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브이로그에 잠깐 나온 뒤로 골목 끝까지 줄이 늘어섰다. 흑백 필름 감성 하나를 남기려고, 사람들은 기꺼이 그 줄에 선다.
누구는 예약을 걸고 여유롭게 들어갔고, 누구는 금요일 저녁 만석인 매장 앞에서 발길을 돌릴 뻔했다. 서촌에서 고기를 먹어야 할 때,
누군가에게는 사진이 예쁜 레트로 카페고, 누군가에게는 헌 교과서를 구하러 뛰어다니던 어린 시절의 자리다. 같은 문 앞에서 서로 다른
고소한 냄새에 발길을 붙잡혀 들어간 사람이 여럿이다. 골목을 걷다 우연히 마주치기 좋은 자리에서, 감자만으로 반죽을 빚는 작은 가게.
오픈 십 분 전인데 벌써 줄이 있다. 창가에 앉으면 중정이 보이고, 그 앞으로 장어 굽는 냄새가 골목까지 새어 나온다.
누구는 좁은 통로를 지나며 실내 정원에 들어서는 기분을 느꼈고, 누구는 8미터짜리 바위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서촌 골목 안쪽, 규모
1층은 재즈가 흐르는 갤러리 카페, 지하로 내려서면 LP가 도는 뮤직바가 된다. 입구만 보고는 짐작할 수 없는 규모.
큰 간판도 눈에 띄는 파사드도 없다. 서촌 골목의 낮은 건물들 사이에 그냥 스며들어 있어서, 지도를 보며 찾아야 한다. 그런데도 문
폴딩도어 너머로 경복궁 돌담과 은행나무가 그대로 걸린다. 창가 자리를 두고 서로 눈치를 보게 되는 카페 하나.
빈 도시락을 들고 시장 골목을 걷는다. 엽전 한 닢에 오백 원어치의 고민이 담긴다. 어른도 아이도 똑같이 계산기를 두드리게 되는 장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