불을 켜 놓은 듯한 낮은 조명이 깔려 어둑하고, 창가는 볕이 잘 들어 환합니다. 부모님을 모시고 다녀온 사람은 두 자리를 다 앉아 보고 사진이 잘 나오는 밝은 쪽이 더 마음에 들었다고 했고, 소개팅이나 데이트라면 어두운 쪽이 어울리겠다고 적은 사람도 있습니다. 가게는 아담해서 테이블이 다섯 개쯤 된다는 기록이 있고, 주말에는 자리가 거의 없으니 예약하고 가라는 당부가 여러 번 나옵니다.


접시마다 갈리는 취향
대표 메뉴는 프렌치토스트입니다. 두툼한 식빵을 겉은 바삭하고 속은 푸딩처럼 촉촉하게 구워 메이플 시럽을 넉넉히 두르고, 접시 한쪽에 소금을 숟가락째 올려 내옵니다. 소금에 살짝 찍어 먹으면 단맛이 더 또렷해진다는 이야기가 후기마다 비슷하게 되풀이됩니다. 덜 달아서 좋았다는 사람, 또 먹고 싶다고 적은 사람이 있고, 함께 시킨 바닐라 크림 콜드브루가 올해 마신 커피 중에 제일 맛있었다고 적은 사람도 있습니다.


식사 쪽은 취향이 더 크게 갈립니다. 올 때마다 보타르가 명란 새우 파스타를 고른다는 단골이 있고, 고사리 오일 파스타 하나를 먹으려고 일부러 구미까지 찾아왔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삼겹 가래떡 떡볶이는 이건 꼭 드시라고 권하는 글이 있는가 하면, 소스와 고기는 맛있지만 우리가 아는 떡볶이와는 결이 달라서 다음엔 그릴드 문어 스테이크를 고르겠다는 글도 있습니다. 문어가 야들야들하다는 평은 두 사람이 같았고, 음식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려도 그만큼 만족스러웠다는 말이 붙어 있었습니다.


자부톤 스테이크를 처음 먹어 본다는 사람은 소 어깨 쪽 부위라 부드럽기는 한데 고기가 얇아서 씹는 맛은 덜하고, 우설을 먹는 느낌이었다고 적었습니다. 같은 메뉴를 미디엄레어로 주문한 다른 사람은 잡내 없이 익힘이 딱 좋았고 곁들인 아스파라거스와 버섯의 양이 넉넉해서 마음에 들었다고 했습니다. 가격대가 조금 센 편이라는 말은 토스트 하나로 설득됐다는 글 안에 같이 들어 있었습니다.
예약 카드와 생일 접시
예약하고 가면 사장님이 예약자 이름과 인원, 시간을 적은 카드를 테이블에 올려 두고, 따뜻하게 구운 식전빵이 먼저 나옵니다. 그 작은 챙김이 귀엽다고, 부모님 이름으로 예약해 드려도 좋아하시겠다고 적은 글이 여럿입니다. 생일에 찾은 사람들은 네이버 예약 때 남긴 요청 덕에 접시에 해피 버스데이 글씨가 가루로 새겨져 나왔다거나, 버터떡 케이크에 초를 꽂아 불었다고 기록했습니다. 연말에는 실내에 트리가 서고 벽에 붉은 리본이 걸려, 기념일에 가면 좋겠다는 말이 뒤따랐습니다.


다녀온 사람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화장실입니다. 패브릭 포스터 뒤, 커튼 뒤 구석에 숨어 있어서 누가 여기를 화장실이라고 생각할까 싶고, 안에 들어가면 높이가 낮고 크기가 몸에 딱 맞는다고 합니다. 직접 가 본 사람들끼리만 나눌 수 있는 대화가 있다고 쓴 사람은 그 장면을 사진으로 남기지 못한 것을 두고두고 아쉬워했습니다. 처음에는 토스트를 먹으러 왔다가 다음에는 저녁을 먹으러 오겠다고 적어 둔 사람이 많은 집입니다. 낮의 파릴리오를 본 사람이 밤의 파릴리오를 궁금해하는 일이 이 집에서는 흔합니다.
파릴리오
카페 겸 양식 다이닝바낮에는 프렌치토스트와 커피, 저녁에는 파스타와 스테이크와 와인을 내는 작은 가게입니다. 덩굴 식물과 와인 선반, 낮은 조명이 어우러진 실내에 창가 자리는 볕이 듭니다.
낮, 밤 구분없이 카페와 양식 기반의 다이닝바 두가지로 즐길 수 있어서
- 주소
- 경북 구미시 금오산로10길 9-2 1층
- 영업
- 매일 11:30~22:00 (라스트오더 21:00), 화요일 정기휴무
- 가격
- 클래식 프렌치토스트 9,000원 / 바닐라 크림 콜드브루 6,500원 / 우삼겹 가래떡 떡볶이 19,000원 / 그릴드 문어 스테이크 31,000원 (방문 기록 기준)
- 비고
- 전용 주차장 없음(골목 갓길 또는 구미역 후면광장 지하주차장) / 네이버 예약 가능, 생일 이벤트 요청 가능 / 단체석 최대 6명 / 콜키지 가능 / 주말 만석 시 이용시간 제한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