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리단길) 2층에 올라가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됩니다
혼자 온 사람은 조용히 앉아 있었고, 비 오는 날 찾아온 사람은 건물 외관부터 마음을 뺏겼고, 일요일 오픈 시간에 맞춰 온 사람은 공간을 제대로 느끼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03.25
- 골목
- 송리단길

석촌역에서 백제고분로43길로 접어들면 건물 한 채를 통째로 쓰는 카페가 보입니다. 뷰클런즈, 정확히는 스웨덴 커피 브랜드 비외르클룬즈가 한국에서 연 공간입니다. 계단 옆으로 철제 테이블이 늘어서 있고 화강암 외벽 위로 테라스 좌석이 이어집니다. 송리단길에 카페가 워낙 많아 그냥 지나칠 법도 한데, 건물 하나를 다 쓰는 규모가 걸음을 세웁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구조가 조금 낯섭니다. 1층은 주문하는 자리와 앉는 자리가 함께 있고, 2층은 앉는 자리만 있습니다. 커피는 1층에서만 주문할 수 있고, 2층은 그렇게 받아 든 잔을 들고 올라가 머무는 곳입니다. 처음 온 사람은 1층만 보고 나가기 쉬운 구조인데, 다녀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2층까지 올라가 봐야 이 공간을 다 본 거라고 말합니다.


이 카페 이름의 뜻을 먼저 알고 가면 다르게 보입니다. 2층 계단참에 놓인 팻말에는 '뷰클런즈하다'라는 동사가 새겨져 있는데, 잠시 멈추고 오롯이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는 뜻이라고, 영어로는 pause라고 적혀 있습니다. 벽에는 각 층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이콘으로 나뉘어 붙어 있습니다. 1층은 Order·Talk·Relax, 2층은 Relax·Music·Exhibition·Book, 그리고 마지막 하나가 Do nothing입니다. 2층은 13세 미만이 들어올 수 없는 노키즈존이기도 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자리를 이렇게 대놓고 적어 둔 카페는 흔치 않습니다.
편백 향이 알려주는 것
송리단길 카페를 여러 곳 다녀 본 사람도 이곳에서는 다르게 느꼈다고 적었습니다. 처음 들어섰을 때부터 일반적인 카페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고,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에 은은한 편백 향까지 더해져 잠깐 쉬어가기 좋았다고 했습니다. 갔던 날은 카페 안이 굉장히 조용했는데, 그냥 조용한 카페라기보다는 잠깐 앉아서 아무 생각이나 해도 괜찮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고, 그래서 '사유하는 공간'이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남겼습니다. 조용히 책을 읽거나 혼자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할 때 다시 오면 좋겠다는 말로 글을 맺었습니다.


또 다른 방문자는 아예 공간을 제대로 느껴 보고 싶어서 일요일 오픈 시간에 맞춰 친구와 함께 왔다고 적었습니다. 사람이 많아지기 전부터 천천히 둘러보고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다 보니 생각보다 훨씬 오래 머물게 됐다고, 왜 대형 카페로 불리는지 알 것 같았다고 했습니다. 무화과 빙수와 스웨덴 밀크티를 시켜 먹었고, 석촌호수 쪽을 둘러본 뒤 잠시 쉬어가기에도 좋은 위치였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세 사람이 각자 다른 요일, 다른 이유로 이 카페를 찾았지만 결국 같은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여기는 오래 머무는 곳이라는 말입니다.
뷰클런즈
카페 (스웨덴 커피 로스터리)2층짜리 건물을 통으로 쓰는 카페로, 1층은 주문과 좌석이 함께 있고 2층은 좌석만 있는 조용한 공간입니다. 비외르클룬즈라는 스웨덴 커피 브랜드가 연 곳으로, 원두 로스팅부터 스웨덴식 밀크티까지 직접 냅니다.
그래서 저는 '사유하는 공간'이라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 주소
- 서울 송파구 백제고분로43길 10 1층
- 영업
- 매일 12:00 - 22:00 (라스트오더 21:30)
- 가격
- 커피류 5,800원~7,200원 / 시그니처 스웨덴 밀크티 6,800원
- 비고
- 주차 불가 (인근 송파연세빌딩·송파여성문화회관 유료주차장 이용) / 2층은 13세 미만 입장 불가한 노키즈존 / 테라스 좌석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