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26 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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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스팟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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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시작2026.09

(구미 금리단길) 학교 가는 차와 카페 가는 차가 한 골목에 선다

통학로로 정비된 길이 주말이면 외지 차량으로 가득 찬다. 금리단길은 지금 두 가지 생활을 한 폭에 담느라 매번 빠듯하다.

글
alleymag.
발행
2026.10.13
골목
구미 금리단길
학교 가는 차와 카페 가는 차가 한 골목에 선다
Artwork by alleymag.

평일 아침 여덟 시의 금리단길은 카페 골목이 아니라 통학로다. 구미여중과 구미초 쪽으로 걸어가는 아이들과 그 뒤를 따르는 학부모 차량이 좁은 인도와 도로를 번갈아 쓴다. 같은 길이 토요일 오후가 되면 전혀 다른 얼굴을 한다. 외지에서 온 차들이 골목 안쪽까지 밀고 들어오고, 카페 앞 한두 자리를 두고 순서를 기다리는 풍경이 펼쳐진다.

이 길이 원래 정비된 이유는 카페 때문이 아니었다. 통학 안전을 위해 전선을 땅 아래로 내리고 인도를 넓힌 사업이 먼저였고, 카페는 그 뒤에 따라왔다. 그 순서가 지금 이 골목이 겪는 번잡함의 뿌리이기도 하다. 생활을 위해 넓힌 길 위로, 생활과 무관한 걸음이 몰려드는 중이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누군가는 매일 그 틈을 몸으로 메운다.

Artwork by alleymag.

좁은 골목이 감당하는 두 가지 걸음

방문 기록을 남긴 이들이 가장 자주 토로하는 어려움은 다름 아닌 주차다. 가게 앞에 한두 대 세울 자리가 있지만 금세 차는 법이고, 그러면 골목 안쪽에 아무렇게나 세워두어야 한다는 하소연이 반복해서 보인다. 결국 사람들은 구미역 후면의 지하주차장이나, 맞은편 새마을금고 주차장까지 걸어 들어가는 쪽을 택한다. 커피 한 잔을 마시러 왔다가 주차 자리부터 찾아 한 바퀴 도는 일이, 이 골목에서는 드문 일이 아니다.

Artwork by alleymag.

주민 입장에서 보면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평소 걸어서 은행에 가고 걸어서 장을 보던 골목에, 주말마다 낯선 번호판을 단 차들이 들어찬다. 골목 폭 자체는 넓어졌지만 그만큼 찾아오는 사람도 늘었으니, 체감하는 여유는 오히려 줄었을 수 있다. 통학로로 설계된 길과 상권으로 소비되는 길이 같은 폭을 두고 경합하는 셈이다.

넓힌다고 끝나지 않는 일

구미시가 구미역 앞 광장을 넓혀 열린 공간과 지하주차장을 함께 늘리는 사업을 추진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광장이 넓어진다고 해서 골목 안쪽까지 밀려드는 차량이 바로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역 쪽에서 더 많은 차를 받아낼 수 있다면, 골목 안으로 들어오는 걸음은 그만큼 가벼워질 수 있다.

Artwork by alleymag.

좁은 길 안쪽으로 들어서면, 벽돌 건물 사이로 낸 통로마다 새 간판이 붙어 있다. 사람, 술, 음악이 교차하는 공간이라 적어놓은 어느 술집의 문패처럼, 이 골목 자체가 서로 다른 속도로 사는 두 무리가 교차하는 자리가 되어가고 있다. 학교 가는 걸음과 카페 가는 걸음이 같은 보도블록을 밟는다는 사실은, 번거로움인 동시에 이 길이 아직 살아 있는 동네라는 증거이기도 하다.

상인들 사이에서도 체감은 엇갈린다. 신상 카페를 연 쪽은 주말 손님을 반기지만, 오래전부터 가게를 지켜온 쪽은 늘어난 차량과 소음을 매번 감당해야 한다. 같은 골목 안에서 환영과 피로가 동시에 쌓이고 있는 셈이다. 그 둘을 어떻게 함께 끌고 갈지는, 간판을 새로 다는 일보다 훨씬 오래 걸리는 숙제로 남아 있다.

FIELD PHOTOS : 현장에서 모은 사진
REPORT 01 : 생활의 간판들
lila5151이 담은 금리단길 초입 교차로입니다. 배송 트럭과 승용차가 뒤섞인 좁은 도로 옆으로 공사 자재가 그대로 쌓여 있어,같은 교차로를 조금 더 걸어 담은 장면입니다. 원남새마을금고 건물과 나란히 선 신상 카페 간판이 한 프레임에 들어옵니다.
▲ 경북 구미시 원평동 · 2026.09 / 사진 lila5151 · https://blog.naver.com/lila5151/224410267400 lila5151이 담은 금리단길 초입 교차로입니다. 배송 트럭과 승용차가 뒤섞인 좁은 도로 옆으로 공사 자재가 그대로 쌓여 있어, 아직 정비가 끝나지 않은 골목의 민낯이 드러납니다.
REPORT 02 : 벽 속으로 난 문
karma7_39가 담은 술집 교집합의 입구입니다. 낡은 주택 사이 좁은 통로에 조명을 걸고 간판을 세운 것만으로, 사람이 지나다니지 않던 자리가 찾아가는 자리로 바뀌었습니다.같은 가게의 간판을 가까이서 담은 사진입니다. 거친 벽돌 벽에 매단 깔끔한 간판이 도드라져, 오래된 뼈대 위에 새로운 쓰임을 얹은 흔적이 또렷합니다.
▲ 경북 구미시 원평동 · 2026.06 / 사진 karma7_39 · https://blog.naver.com/karma7_39/224313963612 karma7_39가 담은 술집 교집합의 입구입니다. 낡은 주택 사이 좁은 통로에 조명을 걸고 간판을 세운 것만으로, 사람이 지나다니지 않던 자리가 찾아가는 자리로 바뀌었습니다.
이 글의 주차 관련 서술은 2026년 6~10월 사이 올라온 네이버 블로그 방문 기록에서 반복적으로 확인한 내용을 종합했다. 구미역 광장 확장 추진 소식은 같은 기간 블로그에 공유된 보도자료 캡처를 참고했다. 상권의 사정은 계속 바뀌므로, 방문 전 최신 정보를 한 번 더 확인하는 쪽을 권한다.
금리단길구미원평동경북주차앨리매거진alleym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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