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지동 시계골목) 청계어시장, 반찬이 먼저 깔리고 지리탕이 마지막에 오는 골목 저녁
예약하고 간 사람도, 예약 없이 들른 사람도 골목에 자리를 얻었습니다. 계절이 다른 세 사람의 저녁이 반찬에서 시작해 탕으로 끝납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03.07
- 골목
- 예지동 시계골목

을지로 3가와 4가 사이 골목상권 안에 청계어시장이 있습니다. 이곳을 찾아온 이유는 세 사람이 저마다 달랐습니다. 한 사람은 정기적으로 모이는 자리에서 추천을 받아 처음 발을 들였고, 다른 한 사람은 을지로에 야장으로 유명한 곳이 있으니 회 야장도 있지 않을까 싶어 검색하다 이 집을 찾아냈습니다. 또 한 사람은 생일 저녁을 이곳에서 보내려고 미리 예약을 해 두었습니다. 이름만 보면 시장 좌판이 떠오르지만, 세 사람의 기록이 모두 가리키는 곳은 골목 안에서 저녁상을 차려 내는 횟집입니다. 그 저녁상이 어땠는지를 세 사람의 시점으로 나란히 놓아 봅니다.
찾아가는 길에 대해서는 같은 말이 남아 있습니다. 주소는 서울 중구 창경궁로 67-13이고, 골목상권 안에 있어서 「아는 사람만 가는 곳」이라는 표현이 붙었습니다. 다른 한 사람은 「골목에 딱 있습니다」라고 적었습니다. 차를 가져가면 주차공간이 없고 주차비도 비싸다고 하니, 대중교통으로 내려서 골목까지 걸어 들어가는 편이 마음 편하겠습니다. 가는 길은 네이버 지도에서 청계 어시장으로 찾아보시면 됩니다.


예약을 할지, 그냥 갈지
보통은 미리 이모님께 전화를 드리고 예약해서 가는 것 같다고 한 사람이 적었습니다. 예약한 인원만큼 재료를 준비해 두시는 듯하다는 것입니다. 그 사람은 평일 오후 7시쯤 예약 없이 들렀는데, 이모님이 여유분이 있는지 살펴 주신 뒤 바로 바깥에 자리를 깔아 주셨다고 합니다. 자기들 뒤로도 한두 팀이 더 들어왔다고 하니, 재료만 넉넉하면 예약 없이도 자리가 나는 집입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예약하고 가시길 권한다는 말을 함께 남겼습니다. 여럿이 모이는 저녁이라면 미리 전화로 인원을 알려 두시고, 예약 없이 가신다면 여유분이 있는지부터 여쭤 보세요.
자리는 계절과 날씨에 따라 달라집니다. 날씨가 좋은 가을 저녁에는 골목 바깥에 자리를 깔아 주었고, 안쪽에도 자리가 있어서 어느 쪽에 앉아도 걱정 없이 「이모카세」를 즐길 수 있다고 그 사람은 반가워했습니다. 이모님은 인원수만큼 2인분을 주문하면 그 수에 맞춰 상을 차려 주셨습니다. 추위가 시작될 무렵 찾아간 사람은 이때부터 야장을 펴지 않는다고 해서 주방 건너편 자리를 받았는데, 신발을 벗기 싫어 바깥으로 옮겨 달라고 했더니 그렇게 해 주셨다고 합니다. 그 뒤에 온 손님들은 추워도 바깥에 앉았다고 하니, 골목 자리를 찾는 마음은 계절을 타지 않는 모양입니다. 봄에 다시 간 날은 18도까지 올라서 야장에 앉았다고 하고요. 다만 매장 안 테이블 수가 적다는 아쉬움도 한 사람의 기록에 남아 있으니, 날씨가 좋으면 바깥을, 쌀쌀하면 안쪽 자리가 있는지 이모님께 먼저 여쭤 보세요.


