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26 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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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스팟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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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시작2026.09

(속초 중앙시장 닭강정골목) 닭강정집 네 곳이 한 골목에서 서로를 이긴다

만석이냐 중앙이냐, 아니면 TV에 나왔다는 그 집이냐. 닭전골목에 들어서는 순간 누구나 같은 선택 앞에 선다. 좁은 통로 하나에 간판이 늘어나면서, 줄은 더 길어졌고 비교는 더 깐깐해졌다.

글
alleymag.
발행
2026.10.05
골목
속초 중앙시장 닭강정골목
닭강정집 네 곳이 한 골목에서 서로를 이긴다
Artwork by alleymag.

속초관광수산시장 제2문을 들어서면 천장 비닐 지붕 아래로 빨강 노랑 간판이 끝없이 이어진다. 그 아래, 포장 회를 파는 좌판 위로 알록달록한 파라솔이 줄지어 서 있다. 시장은 넓지만 닭전골목만큼은 걸음이 유독 더뎌진다. 멈춰 서서 간판을 읽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2010년 2월, SBS 모닝와이드가 이 골목의 만석닭강정을 연매출 5억원의 가게로 소개한 뒤로 닭전골목의 지형은 달라졌다. 방송 전까지는 동네 사람들이 익숙하게 드나들던 닭집 몇 곳이었는데, 방송 이후 그 몇 곳이 '꼭 가봐야 할 집'으로 바뀌었다. 지금 이 골목에서 가장 자주 입에 오르내리는 이름은 만석닭강정과 중앙닭강정이다.

Artwork by alleymag.

둘 중 어디로 가야 하느냐는 질문은 이 골목을 다녀간 사람들 사이에서 거의 통과의례처럼 반복된다. 한쪽은 방송에 나온 원조라는 수식이 따라붙고, 다른 한쪽은 '본점'이라는 이름을 걸고 그 옆을 지킨다. 매운맛과 순한맛의 비율, 튀김옷의 두께, 그날그날의 대기 줄 길이까지 비교 대상이 된다.

줄은 셋으로 갈라진다

만석과 중앙 사이에서 고민하던 발걸음은 또 다른 간판 앞에서 한 번 더 멈춘다. 서민갑부 시장닭집이다. 방송 프로그램 '서민갑부'에 소개된 뒤로 이름 자체가 간판이 된 집이다. 더덕닭강정과 마늘닭강정을 내세우는데, 비슷한 간판이 골목 안에 여럿이라 서민갑부 방영 문구와 간판 색을 보고 찾아가야 한다는 말이 방문자들 사이에서 돈다.

Artwork by alleymag.

북청닭강정도 빼놓을 수 없다. 만석과 중앙 사이의 유명세 경쟁과는 조금 다른 자리에서, 오래 다닌 사람들이 "여기도 알아둘 만하다"며 조용히 추천하는 집이다. 유명한 두 집에 사람이 몰리는 동안, 상대적으로 한산한 이 골목의 다른 간판으로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도 있다.

줄을 서는 풍경은 닭강정집 앞에서만 벌어지지 않는다. 막걸리 술빵을 파는 가게 앞에서도 김이 피어오르는 찜통 주위로 사람들이 둘러선다. 기다리는 줄의 길이가 그 집의 인기를 말해주는 가장 정직한 지표라는 사실을, 이 골목을 다녀간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다.

Artwork by alleymag.

간판이 늘어난 자리에서는 대개 긴장이 따라온다. 그런데 이 골목에서는 그 긴장이 서로를 밀어내는 쪽보다 나란히 버티는 쪽으로 흘러온 듯하다. 만석과 중앙이 가장 큰 줄을 세우는 동안, 서민갑부와 북청은 저마다의 단골을 키웠다. 방송 한 번으로 시작된 유명세가 골목 전체로 흩어지며, 결국 어느 집을 가든 닭강정 하나는 손에 들고 나오게 되는 구조가 자리 잡았다.

줄이 길어서 돌아섰다는 사람도, 그 옆집에서 더 맛있는 걸 찾았다는 사람도 있다. 어느 쪽이든 닭전골목을 나서는 손엔 종이봉투 하나가 들려 있다. 간판 숫자는 늘었지만, 이 골목이 사람들에게 쥐여 주는 결론은 크게 다르지 않은 셈이다.

FIELD PHOTOS : 현장에서 모은 사진
SCENE 01 : 문 안쪽
gumle8234가 문 안쪽에서 돌아본 통로에는 '속초관광수산시장' 현판 아래로 파라솔과 좌판이 겹겹이 서 있습니다.gumle8234가 문 안쪽에서 돌아본 통로에는 '속초관광수산시장' 현판 아래로 파라솔과 좌판이 겹겹이 서 있습니다.
▲ 강원특별자치도 속초시 중앙동 · 2026.08 / 사진 gumle8234 · https://blog.naver.com/gumle8234/224359799884 gumle8234가 문 안쪽에서 돌아본 통로에는 '속초관광수산시장' 현판 아래로 파라솔과 좌판이 겹겹이 서 있습니다. 같은 블로거가 가까이서 찍은 술빵은 콩이 점점이 박힌 채 김을 올리고 있습니다. 닭강정에 가려 잘 보이지 않지만, 이 골목의 진열대는 닭강정 하나만으로 채워져 있지 않습니다.
SCENE 02 : 붐비는 통로
ilove4145가 찍은 건어물 가게 앞에는 반건조 오징어와 황태가 좌판 가득 펼쳐져 있습니다. 같은 블로거가 돌아서서 찍은 통로에는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걷고 있습니다.ilove4145가 찍은 건어물 가게 앞에는 반건조 오징어와 황태가 좌판 가득 펼쳐져 있습니다. 같은 블로거가 돌아서서 찍은 통로에는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걷고 있습니다.
▲ 강원특별자치도 속초시 중앙동 · 2026.09 / 사진 ilove4145 · https://blog.naver.com/ilove4145/224423655866 ilove4145가 찍은 건어물 가게 앞에는 반건조 오징어와 황태가 좌판 가득 펼쳐져 있습니다. 같은 블로거가 돌아서서 찍은 통로에는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걷고 있습니다. 본인은 얼굴을 흐리게 처리해 올렸는데, 그 정도로 붐비는 통로였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SCENE 03 : 기다리는 사람들
chjfish가 겨울 외투 차림의 사람들 뒤에서 찍은 사진에는 '술빵'이라 적힌 노점 앞으로 줄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chjfish가 겨울 외투 차림의 사람들 뒤에서 찍은 사진에는 '술빵'이라 적힌 노점 앞으로 줄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 강원특별자치도 속초시 중앙동 · 2026.09 / 사진 chjfish · https://blog.naver.com/chjfish/224426477948 chjfish가 겨울 외투 차림의 사람들 뒤에서 찍은 사진에는 '술빵'이라 적힌 노점 앞으로 줄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같은 블로거가 남긴 또 다른 포장마차에는 쌀강정이 수북하게 쌓여 있고, 상인은 비닐봉지를 손에 든 채 다음 손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닭강정이 전국적으로 알려진 계기는 2010년 2월 3일 SBS 모닝와이드가 만석닭강정을 연매출 5억원의 가게로 소개한 방송이었다. 가게 이름과 비교는 2026년 여름부터 가을 사이 올라온 방문 기록을 바탕으로 정리했으며, 실제 맛 평가나 우열을 가리려는 글이 아니다. 영업 상황과 대기 시간은 날짜와 시간대에 따라 크게 달라지니 방문 전 참고만 하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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