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명주동 커피거리) 방앗간이었던 자리, 담쟁이덩굴이 다 덮었습니다
핸드드립 한 잔에 진심인 카페. 한 달을 머물렀던 손님은 결국 이 집을 1번픽으로 꼽았습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10.13
- 골목
- 강릉 명주동 커피거리

강릉 중앙시장에서 명주동 골목 쪽으로 걸어 들어가면, 저마다 다른 얼굴을 한 카페들 사이로 유독 초록빛이 짙은 가게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담쟁이덩굴이 외벽을 거의 다 덮은 봉봉방앗간입니다. 처음 찾아간 손님은 이 외관을 보고 지브리 애니메이션 속 한 장면 같았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방앗간으로 쓰이던 건물을 헐지 않고 안쪽만 고쳐 썼다고 하는데, 레트로 감성이 입구에서부터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명주동에서는 오래된 건물을 헐어내는 대신 골조만 남기고 다른 쓰임을 얹는 방식이 흔하다고 합니다. 방앗간이었던 자리도, 세탁소였던 자리도 저마다 카페나 갤러리로 간판을 바꾸어 달았다고 전해집니다. 봉봉방앗간 역시 곡식을 빻던 자리에 원두 그라인더를 들인 경우입니다. 쓰임은 완전히 달라졌지만, 건물이 골목에 서 있던 방식만큼은 크게 바뀌지 않은 셈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메뉴판 구성부터 다른 카페와 결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됩니다. 디저트와 베이커리를 함께 파는 카페가 많은 요즘, 이 집 메뉴판은 핸드드립 중심으로 간결하게 짜여 있습니다. 원두는 새콤한 쪽부터 고소한 쪽까지 여러 종류를 갖추어 두고 손님이 취향대로 골라 내리게 합니다. 메뉴판을 처음 본 손님은 그 구성만 보고도 '우리는 커피에 진심입니다'라는 내공이 느껴졌다고 썼습니다. 커피 옆으로는 시나몬 티라미수볼과 초코칩쿠키 정도만 조촐하게 곁들여집니다. 디저트 진열대를 늘리는 대신 원두 가짓수를 늘리는 쪽을 택한 셈입니다.

중앙시장에서 걸어오는 길
명주동 골목은 관광객보다 동네 사람들이 더 자주 드나드는 상권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봉봉방앗간도 그 사정과 다르지 않아서, 지나는 길에 들르는 단골의 발걸음이 적지 않다고 전해집니다. 담쟁이덩굴 외관이 SNS에서 화제가 되기 전부터 이 자리를 지켜 온 손님들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강릉에서 한 달을 머물렀던 손님에게 이 집은 결국 '1번픽'이 되었습니다. 명주동의 예쁜 카페를 이곳저곳 다녀 봤지만, 커피 맛만큼은 봉봉방앗간이 가장 좋았다며 몇 번이나 다시 찾아간 걸음을 적어 두었습니다. 중앙시장에서 멀지 않은 거리라, 시장 구경을 마치고 산책 삼아 걸어오기에도 좋다고 전합니다.
걸어서 가는 길 자체도 이 집을 찾는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골목이 워낙 예쁘게 정돈되어 있어서,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느긋하게 걸어오는 쪽을 권하는 손님도 있습니다. 가는 길에 다른 카페와 소품샵을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초록빛 외벽이 눈앞에 나타난다고 했습니다.
담쟁이 틈 사이로는 작은 우편함도 하나 걸려 있습니다. 카페라기보다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살림을 차린 집처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인지 모릅니다. 문 앞에는 가게 이름과 안내 문구를 손 글씨로 눌러 쓴 작은 칠판이 세워져 있고, 화분 몇 개와 세워 둔 자전거 한 대가 그 앞을 지키고 있습니다. 계절이 바뀌면 저 담쟁이 색도 달라질 텐데, 초록이 다 떨어진 겨울에도 이 길을 걷는 손님이 있을지는 다시 와 봐야 알 수 있을 듯합니다.
봉봉방앗간
핸드드립 카페오래된 방앗간 건물을 헐지 않고 그대로 살려 연 핸드드립 중심 카페입니다. 담쟁이덩굴로 뒤덮인 외관이 멀리서도 눈에 띕니다.
초록 담쟁이덩굴로 뒤덮인 외관은 마치 지브리 애니메이션 속 한 장면 같았어요.
- 주소
-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경강로2024번길 17-1
- 영업
- 화~토요일 11:00 - 18:00 (일·월 휴무)
- 가격
- 핸드드립 커피 6,000~6,500원대 / 에이드·미숫가루 등 6,000원대 / 티 5,500원대 / 디저트 1,500~6,000원대
- 비고
- 전화 033-647-1711 / 카페 앞 공영주차장 이용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