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26 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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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시작2026.09

(대구 진골목) 사돈끼리 마주 앉은 한정식 상, 백록식당

진골목길 26-1번지, 대구 시내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골목 안에서 정갈한 한정식을 내는 오래된 집입니다.

글
alleymag.
발행
2026.10.05
골목
대구 진골목
사돈끼리 마주 앉은 한정식 상, 백록식당

한 방문자에게는 손에 꼽을 만큼 긴장되면서도 유쾌했던 저녁이었습니다. 대구에 잠깐 내려온 아버지와, 사돈이 되는 장인어른이 처음으로 마주 앉아 술잔을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혹시 모를 말실수나 어색한 침묵을 막기 위해 보디가드 겸 소통관으로 동행한 그가 두 어르신을 모시고 찾은 곳이 백록식당이었습니다.

어르신들 사이에서 정갈한 한정식 메뉴로 유명한 이 집은 대구 시내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진골목 안에 자리합니다. 중앙로역에서 내려 골목길을 따라 3분쯤 천천히 걸으면 고즈넉한 매장이 나타납니다. 사돈 어르신들이 기분 좋게 약주를 나눌 것이 자명했던 터라, 이날은 방문자도 차를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했습니다.

문어 수육과 홍어, 장어구이
도토리묵과 삶은 문어, 장어구이와 돼지고기 수육, 홍어까지 올라온 한정식 한 상. 사돈 간의 첫 저녁 자리를 위해 차려진 코스로, 전반부와 메인 요리가 차례로 상에 올랐습니다.도토리묵과 삶은 문어, 장어구이와 돼지고기 수육, 홍어까지 올라온 한정식 한 상. 사돈 간의 첫 저녁 자리를 위해 차려진 코스로, 전반부와 메인 요리가 차례로 상에 올랐습니다.
▲ 대구 중구 진골목길 26-1 · 2026.06 / 사진 chicstylekay · https://blog.naver.com/chicstylekay/224319879386 도토리묵과 삶은 문어, 장어구이와 돼지고기 수육, 홍어까지 올라온 한정식 한 상. 사돈 간의 첫 저녁 자리를 위해 차려진 코스로, 전반부와 메인 요리가 차례로 상에 올랐습니다.

장인어른과 홍어, 그리고 반전

아버지가 미리 조용히 예약을 해둔 터라 정확히 어떤 코스를 주문했는지는 따로 묻지 않았다고 합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술안주로 곁들이기 좋은 정갈한 음식들이 코스로 차례차례 올라왔습니다. 전반부에는 야들야들하게 삶은 문어 수육과 탱글탱글한 도토리묵이, 메인으로는 양념이 잘 밴 장어구이와 부드러운 돼지고기 수육, 톡 쏘는 홍어가 나왔습니다.

여기서 뜻밖의 발견이 있었습니다. 장인어른이 홍어를 그렇게 좋아하는지 이날 처음 알았다는 겁니다. 접시에 딱 세 점이 정갈하게 나왔는데, 가족들이 안 먹는다고 하자 장인어른이 아주 맛있게 전부 비워냈다고 합니다. 낯선 두 집안이 한 상에서 서로를 알아가는 저녁, 그 사이를 채운 것은 결국 음식이었습니다.

백록식당이 자리한 진골목은 한때 대구에서 손꼽히는 부잣집들이 모여 살던 동네였습니다. 지금은 그 저택들 대신 이런 식당 한 곳이 남아, 가족 간의 중요한 자리를 조용히 받아내고 있습니다. 골목이 좁아 큰 간판을 내걸 자리는 없지만, 찾아오는 사람은 끊이지 않는 모양입니다.

두 집안의 첫 만남이라는 긴장된 자리를 한정식 한 상이 풀어준 셈입니다. 음식 하나하나에 집중하다 보면 말수가 줄고, 말수가 줄면 어색함도 덩달아 옅어집니다. 진골목 안쪽, 번화함과는 거리가 먼 자리이기에 가능한 속도였을지도 모릅니다.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코스가 이어지는 동안, 두 집안의 거리도 조금씩 가까워졌을 것입니다. 이런 자리에 한정식이 자주 선택되는 이유도 아마 여기에 있을 겁니다. 천천히 나오는 요리 하나하나가 대화를 재촉하지 않고, 침묵마저 자연스럽게 만들어 줍니다.

중앙로역에서 내려 좁은 골목길을 따라 걷는 짧은 시간도, 돌이켜보면 이날 저녁의 긴장을 누그러뜨리는 작은 준비 과정이었을지 모릅니다. 번화한 큰길을 벗어나 조용한 골목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동안, 마음의 속도도 함께 느려졌을 것입니다.

백록식당

한정식

진골목 안에 자리한 한정식집으로, 어르신들 사이에서 정갈한 상차림으로 이름났습니다. 문어 수육, 도토리묵, 장어구이, 돼지고기 수육, 홍어 등이 코스로 나옵니다. 가족 모임이나 어른을 모시는 자리로 특히 자주 선택되는 식당입니다.

접시에 딱 3점이 정갈하게 나왔는데, 장인어른께서 아주 맛있게 전부 비워내시더라고요. 가족 간의 첫 식사 자리에서, 음식이 말보다 먼저 분위기를 풀어준 순간이었습니다.

주소
대구 중구 진골목길 26-1
영업
방문 기록에 영업시간 명시 없음 (예약 권장)
가격
코스 한정식 (방문 기록에 구체 금액 언급 없음)
비고
중앙로역에서 도보 약 3분. 단체석은 예약 후 방문을 권장합니다.
네이버 블로그 방문 기록 1건 (2026.06)
이 글은 2026년 6월에 올라온 네이버 블로그 방문 기록 1건을 바탕으로 썼습니다. 작성자: chicstylekay. 기록이 1건이라 한 사람의 방문을 그대로 전합니다. 가격과 영업시간은 바뀔 수 있으니 방문 전 한 번 더 확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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