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벽엔 45년, 손님 입엔 50년이라 적힌 쌍다리돼지불백의 나이
성북동돼지갈비와 비교하러 온 사람, 넓은 주차장 하나에 마음을 놓은 사람, 파란 리본 스티커를 세어본 사람, 혼자 가도 되냐고 물었던 사람. 성북로23길 기사식당에 남은 네 번의 방문입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09.14
- 골목
- 성북동

성북동에서 돼지불백을 검색하면 반드시 함께 걸리는 두 이름이 있습니다. 하나는 이미 이 매거진이 다녀온 성북동돼지갈비이고, 다른 하나가 쌍다리돼지불백입니다. 실제로 어제 성북동돼지갈비를 다녀온 손님이 오늘은 쌍다리돼지불백을 찾아 두 곳을 나란히 먹어본 기록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둘 다 연탄과 숯불에서 나는 불향이 있어 처음 한입은 비슷한 계열로 느껴졌다고 이 손님은 적었습니다. 그런데 찾아보니 고기 원산지에서 차이가 있었다고 합니다. 성북동돼지갈비는 국내산을, 쌍다리돼지불백은 수입산을 쓰는 것으로 안내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라기보다는 그날의 기분과 취향에 따라 고르면 될 것 같다는 게 두 곳을 다 먹어본 이 손님의 결론이었습니다.


50년이 다 됐다는 기사식당
남편과 함께 근처 소품샵 굿모닝 제너럴스토어를 들렀다가 멀리서 풍겨오는 고기 냄새를 따라왔다는 손님이 있습니다. 검색해보니 성북동에 돼지불백 맛집이 있다고 해서 찾아왔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손님이 적어둔 바로는 쌍다리돼지불백은 1970년에 문을 연 곳으로, 전국에 다섯 개 지점을 둔 가운데 이곳이 본점이라고 합니다. 저녁 시간에 도착하니 좌석의 아홉 할이 이미 차 있었고, 포장과 배달 주문도 끊이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직원이 먼저 "돼지불백 2개요?"라고 물었다는 대목에서는, 이 집에서 무엇을 시킬지 묻는 게 새삼스러운 일이라는 게 느껴집니다. 일반 13,000원, 특 18,000원인 돼지불백이 거의 유일한 선택지처럼 통하는 자리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파무침은 기본 반찬에 나오지 않아 따로 4,000원을 받고, 고기를 양배추에 버터번까지 곁들여 먹고 싶으면 2,000원을 더 냅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이만한 자체 주차장을 갖췄다는 사실에 마음이 놓였다는 말도 이 손님은 잊지 않고 적었습니다.
다른 손님은 이 집을 조금 다르게 봤습니다. 세련된 분위기의 맛집이라기보다 "밥 한 공기 제대로 비우고 나오는 오래된 돼지불백집"에 가깝다는 것이었습니다. 유명한 집이면 불향이 정말 다를지, 고기가 얇아서 아쉽지는 않을지 궁금해하며 주문했는데, 음식은 생각보다 빠르게 나왔다고 합니다. 오래 기다리는 분위기라기보다 회전이 빠른 식당에 가까웠고, 배고픈 채로 갔던 그날은 그 속도가 오히려 반가웠다고 했습니다. 고기는 두툼한 스타일은 아니어서 씹는 맛보다는 양념과 불향으로 먹는 쪽에 가까웠다는 평도 남겼습니다. 혼자 가도 어색하지 않겠냐는 질문에는, 기사식당처럼 빠르게 한 끼를 해결하는 손님들이 자연스러운 분위기라 크게 어색하지 않았다고 답을 남겼습니다. 다만 피크 시간에는 테이블 회전이 빨라 오래 앉아 이야기 나누는 자리는 아닐 수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벽에 적힌 숫자, 사람이 말한 숫자
가게 벽에는 "45년 전통의 연탄불구이 전문점"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습니다. 앞서 1970년 개업이라 적었던 손님의 말을 그대로 따르면 쉰 해에 가깝고, 벽의 문구를 따르면 마흔다섯 해입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보다, 이 집을 다녀간 사람 누구도 "새로 생긴 집"이라고는 말하지 않는다는 점이 더 눈에 띕니다. 유리문에는 11년째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받은 블루리본 서베이 스티커가 파란 리본 모양으로 줄지어 붙어 있습니다. 이걸 보고 "블루리본도 엄청 많이 받은 거 보니 진짜 맛집 인정"이라고 적은 손님도 있었습니다. 인당 주류는 한 병까지만 판매하고, 저녁 8시 이후로는 술을 팔지 않는다는 규칙도 눈여겨본 손님이 있었습니다. 회식보다는 밥 한 끼를 먹으러 오는 자리라는 뜻으로 읽힙니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조개 국물은 셀프로 계속 추가해 먹을 수 있어서, 국물을 좋아하는 이 손님은 눈치 보지 않고 여러 번 리필해 더 배불리 먹었다고 적었습니다. 쌈채소도 계속 채워줘서 좋았다는 말과 함께, 바쁜 맛집치고 사장님이 친절하다는 인상도 남겼습니다. 다만 양이 아주 넉넉한 편은 아니라서, 국물까지 곁들이지 않으면 다소 헛헛할 수 있다는 솔직한 평도 함께 적혀 있었습니다. 가게 앞 주차는 식사하는 동안에는 무료지만, 식사를 마친 뒤에도 자리를 계속 차지하면 30분에 만 원이 청구된다는 안내문도 있습니다. 성북동에서 여러 곳을 함께 돌아볼 계획이라면 참고할 만한 대목입니다.


누군가는 어제 다녀온 옆 동네 노포와 비교하러 왔고, 누군가는 냄새 하나에 이끌려 왔고, 누군가는 혼자 가도 되는지 궁금해하며 왔습니다. 이유는 저마다 달랐지만 자리에 앉으면 똑같이 "돼지불백 2개요?"라는 질문을 받는다는 것, 그리고 나설 때는 넷 다 다시 오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는 것만은 같았습니다. 벽에 적힌 마흔다섯 해든 손님이 기억하는 쉰 해든, 그 세월 동안 이 집이 지켜온 건 결국 이 질문 하나였는지도 모릅니다.
쌍다리돼지불백
돼지불백 · 기사식당성북로23길, 성북동 골목 안쪽에 자리한 연탄구이 돼지불백집입니다. 나무 의자와 스테인리스 상차림이 있는 기사식당 분위기이고, 가게 앞에 차를 댈 수 있는 자체 주차장을 갖추고 있습니다. 11년째 해마다 블루리본 서베이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밥 한 공기 제대로 비우고 나오는 오래된 돼지불백집
- 주소
- 서울 성북구 성북로23길 4
- 영업
- 매일 오전 9시 30분 - 오후 8시 50분 (라스트오더 오후 8시 20분) / 매주 월요일 휴무
- 가격
- 돼지불백 13,000원 / 돼지불백(특) 18,000원 / 낙지볶음 13,000원 / 부대찌개 13,000원 / 파무침 4,000원 / 버터번 3개 추가 2,000원
- 비고
- 가게 앞 자체 주차장(식사 중 무료, 이후 30분당 1만원) / 인당 주류 1병까지만 판매, 저녁 8시 이후 주류 미판매 / 포장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