반찬이 먼저, 회는 그다음
상이 차려지는 순서는 두 사람의 기록이 겹칩니다. 기본 반찬이 먼저 놓이고, 그 반찬에 한 잔 두 잔 마시다 보면 부침개가 나오고, 그다음에 회가 나옵니다. 반찬만 해도 기본 8찬이라 안주나 다름없다는 것이 한 사람의 말이었습니다. 다른 한 사람은 굴과 전, 꼬막, 오징어숙회, 버섯볶음 같은 술안주가 반찬으로 깔렸다며 이 반찬만으로 소주 한 병은 가능하다고 적었습니다. 봄에 다시 간 날에도 반찬으로 소주를 마실 수 있다는 말은 그대로였습니다. 반찬과 안주는 이모님께 말씀드리면 리필해 주신다고 하니, 입에 맞는 접시가 있으면 한 번 더 부탁해 보세요.
메인인 회는 그날 들어온 재료에 따라 얼굴이 바뀝니다. 6월에 찾은 사람의 상에는 광어와 숭어, 참돔, 농어가 모둠회로 올랐고, 추위가 시작될 무렵 네 명이 간 자리에는 부위가 여러 종류였으며 방어도 있어서 좋았다고 합니다. 봄에 다시 간 사람은 2인분 회가 꼬독하고 양도 많았다고 적으면서, 그날그날 계절마다 다르게 내어 주신다고 덧붙였습니다. 정해진 메뉴판을 펼치는 대신 그날의 상을 받는 집이라, 무엇이 나올지는 앉아서 받아 보아야 압니다. 좋아하는 생선이 있다면 예약하실 때 넌지시 여쭤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한 사람은 이 집을 통영의 반다찌에 견주었습니다. 술을 주문하면 안주가 나오는 통영 선술집의 방식이 다찌인데, 통영에서만 맛볼 수 있던 반다찌를 서울에서 만났다는 것입니다. 값을 말하는 대목에서는 세 사람이 같은 숫자를 적었습니다. 모둠회가 1인 3만원이라는 것이고, 세 사람 모두 글 제목에 3만원을 넣었습니다. 통영에서 반다찌가 보통 2만원~5만원 사이라는 그 사람은 서울에서 인당 3만원이면 가성비가 아주 좋은 값이라고 했습니다. 값은 바뀔 수 있으니 예약 전화를 하실 때 한 번 더 확인해 두세요.
회가 나오고 나면 접시가 하나둘 더 옵니다. 중간중간 튀김과 부친개, 해산물이 나온다고 한 사람은 적었고, 다른 한 사람은 먹다 보면 두부김치와 조림 같은 것이 나오는데 그게 정말 맛있었다고 했습니다. 생일이라고 사장님이 튀김을 더 내주셨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봄에 다시 간 날에는 김치를 좋아한다고 말씀드렸더니 이것저것 더 챙겨 주셔서 조림에 전까지 다 맛있었다고 하니, 이 집의 접시는 말을 걸수록 하나씩 더 놓이는 모양입니다. 입맛에 맞는 게 나오면 이모님께 맛있다는 말부터 건네 보세요.
끝은 탕입니다. 회를 다 먹어 갈 즈음 지리로 할지 매운탕으로 할지 정해서 말씀드리면 된다고 한 사람이 적었고, 다른 한 사람은 맑은 지리탕이 술해장 같은 손맛이라고 했습니다. 봄에 다시 간 사람은 마지막을 지리탕으로 마무리하면서 배만 안 불렀으면 다 먹었을 텐데, 다음에는 소주를 더 마시겠다고 적었습니다. 탕이 나올 때쯤이면 상 위는 이미 넉넉하니, 지리와 매운탕 중 어느 쪽으로 할지는 회를 먹는 동안 미리 정해 두세요.


미리 알고 가면 좋은 것
아쉬운 점도 솔직하게 남아 있습니다. 화장실이 별로라는 이야기를 한 사람은 두 번의 방문 글에 모두 적었습니다. 바가지로 물을 내려야 하는 푸세식이라며, 멀어도 근처 세운상가 화장실을 다녀오라고 권했고, 봄에 다시 간 글에서도 화장실만 빼고 마음에 든다고 했습니다. 주차가 어렵다는 점과 매장 안 테이블 수가 적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혔습니다. 그래도 두 사람은 이모님과 도와주시는 분들의 친절을 이야기했습니다. 부부가 하시는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음식이 나오기 전부터 감동했다는 사람이 있었고, 김치를 좋아한다는 말에 이것저것 챙겨 주셨다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화장실은 나서기 전에 근처에서 해결하고 들어가시면 됩니다.
이곳에서 2~3시간 동안 젓가락을 움직이다 1차를 마무리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그 시간 동안 상 위에는 반찬이 오가고 회와 튀김과 탕이 차례로 놓였다고 합니다. 시간을 넉넉히 잡고 가셔서 반찬부터 천천히 드시고, 탕이 나올 즈음에는 소주 한 잔쯤 남겨 두었다가 지리탕 국물과 함께 비워 보세요. 내 돈 내고 내 사람들과 또 가고 싶은 곳이라고 적은 사람도 있습니다.
청계어시장
횟집 (골목 야장, 모둠회 코스)골목상권 안에 있어 아는 사람만 간다는 횟집입니다. 기본 반찬과 부침개, 모둠회, 튀김, 지리탕 또는 매운탕 순으로 상이 나오고, 회는 그날그날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외부에도 골목에 깔아주시지만 안에서도 걱정없이 이모카세를 즐길 수 있으니 최고!
- 주소
- 서울 중구 창경궁로 67-13
- 영업
- 정확한 영업시간은 기록에 없어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합니다 (점심 메뉴와 오늘의 메뉴가 따로 있다는 기록)
- 가격
- 모둠회 1인 3만원 (세 사람이 공통으로 적은 값)
- 비고
- 주차공간 없음 / 예약을 권하는 기록 있음 / 골목 야장 자리와 안쪽 자리 / 반찬 리필 가능 / 화장실은 아쉽다는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