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26 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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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스팟555
실측 업소0
기록 시작2026.09

(전주 객리단길) 카페거리였던 곳에, 해가 지면 다른 간판이 켜진다

2016년, 재개발구역이 풀린 이 골목에 처음 들어선 것은 카페와 빵집이었다. 그런데 요즘 이 골목의 기록을 찾아보면 안주와 야장, 하이볼이 먼저 걸린다. 낮과 밤의 얼굴이 다른 골목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글
alleymag.
발행
2026.10.05
골목
전주 객리단길
카페거리였던 곳에, 해가 지면 다른 간판이 켜진다
Artwork by alleymag.

2016년, 10여 년간 묶여 있던 재개발구역 지정이 풀리면서 이 골목에 소자본 청년 창업가들이 모여들었다.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40여 개가 넘는 가게가 들어섰고, 그 대부분은 커피와 빵을 파는 곳이었다. 전주객사 뒷골목이 카페거리로 불리기 시작한 것이 그 무렵이다.

지금도 이 거리에는 카페가 많다. 그런데 최근 이 골목을 다녀간 이들의 기록을 모아보면, 더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따로 있다. 안주, 야장, 이자카야, 하이볼, 웨이팅. 낮의 거리를 설명하던 단어와는 결이 다른 말들이다.

Artwork by alleymag.

한 방문자는 이 골목의 어느 술집을 두고 '객리단길의 터줏대감이자 웨이팅 필수 핫플'이라고 적었다. 또 다른 방문자는 야장 분위기가 좋아 보여 미리 찜해 두었다가 친구들을 만난 김에 찾아갔다고 썼다. 이자카야, 혼술바, 포차식 술집이 이 골목 곳곳에 자리를 잡았고, 그중 여러 곳이 밤이면 자리가 꽉 찬다는 기록을 남긴다.

골목 안내판에는 이런 문장이 적혀 있다. 밤이 되면 각지의 여행자들이 이 거리로 모여들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재미있는 일화들이 생겨나는 이 거리를 여행자들이 순례길처럼 부르기 시작했다는 내용이다. 이 거리 스스로도 밤의 정체성을 숨기지 않는 셈이다.

Artwork by alleymag.

그렇다고 카페가 밀려난 것은 아니다. 빵집 앞에는 여전히 이른 아침부터 줄이 선다. 조용히 책을 읽거나 노트북을 펼치는 사람들도 여전히 이 골목의 카페를 찾는다. 다만 해가 지면 그 손님들이 자리를 비우고, 다른 손님들이 그 자리를 채운다. 하나의 골목이 낮과 밤, 두 개의 다른 장사를 번갈아 하는 셈이다.

이 변화는 누가 기획한 것이 아니다. 2016년 이 골목에 처음 문을 연 이들은 카페와 빵집을 염두에 두었을 뿐, 몇 년 뒤 이 자리가 밤의 술집거리로 더 자주 불리게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임대료가 비교적 낮은 골목에 가게가 빠르게 들어서고 빠르게 손님을 모으는 사이, 저녁 장사가 더 유리한 업종이 자연스럽게 늘어난 결과에 가깝다.

Artwork by alleymag.

이 골목과 바로 붙은 다른 거리를 찾는 발걸음들도 있다. 방문자들의 기록을 보면 두 거리의 이름을 나란히 쓰거나, 도보로 몇 분이면 오갈 수 있다고 적은 경우가 적지 않다. 가까운 두 골목 사이에서 경계가 또렷하지 않게 느껴진다는 인상도 여러 기록에서 반복된다. 밤의 거리가 넓어지고 있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빠르게 채워진 골목은 그만큼 빠르게 바뀌기도 한다. 어느 가게가 새로 생기고, 또 어느 가게가 조용히 간판을 내리는지는 이 골목을 자주 찾는 사람만 안다. 2016년의 카페거리가 지금의 술집거리로 읽히듯, 몇 해가 더 지나면 이 골목은 또 다른 단어로 설명될지도 모른다. 이 거리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아마, 계속 변한다는 사실 하나뿐일 것이다.

FIELD PHOTOS : 현장에서 모은 사진
SCENE 01 : 해가 진 뒤의 테이블
이자카야를 다녀간 방문자가 남긴 사진입니다. 저녁 시간, 칸막이 테이블마다 사람이 들어차 있고 조명마다 다른 색이 섞여 있습니다.이자카야를 다녀간 방문자가 남긴 사진입니다. 저녁 시간, 칸막이 테이블마다 사람이 들어차 있고 조명마다 다른 색이 섞여 있습니다.
▲ 전북 전주시 완산구 다가동4가 · 2026.04 / 사진 samja0122 · https://blog.naver.com/samja0122/224269236918 이자카야를 다녀간 방문자가 남긴 사진입니다. 저녁 시간, 칸막이 테이블마다 사람이 들어차 있고 조명마다 다른 색이 섞여 있습니다. 기대 이상이었다는 짧은 평과 함께 남긴 야간 풍경입니다.
SCENE 02 : 테이블 위의 불빛
혼술바를 찾은 방문자가 남긴 사진입니다. 오락기와 인형이 놓인 테이블 위로 조명 하나가 술잔을 비추는 장면인데, 혼자 와도 어색하지 않은 아늑한 자리라는 인상을 남겼습니다.혼술바를 찾은 방문자가 남긴 사진입니다. 오락기와 인형이 놓인 테이블 위로 조명 하나가 술잔을 비추는 장면인데, 혼자 와도 어색하지 않은 아늑한 자리라는 인상을 남겼습니다.
▲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주객사1길 · 2026.08 / 사진 co25123 · https://blog.naver.com/co25123/224368028069 혼술바를 찾은 방문자가 남긴 사진입니다. 오락기와 인형이 놓인 테이블 위로 조명 하나가 술잔을 비추는 장면인데, 혼자 와도 어색하지 않은 아늑한 자리라는 인상을 남겼습니다.
업소 변화에 대한 서술은 2026년 8~10월 사이 이 골목을 다녀간 방문자들의 네이버 블로그 기록을 종합해 쓴 관찰이며, 공식 상권 집계를 인용한 것은 아니다. 2016년 재개발구역 해제와 초기 카페·빵집 중심 형성 과정은 경향신문·쿠키뉴스·국민일보 등의 보도를 바탕으로 했다. 발행 이후 새로 확인되는 방문 기록이 있으면 내용을 갱신한다.
객리단길전주완산구야장상권변화앨리매거진alleym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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