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해미읍성 골목) 남탕과 여탕 사이에서 커피를 마십니다
옛 목욕탕 청운대중탕이 카페가 됐습니다. 매표소도, 남탕 여탕 간판도, 사물함도 그대로 남겨둔 채로요.
- 글
- alleymag.
- 발행
- 2026.10.13
- 골목
- 서산 해미읍성 골목

해미읍성에서 얄개분식 골목으로 들어서면, 동일철물이라는 간판이 걸린 건물 옆으로 좁은 길이 하나 나옵니다. 그 길 끝에 카페바뇨가 있습니다. 간판을 보기 전까지는 여기에 카페가 있을 거라고 짐작하기 어려운 위치라, 골목 안쪽이라 처음엔 살짝 긴장했다는 후기가 여럿입니다. 막상 찾아가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말도 함께 따라옵니다.
이곳은 원래 청운대중탕이라는 동네 목욕탕이었습니다. 그 건물을 고쳐 카페로 바꾸면서, 보통의 리모델링과는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목욕탕의 흔적을 지우지 않고 그대로 살려 둔 것입니다. 입구의 매표소가 그대로 남아 있고, 대인 삼천오백 원이라고 적힌 옛 요금표도 그 자리에 걸려 있습니다. 지금 목욕탕 시세를 생각하면 때수건 한 장 값이라고 신기해하는 손님들이 많습니다.


문을 열면 남탕입니다
주문은 한쪽 건물에서 하고, 자리는 옛 목욕탕 건물로 건너가서 찾아야 합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과거로 시간여행을 온 듯한 기분이 든다고 적은 손님이 있을 정도로, 내부는 목욕탕 구조를 거의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남탕과 여탕이라고 적힌 표지판이 벽에 그대로 붙어 있고, 때를 밀던 자리와 머리를 말리던 자리, 찜질방까지 좌석으로 바뀌어 남아 있습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남탕에 들어가 봤다는 손님의 농담 섞인 후기도 있습니다.
벽에 달린 낡은 나무 문은 옛 목욕탕 구성품을 그대로 가져온 듯한 모습이고, 나무로 된 사물함은 책장으로 다시 쓰이고 있습니다. 콘크리트 질감을 살린 벽면과 복고풍 소품들이 곳곳에 자리해,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좋아할 공간이라는 평이 많습니다.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을 거쳐 문을 연 곳으로 보인다는 추측도 있는데, 그만큼 공간을 바꾸는 과정에 공을 들인 흔적이 보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름값을 하는 굴뚝빵
메뉴판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굴뚝빵입니다. 주문이 들어가면 그 자리에서 바로 구워 내는데, 굴뚝 모양으로 길게 뽑아낸 빵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합니다. 설탕과 시나몬을 입힌 기본 맛부터 초코, 견과류,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메뉴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고, 갓 구운 빵의 달콤한 향이 카페 안을 가득 채운다고 여러 손님이 공통으로 적었습니다. 시그니처 음료는 바뇨라떼이고, 쌍화차가 유명하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다른 지역 카페에서는 보기 어려운 기념품도 있습니다. 해미읍성 방향제, 천수만 철새 초콜릿, 국제 성지 초콜릿처럼 이 지역의 장소와 이야기를 담은 소품들이 진열대에 놓여 있어, 여행의 기억을 가져가고 싶은 손님들의 눈길을 끕니다. 얼그레이와 솔티카라멜, 아몬드로 맛을 낸 휘낭시에와 스콘도 함께 팔립니다.
해미읍성을 한 바퀴 돌고 땀을 식히러 들어오기 좋은 거리에 있습니다. 관광지 근처에서 흔히 보는 프랜차이즈 카페와는 다른, 이 동네에서만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찾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러볼 만합니다.
카페바뇨
카페(이색·레트로)동네 목욕탕이던 건물을 그대로 살려 만든 이색 카페로, 남탕·여탕 표지판과 매표소, 사물함까지 보존하고 있습니다.
옛날 대중목욕탕을 살린 포인트가 구석구석 보여서 재밌었어요.
- 주소
- 충남 서산시 해미면 읍성마을4길 19
- 영업
- 11:00~18:00(금·토는 19~20시까지 연장되는 경우 있음), 화요일 또는 월요일 휴무(게시물마다 다름)
- 가격
- 굴뚝빵·음료 메뉴 각 5,000~7,000원대, 기념 초콜릿 7,000~12,000원대
- 비고
- 옛 청운대중탕 건물 개조, 얄개분식 골목 안쪽, 공영주차장 또는 매장 앞 소규모 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