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보수동 책방골목) 헌책방을 지나야 나오는 로스터리 한 잔
대영서점 간판을 지나 몇 걸음, 원두 향이 책 냄새를 슬쩍 밀어냅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06.21
- 골목
-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

보수동 책방골목을 걷다 보면 은은한 커피 향에 이끌려 멈춰 서게 되는 자리가 있습니다. 책방거리 초입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 헌책방 구경에 지친 다리를 쉬어가기 좋은 로스터리 카페 인앤빈입니다. 대청로 61-3, 골목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는 길에 대영서점이라는 오래된 헌책방 간판을 지나야 나오는 자리라, 책방거리 특유의 공기를 몸으로 한 번 통과한 뒤에야 만나게 되는 카페이기도 합니다.
문을 열면 은은한 원두 향이 가장 먼저 반겨줍니다. 우드톤 인테리어로 군더더기 없이 꾸며져 있고, 주문대 안쪽 벽에는 플립시계와 조명, 초록빛 열매 그림 액자가 걸려 포인트를 냅니다. 테이블 간격이 여유로운 편이라 혼자 앉아 시간을 보내기에도,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기에도 편하다는 이야기가 여러 방문자에게서 공통으로 나옵니다.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쓰는 곳답게 카운터 한쪽에는 원두와 드립백이 정갈하게 진열되어 있어, 선물용으로 사 가는 손님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취향껏 고르는 원두
블루리본에 오른 곳이라 커피를 마시기 전부터 기대를 품고 오는 손님이 많습니다. 원두를 취향대로 고를 수 있는 것이 이 집의 특징인데, 화사한 산미가 도는 원두는 과일 같은 산뜻함으로 입안을 깨워주고, 깊고 고소한 원두는 보수동의 세월을 닮은 묵직함으로 다가온다고 적은 손님이 있었습니다. 산미 있는 커피를 좋아해 대구에서 살면서도 근처에 올 때마다 챙겨 온다는 단골도, 오트 라떼의 곡물 향이 기대보다 옅었다며 담백하게 아쉬움을 남긴 손님도 있었습니다. 같은 카페라떼를 두고도 누군가는 산뜻한 밸런스를 칭찬하고 누군가는 조금 더 진한 고소함을 그리워한 셈인데, 이런 엇갈림이야말로 이 집 원두가 개성이 뚜렷하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디저트로는 크레이프 케이크가 자주 언급됩니다. 한 겹씩 정성스럽게 구운 시트가 켜켜이 쌓여 있어 포크로 돌돌 말아 먹어도, 한 번에 푹 떠먹어도 좋다는 평입니다. 겨울이면 딸기 케이크가 올라오는데, 그 맛을 잊지 못해 다음 겨울을 기다려 다시 찾아온 단골도 있었습니다. 방문한 날 딸기 케이크가 없어 아쉬운 대로 컵케이크로 대신했다는 후기도 있어, 계절 메뉴를 노린다면 시기를 가늠해 가는 편이 낫겠습니다.


책방거리와 이 카페의 거리감을 두고도 방문자마다 표현이 조금씩 다릅니다. 어떤 이는 깡통시장 근처인데 이 골목만은 조용해서 좋다고 했고, 어떤 이는 남포동 시장의 시끌벅적함을 벗어나 조금만 걸어 들어왔을 뿐인데 시간이 멈춘 듯한 골목이 나온다고 적었습니다. 오래된 책들이 쌓인 헌책방 골목 안에 이런 로스터리 카페가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처음 오는 사람에게는 의외로 다가오는 모양입니다.
디저트 진열장도 눈여겨볼 자리입니다. 콜드브루 원액과 컵케이크가 나란히 놓여 있어 보기만 해도 손이 가고, 신메뉴로 나온 딸기 우유 케이크를 다음 방문 때 꼭 먹어보겠다고 적어둔 손님도 있었습니다. 원두를 추천받으며 직원과 몇 마디 나누는 시간도 이 카페를 다시 찾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힙니다. 책방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발견했다는 사람도, 겨울 케이크 하나만 보고 일부러 다시 찾아왔다는 사람도 있으니, 찾아오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지만 자리를 뜨는 표정만큼은 다들 비슷하게 만족스러워 보입니다.
인앤빈
로스터리 카페책방골목 안쪽, 대영서점 헌책방을 지나 만나는 로스터리 카페입니다. 직접 로스팅한 원두로 산미와 고소함을 취향껏 고를 수 있고, 크레이프 케이크와 계절 딸기 케이크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부산 보수동 책방 골목의 아날로그적인 감성과 인앤빈의 전문적인 커피 맛이 만나니 일상이 특별해지는 기분이었어요.
- 주소
- 부산 중구 대청로 61-3
- 영업
- 매장 안내 참고(시즌 메뉴 변동 있음)
- 가격
- 아메리카노 · 라떼 4,500원대 안팎 · 크레이프 케이크 · 컵케이크
- 비고
- 블루리본서베이 등재 · 원두 취향 선택 가능 · 키오스크 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