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명주동 커피거리) 간판을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제가 고른 책과 이름이 같다는 걸
은공방과 빵집 사잇길을 올라가야 나오는 2층 독립서점. 숨은 보석을 찾은 기분이었다는 손님이 있습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10.13
- 골목
- 강릉 명주동 커피거리

은공방과 빵집 사이, 사람 하나 지나갈 만한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가면 3층 건물 2층에 작은 서점이 있습니다. 간판에는 '명랑한 은둔자'라고 적혀 있습니다. 명주동은 예쁜 카페와 공방이 모인 동네라는 걸 다들 알지만, 이 골목길 안쪽까지 일부러 올라오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합니다. 카페 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발견하기보다는, 존재를 미리 알고 찾아오는 쪽에 가까운 자리입니다.


근처 고양이 카페에 들렀다 나온 손님이 이 서점을 발견한 것도 비슷한 경로였습니다. 몇 권의 책을 들었다 놨다 하다가 가장 마음이 끌리는 책 한 권을 골랐는데, 고개를 들어 보니 서점 간판이 바로 그 책 제목과 같았다고 합니다. 숨은 보석을 찾은 기분이었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공교롭게도 그 책은 미국 작가 캐롤라인 냅이 쓴 '명랑한 은둔자'였고, 서점 이름도 거기서 따온 것이었습니다. 운영자의 인스타그램 계정 이름도 서점 이름을 그대로 가져다 썼다고 합니다. 책을 구입하면 따뜻한 문구가 손 글씨로 적힌 엽서를 하나 가져갈 수 있는데, 그림까지 더해진 엽서를 챙기며 잘 쉬었다 간다고 썼습니다.


간헐적으로 열리는, 혼자를 위한 공간
이 서점은 서점이자 공유공간이고, 간헐적 무인공간이기도 합니다. 출입문을 밀고 들어가 키오스크에서 시간권을 끊고, 안쪽 바에서 캡슐커피나 차 가운데 하나로 웰컴티를 준비해 마음에 드는 자리를 고르면 됩니다. 핫초코와 생강차, 스파클링콤부차처럼 종류가 다양한데, 그중에서도 운영자가 가장 좋아한다는 수프림라떼가 눈에 띕니다. 찻물은 싱크대 옆 주전자로 직접 끓이고, 다 마신 잔은 바 옆 트롤리에 올려 두면 됩니다. 책을 구매하면 이용료는 면제됩니다.
조용한 독서와 개인 작업, 그리고 창밖을 보며 머무는 시간을 위해 고안된 공간이라, 작은 공간이지만 모든 자리에 저마다의 뷰가 있습니다. 명주동의 박공지붕과 오래된 아름드리나무가 창마다 다르게 걸립니다. 공간이 작아 다른 손님이 있을 때는 사진 찍는 소리도 조심스러워진다고, 운영자는 미리 귀띔해 두었습니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이나 생각을 잠시 내려놓고 싶은 사람을 위해 열어 둔 자리라는 설명을, 직접 다녀간 손님도 그대로 확인하고 돌아갔습니다.
클래식한 책상에서 뭉툭한 연필로 손글씨를 눌러 쓰는 즐거움도 이 자리의 몫입니다. 처음 들렀다는 또 다른 손님은 독립서점을 더 둘러보고 싶어졌다는 짧은 소감을 남겼습니다. 명주동 골목 안쪽, 간판 하나를 보려고 일부러 오르막을 오르는 걸음이 이 서점을 찾는 사람들의 공통점인 듯합니다.
명랑한 은둔자
독립서점 · 공유공간은공방과 빵집 사잇길을 따라 오르막을 올라야 나오는 3층 건물 2층의 독립서점입니다. 조용한 독서와 개인 작업을 위해 고안된 공유공간입니다.
숨은 보석을 찾은 기분이랄까요.
- 주소
-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명주로 9-1 2층 201호
- 영업
- 매일 10:00 - 22:00, 키오스크 시간권 구매제 (1시간 단위, 책 구매 시 이용료 면제)
- 가격
- 시간권·캡슐커피 등 웰컴티 비용은 매장에서 확인
- 비고
- 간헐적 무인 운영 / 책 구매 시 손 글씨 엽서 증정 / 인스타그램 레반틴_명랑한은둔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