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온양온천거리) 신천옥사우나, 목욕탕 세 곳을 도는 하루
연휴 내내 집에 머문 남편을 두고, 홀로 수원에서 지하철을 타고 온 손님이 있습니다. 목표는 하루 안에 목욕탕 세 곳을 도는 것. 그중 가장 마음에 든 곳을 이렇게 적었습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04.27
- 골목
- 아산 온양온천거리

긴 연휴 내내 남편은 집에만 있었고, 손님은 매일 스타벅스로 피신했다가 그날은 아산으로 피신을 갔습니다. 계획은 아침 7시 출발이었지만 늦잠을 자는 바람에 9시 반에야 지하철을 탔습니다. 목표는 정오 안에 첫 번째 목욕탕에 입탕하는 것, 그리고 하루 동안 목욕탕 세 곳을 도는 것이었습니다. 계획은 구체적이었습니다. 배가 고픈 채로 첫 번째 탕에 들어갔다가 나와서 점심을 먹고, 그 뒤 컨디션이 괜찮으면 두 번째, 세 번째 탕까지 이어 가고 아니면 그쯤에서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수원역에서 1호선을 기다리는데 마침 들어온 열차가 신창행 급행이었습니다. 타이밍이 어긋나면 플랫폼에서 30분을 기다리는 날도 있는데, 이날은 운이 따랐습니다. 11시 40분, 온양온천역에 도착하자 지하철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동안 다녀본 중 역대 가장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내렸다고 적었습니다. 광장에 나가 보니 마침 오일장이 열린 날이었습니다.


세 곳 중 가장 마음에 든 곳
첫 번째로 간 곳은 현대탕이었습니다. 목욕비 6,000원에 냉커피 3,000원, 외지인에게 친절하고 큰 온탕과 시원한 냉탕, 사우나실까지 갖춰져 있어 이날 들른 세 곳 중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적었습니다. 남탕은 2층, 여탕은 1층으로 나뉜 구조였다고도 적어 두었습니다. 같은 동네 목욕비가 1만 4천 원까지 오른 걸 생각하면 이러다 목욕비가 영화비 수준이 되겠다는 농담도 곁들였습니다.
현대탕에 이어 신정관, 그리고 신천옥사우나까지 세 곳에서 모두 몸을 씻었습니다. 밥 먹을 시간도 없어서 시장에서 4천 원짜리 짜장면에 꽈배기 도넛을 먹었고, 모든 목욕을 마친 뒤 지하철을 타기 전에 태양김밥을 사 먹었습니다. 시간에 쫓겨 식당에 앉지 못하고 플랫폼 의자에서 김밥을 먹는데, 맞은편 구석에서 전자담배를 피우던 할머니가 계속 쳐다봤다는 장면도 솔직하게 남겼습니다.
신천옥사우나는 온양온천역 인근 목욕탕 거리에서 현대탕, 신정관과 나란히 자리한 곳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루 안에 세 곳을 돌아보는 사람에게는 선택지 중 하나이자, 오래된 동네 목욕탕 문화를 한 번에 겪어볼 수 있는 코스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이름도, 간판도 저마다 다른 탕들이 걸어서 닿을 거리에 모여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 동네가 얼마나 오래 목욕탕의 동네였는지를 말해 줍니다.
서울행 열차 시간을 확인하며 하루를 마무리하기까지, 이 여정에서 남은 건 깨끗해진 몸만이 아니었습니다. 남편 없이 혼자 떠난 하루였지만, 적어도 그날만큼은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시간이었습니다.
목욕탕을 세 곳이나 돌겠다는 계획 자체가 이미 보통의 여행과는 다릅니다. 유명한 맛집이나 사진 찍기 좋은 자리를 찾아다니는 여행이 아니라, 오로지 몸을 씻고 물에 잠기는 행위 자체를 목적으로 삼은 하루였습니다. 그 사이사이 끼니는 꽈배기와 김밥으로 대충 때우면서도, 탕 하나하나의 물맛과 분위기는 꼼꼼히 비교하며 기록했다는 점이 이 여정의 성격을 잘 보여줍니다.
지하철을 세 시간 가까이 타고 와서 목욕탕 세 곳을 도는 수고를, 손님은 피신이라는 한 단어로 표현했습니다. 연휴 내내 집에 머문 남편과 다른 공기를 마시고 싶었던 마음이, 결국 이 먼 길을 이끈 셈입니다. 온양이라는 동네가 누군가에게는 그렇게, 잠시 다른 사람으로 지낼 수 있는 자리가 되어 주기도 합니다. 서울행 열차 시간표를 몇 번이고 확인하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그 순간까지도, 집으로 돌아간다는 사실보다는 오늘 하루를 온전히 혼자 보냈다는 사실이 더 크게 남았을 것입니다.
신천옥사우나
목욕탕·사우나온양온천역 인근 목욕탕 거리에 자리한 사우나입니다. 하루에 목욕탕 여러 곳을 도는 손님들의 코스에 자주 포함됩니다.
우리 동네 목욕탕은 목욕비가 1.4만원을 찍었다. 이러다가 목욕비가 영화비가 될 거 같다
- 주소
- 온양온천역 인근 목욕탕 거리
- 영업
- 방문 당일 기준 낮 시간대 이용 (정확한 시간은 매장 확인 필요)
- 가격
- 인근 현대탕 기준 목욕비 6,000원대
- 비고
- 온양온천역 인근 현대탕·신정관과 함께 도는 코스로 자주 언급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