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지동 시계골목) 코스코, 우연히 걸어 들어갔다가 지갑이 위험해진 시계줄 가게
쿼츠 시계 배터리나 갈아 볼까 하고 들른 세운스퀘어에서, 서랍마다 시계줄이 100개 가까이 쌓인 가게를 만났습니다. 이 골목을 다룬 기록 중 아직 이 집을 다녀간 건 한 건뿐이지만, 그 한 사람의 눈에 담긴 것만으로도 충분히 자세했습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03.22
- 골목
- 예지동 시계골목

예지동 시계골목의 상인들과 기술자들은 재개발로 오래 자리를 지키던 골목을 떠나 바로 옆 세운스퀘어로 터전을 옮겼습니다. 세운상가와는 다른 건물이라는 점을 헷갈려 하는 사람이 많은데, 종로3가와 5가 사이에 있고 크게 세 개 동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코스코는 그중 본관 3층 305호에 있는 시계줄 전문점입니다.
이 집을 다녀간 사람은 쿼츠 시계 몇 개의 배터리를 교체하러 세운스퀘어에 들렀다가, 둘러보던 중 우연히 이 가게를 발견했다고 적었습니다. 시계 수리의 성지라 불리는 건물답게 2층부터 각 층마다 자잘한 시계 수리점들이 늘어서 있는데, 그 가운데서도 유독 시계줄 종류가 다양해서 걸음을 멈추게 됐다는 것입니다. 혼자 알기 아까워 글을 남긴다고 적은 문장에서, 그날 발견의 기쁨이 얼마나 컸는지가 짐작됩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진열장 가득 늘어선 시계줄이었습니다. 색깔별로, 재질별로 줄을 세워 둔 서랍이 몇 단이나 이어졌고, 그중에는 19밀리미터처럼 흔치 않은 사이즈까지 갖춰져 있었다고 합니다. 사장님은 거짓말 안 하고 시계줄을 거의 100개 가까이 꺼내 보여 주며 함께 골라 주었는데, 워낙 종류가 다양해서 취향에 맞는 제품을 하나쯤 발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적었습니다. 지갑이 위험해지는 곳이라는 표현이 그래서 나온 모양입니다.
노모스 시계도 판매하고 있다는 기록을 보면, 이곳이 그저 줄만 갈아 끼우는 수리점이 아니라 시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구경만으로도 시간 가는 줄 모를 만한 곳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검은 가죽줄을 매어 두었던 사각형 시계에 연갈색 가죽줄을 새로 끼운 사진과, 도마뱀 무늬가 들어간 줄을 고른 사진을 함께 남겼는데, 같은 시계도 줄 하나로 인상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걸 눈으로 보여 줍니다.


영업일은 월요일, 목요일, 토요일로 다른 가게들과 결이 다릅니다. 세운스퀘어 안 작은 수리점들이 저마다 영업일을 다르게 잡는 경우가 있다 보니, 찾아가기 전에 네이버 지도에서 코스코를 검색해 그날 문을 여는지 확인해 두는 편이 헛걸음을 줄이는 길입니다. 이 방문객도 영업일을 미리 검색해서 확인해 두라고 따로 당부를 남길 만큼, 닫힌 셔터 앞에서 발길을 돌린 사람이 적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세운스퀘어는 크게 세 개 동으로 나뉘어 있어서 처음 가는 사람은 어느 건물로 들어가야 할지 헷갈리기 쉽습니다. 건물 앞에 화살표로 동을 표시해 둔 안내가 있다고 하니, 그걸 따라가면 헤매는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시계 수리의 성지라는 별명이 붙은 곳인 만큼, 코스코 말고도 층마다 크고 작은 수리점과 부품상이 촘촘히 들어차 있어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는 게 이 방문객의 소감이었습니다.
이 골목을 다룬 기록 가운데 코스코를 다녀간 건 아직 이 한 건뿐입니다. 그래도 한 사람이 남긴 시선만으로 이 가게가 어떤 곳인지는 충분히 그려집니다. 우연히 배터리를 갈러 들어갔다가 시계줄 앞에서 발이 묶인 그 오후처럼, 이 골목은 여전히 뭔가를 우연히 발견하게 만드는 자리인 듯합니다.
코스코
시계줄 전문점세운스퀘어 본관 3층에 자리한 시계줄 전문점. 예지동 시계골목 상인들이 재개발로 옮겨 온 세운스퀘어 안에서, 다양한 시계줄을 갖춘 곳으로 소개됩니다.
거짓말 안 하고 시계줄을 거의 100개 가까이 보여 주시면서 같이 골라 주셨어요
- 주소
-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 109 세운스퀘어 본관 3층 305호
- 영업
- 월·목·토 영업 (그 외 요일은 네이버 지도에서 미리 확인 권장)
- 가격
- 시계줄 종류·사이즈별 상이 (19밀리미터 등 특수 사이즈 포함)
- 비고
- 세운상가와는 다른 건물 / 세운스퀘어는 본관·라이프관 등 여러 동으로 구성 / 노모스 시계 판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