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서촌에서 성북동으로 이름을 옮겨온 밥집, 서촌누각
성곽길을 걷고 온 사람, 부모님을 모시고 온 사람, 필라테스를 마치고 들른 사람. 하루 네 시간만 문을 여는 이 한식집 앞에 각자 다른 이유로 줄을 섰습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06.20
- 골목
- 성북동

서촌누각이라는 이름은 원래 서촌에서 쓰던 것이라고 합니다. 그 이름을 그대로 안고 성북동으로 이전해 왔다는 사실을, 이곳을 다녀간 한 방문자는 매장 소개 문구를 그대로 옮겨 적어두었습니다. 혜화로 88 건물 1층, 문화식당이 2층과 3층을 쓰는 그 건물의 아래층입니다. 영업은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라스트오더는 2시나 2시 반. 하루 네 시간뿐인 이 밥집을 시간 맞춰 찾아온 사람들의 기록이 쌓여 있습니다.
성곽길을 걷고 온 사람
한성대입구역에서 성북동 한양도성 성곽길을 따라 느긋한 산책을 했다는 방문자가 있습니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니 가을 산책을 제대로 즐긴 기분이었다고 적었는데, 산책 끝에 속 편하고 든든한 한 끼가 당겨 찾아온 곳이 이 집이었습니다. 실내에 들어서자 폴딩도어가 활짝 열려 있어 가을바람이 기분 좋게 드나들었고, 초록초록한 화분과 따뜻한 인테리어가 어우러져 잠시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여유가 느껴졌다고 했습니다. 참송이버섯밥과 제주도 톳밥을 주문했는데, 바다 향 가득한 톳과 향긋한 버섯을 성곽길을 걷고 난 뒤라 더 꿀맛으로 느꼈다고 적었습니다.


이 사람에게 이곳은 낯선 발견이 아니었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 필라테스를 하는데, 운동 후에 멤버들과 가끔 들르는 곳이라고 적었으니까요. 산책 삼아 온 사람과 운동 후 습관처럼 오는 사람, 이유는 다르지만 도착해서 마주하는 건 같은 초록 화분과 같은 창이었을 겁니다.
부모님을 모시고 온 사람들
다른 방문자는 성북동 선잠단지 건너편이라 찾아가기 쉬웠다고 적었습니다. 들어설 때는 만석이라 사진을 못 찍다가,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에야 내부를 담았다고 했습니다. 바쁘게 식기류 부딪히는 소리를 들으며 기대했다는 이 사람은 칠첩반상을 주문했는데, 생채·숙채·냉채부터 두부김치 두루치기, 도토리묵 무침까지 반찬이 끝없이 나와 처음엔 부족하지 않을까 싶었던 걱정이 무색해졌다고 적었습니다. 부족한 찬이 있으면 계속 물어봐주니 걱정 없다는 말도 남겼습니다.
하루 네 시간만 영업한다는 사실을 알고 시간을 맞춰 온 사람도 있습니다. 아이와 어린이극장 공연을 보기 전 점심으로 이곳을 택했는데, 오후 1시쯤 방문하니 사람이 막 빠지는 중이라 한산하게 식사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방문한 손님들 연령대가 꽤 높은 편이라 노부부 손님들이 많았다는 관찰도 남겼는데, 부모님을 모시고 가기 좋은 집이라는 인상은 여러 기록에서 겹쳐 나옵니다.


매콤하고 자극적인 음식에 지쳐 이곳을 찾았다는 사람의 말도 눈에 띕니다. 배달 음식과 짜고 단 음식에 절여져 있었는데 이 집 밥상을 먹고 나니 속이 정화되는 느낌이었다고 적었습니다.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을 선호하는 어르신부터 균형 잡힌 한 끼를 찾는 직장인, 아이와 함께 온 가족까지 다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게 이 집의 폭이라면, 그 폭을 만드는 건 결국 짜지도 맵지도 않게 지키는 그 간일 것입니다.
서촌누각
한식 반상서촌에서 쓰던 이름을 그대로 안고 성북동으로 옮겨온 한식 반상집입니다. 나물밥, 톳밥, 참송이버섯밥 같은 건강 반상과 예약제 잔칫상차림을 냅니다. 초록 화분이 창가와 벽면 선반을 채운 아늑한 실내입니다.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을 선호하는 어르신부터 균형 잡힌 한 끼를 찾는 직장인, 아이와 함께 식사하는 가족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 주소
- 서울 성북구 혜화로 88, 1층 일부호
- 영업
- 매일 11:00 - 15:00 (라스트오더 14:00 - 14:30)
- 가격
- 반상류 15,000원대 / 누각 잔칫상차림(예약) 22,000 - 28,000원 / 전골·찜 별도
- 비고
- 전용 주차장 없음(인근 유료주차장 이용) / 예약·단체 이용 가능 / 서촌에서 성북동으로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