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26 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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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시작2026.09

(대구 진골목) 노른자 뜬 쌍화차 한 잔, 미도다방

진골목길 14번지, 영화 세트장 같은 다방이 있습니다. 누구는 아버지를 따라다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고, 누구는 처음 보는 레트로 소품에 감탄합니다.

글
alleymag.
발행
2026.10.05
골목
대구 진골목
노른자 뜬 쌍화차 한 잔, 미도다방

동성로에서 진골목으로 들어와 걷다 보면 '美都茶室 美都茶房'이라고 쓰인 현판이 보입니다. 미도다방입니다. 간판은 1928년부터 있었던 것으로 전하고, 지금의 운영자는 1982년부터 이 다방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요즘은 보기 힘든 진짜 다방이라,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부터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기분이 듭니다.

한 방문자는 문을 열자마자 영화 세트장 속으로 타임슬립한 것 같은 레트로 인테리어에 감탄했다고 적었습니다. 황토색 소파와 색동 방석, 붉은 조명이 비추는 수족관까지, 옛날 영화에 나올 법한 장면들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사장님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직접 서빙을 해주셔서 그 시절을 제대로 체험할 수 있었다는 후기도 있습니다.

레트로 소파와 수족관
레트로 소파와 색동 방석, 그리고 분홍빛 조명 아래 노니는 물고기들이 담긴 수족관. tkdstudio는 다방 안이 거의 박물관 같다고 적었습니다.레트로 소파와 색동 방석, 그리고 분홍빛 조명 아래 노니는 물고기들이 담긴 수족관. tkdstudio는 다방 안이 거의 박물관 같다고 적었습니다.
▲ 대구 중구 진골목길 14 · 2026.09 / 사진 tkdstudio · https://blog.naver.com/tkdstudio/224424933404 레트로 소파와 색동 방석, 그리고 분홍빛 조명 아래 노니는 물고기들이 담긴 수족관. tkdstudio는 다방 안이 거의 박물관 같다고 적었습니다. 소파 색과 물고기 색이 비슷해서 원래 한 세트처럼 보인다는 말도 남겼습니다.

요쿠르트 얻어먹던 그 다방

다른 방문자는 이 다방을 보며 어릴 적 아버지를 따라다니던 다방을 떠올렸습니다. 그 시절 다방은 동네 아저씨들이 모여 놀던 곳이었고, 따라간 아이는 요쿠르트를 얻어먹는 재미로 버텼다는 기억입니다. 지금 미도다방 안에도 그런 공기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큰 수족관 안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들은 소파 색과 거의 비슷한 분홍빛이라, 둘이 원래 한 세트였던 것처럼 잘 어울립니다.

자리에 앉으면 과자 한 접시가 먼저 나옵니다. 어릴 적 할머니 댁에 놀러 가면 꺼내주시던 추억의 옛날 과자라고 묘사한 방문자도 있었습니다. 종로쪽 큰길은 여전히 복작거리는데,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 안은 세상과 조금 단절된 듯 조용합니다. 도심 속에서 조용한 자리를 찾는다면 미도다방을 추천한다는 말도 여러 번 나왔습니다.

미도다방

전통찻집

진골목길 14번지, 현판부터 '美都茶室 美都茶房'을 내건 전통 다방입니다. 황토색 가죽 소파와 색동 방석, 커다란 수족관이 놓인 실내는 작은 박물관 같은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들어가자마자 엄청 반갑게 인사해주세요. 이런 게 다방 가는 맛인가 봅니다.

주소
대구 중구 진골목길 14
영업
매일 오전 9시 30분 ~ 오후 10시
가격
쌍화차 5,000원 · 유자차 5,000원 · 생강차 4,000원 · 커피 3,000원대 (현장 메뉴판 기준)
비고
문의 053-252-9999
네이버 블로그 방문 기록 2건 (2026.09)

미도다방이 지금껏 간판을 지켜올 수 있었던 데에는, 이 골목 자체가 큰 변화 없이 비슷한 속도로 나이를 먹어온 사정도 한몫했을 것입니다. 진골목이 한때 대구에서 손꼽히는 번화가였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이 다방은 자리를 옮기지 않고 같은 자리에서 손님을 맞아 왔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카페들과 나란히 놓고 보면 미도다방의 메뉴판은 소박하기 그지없습니다. 하지만 그 소박함이야말로 이 다방이 가장 오래 버텨온 힘일지도 모릅니다. 화려함 없이, 그저 매일 같은 자리에서 쌍화차를 끓여온 시간이 쌓여 지금의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진골목을 대표하는 명소를 하나만 꼽으라면 많은 사람이 망설임 없이 이 다방을 떠올립니다. 근대골목투어 코스에서도 빠지지 않는 정류장 같은 존재입니다. 쌍화차 한 잔의 가격으로 수십 년의 시간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자리는 흔치 않습니다. 젊은 세대에게는 낯선 다방 문화를 체험하는 자리가 되고, 나이 지긋한 세대에게는 잊고 지내던 시절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자리가 됩니다. 세대를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말을 거는 공간인 셈입니다.

이 글은 2026년 9월에 올라온 네이버 블로그 방문 기록 2건을 종합했습니다. 작성자: hjdo2000, tkdstudio. 메뉴와 가격은 현장 메뉴판을 촬영한 기록을 바탕으로 적었으며, 바뀔 수 있으니 방문 전 한 번 더 확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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