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모란시장) 영진네칼국수, 새벽 세 시부터 민 반죽
줄이 길어 발길을 돌렸던 사람도 결국 다시 찾아옵니다. 서른다섯 해째 같은 자리에서 반죽을 미는 손이, 이 골목에서 가장 긴 줄을 만듭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10.13
- 골목
- 성남 모란시장

모란시장 먹거리촌에서 유일하게 손칼국수를 직접 미는 집으로 알려진 영진네칼국수. 장날이면 줄이 가장 길게 늘어서는 가게 중 하나입니다. 천막 아래 좁은 자리인데도 손님이 끊이지 않습니다.
어떤 손님은 지난번 방문 때 줄이 너무 길어 결국 다른 칼국수집으로 발길을 돌렸는데, 그날 먹은 칼국수가 맛이 없었던 기억이 오래 남아 이번에는 아예 일찍 방문해 이 집의 칼국수를 꼭 먹고 가겠다고 마음먹었다고 적었습니다. 칼국수는 회전이 빠른 편이지만 그래도 웨이팅이 긴 편이라, 옆 가게인 장날 해물파전집에서 먼저 결제하고 기다리면 칼국수를 가져다준다는 요령도 후기에 공유되어 있습니다.


함께 곁들이는 해물파전도 인기가 많습니다. 둘이서 칼국수 한 그릇과 파전 한 장을 나눠 먹었는데 양과 조합 모두 만족스러웠다는 평이 있는가 하면, 오전 9시쯤 방문했는데도 이미 서너 테이블이 차 있어 다들 부지런히 움직인다는 걸 실감했다는 후기도 있습니다. 일찍 가야 한다는 말을 실감한 셈입니다.
영진네칼국수
손칼국수모란시장 먹거리촌에서 손으로 미는 칼국수를 내는 집. 서른다섯 해 가까이 반죽을 밀어 온 사장님의 솜씨로 하루 수백 그릇이 팔려 나간다.
내가 힘들어야 손님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다
- 주소
- 경기 성남시 중원구 둔촌대로 68 (모란시장 먹거리촌 내)
- 영업
- 장날 새벽부터 영업 (상시 영업시간은 확인되지 않음)
- 가격
- 가격 정보 확인되지 않음
- 비고
- 모란시장 공영주차장 이용 / 웨이팅 시 인근 해물파전집에서 선결제 후 대기 가능
서른다섯 해를 민 반죽
이 집을 유명하게 만든 것은 맛뿐이 아닙니다. 약 서른다섯 해째 칼국수 반죽을 밀어 온 사장님의 사연이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알려지면서, 이 가게를 찾는 이유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사장님은 모란시장과 김포시장을 오가며 하루 500그릇에서 많게는 800그릇의 칼국수를 팔아낸다고 합니다.
장사 준비는 전날 밤 11시부터 시작됩니다. 육수를 내고 반죽을 20~30판씩 미리 밀어 두었다가, 새벽 3시부터 본격적인 하루를 엽니다. 내가 힘들어야 손님의 불편이 줄어든다는 마음으로, 재료가 떨어지기 전까지는 사리를 무한으로 내어준다고 합니다. 콩국수를 낼 때도 콩 껍질을 일일이 손으로 벗길 만큼 손이 많이 가는 과정을 거친다고 전해집니다.
오랜 세월 무거운 반죽을 밀어 온 탓에 몸이 성한 곳이 없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어깨 인대가 닳아 두 번의 수술을 받았는데도, 반죽 미는 시간이 행복하다며 스스로를 사이보그라 부르고 웃어넘긴다고 합니다. 평생 5일장에서 고생한 어머니를 돕기 위해 칼국수 장사를 시작했다는 사연도 함께 전해집니다.


이런 사연을 모르고 찾아온 손님들도 공통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있습니다. 장날의 북적이는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물건들을 구경하다가, 결국 발길이 닿는 곳은 영진네칼국수라는 점입니다. 어떤 손님은 장을 둘러보다 알록달록한 새들을 파는 모습에 눈길을 빼앗기고, 도넛 가게에 들러 몇 개를 사 먹은 뒤에야 칼국수집 앞에 줄을 섰다고 적었습니다. 그렇게 한 바퀴를 돌고 와도 줄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