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재미로) 헬로키티 카페 대신 문을 민 분홍빛 3층, 레빠리지엥
명동 큰길가의 분홍색 건물 앞에서 누구는 키티 카페 대신, 누구는 쏟아지는 비를 피해, 누구는 노트북을 들고 문을 밀었습니다. 일곱 사람이 각자 다른 이유로 들어선 3층짜리 빵집 카페입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04.20
- 골목
- 명동 재미로

명동 큰길에서 분홍색이 눈에 들어오면 대개 그 집입니다. 입구가 분홍색이라 눈에 잘 띄어서 찾기 쉽다고 쓴 사람이 있고, 건물 외관부터 핑크핑크하고 이국적이라 너무 예쁘다며 벚꽃 피는 봄과 딱 어울린다고 적은 사람이 있습니다. 외관부터 이국적이고 안쪽은 핑크톤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다는 기록이 그 뒤를 잇고, 비가 쏟아지던 날 이국적인 분위기에 끌려 발걸음을 멈췄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찾아가는 길은 명동역 5번 출구로 나와 메인 거리를 곧장 걸으면 나온다는 말과 6번 출구에서 걸어서 4분이라는 말이 나란히 있어서, 결국 명동의 큰길을 걷다 보면 만나는 자리인 모양입니다. 한 기록은 이 분홍색 집을 청담의 프랑스 베이커리로 이름난 기욤이 두 번째 브랜드로 낸 명동 베이커리 카페라고 소개했습니다.
문을 민 이유는 저마다 달랐습니다. 원래는 헬로키티 카페를 가려고 했는데 골목길을 걷다가 분위기 좋은 베이커리 카페를 발견했다는 사람이 있고, 키티 카페보다 만족도가 높았다고 쓴 사람은 큰 기대 없이 들어갔다가 명동에서 가 본 카페 중 제일 만족스러웠다고 했습니다. 빵도 맛있고 자리도 넓다는 말을 듣고 찾아온 사람이 있고, 노트북을 쓰기 좋은 카페를 검색하다 온 사람이 있고, 활기를 되찾은 명동 거리를 사부작사부작 걷다가 유럽 동화 속 같아서 들어선 사람이 있습니다. 부모님 댁에서 서울역으로 가기 전에 가족과 명동 구경을 하던 사람은 이 집을 우연히 만났고, 비가 쏟아지던 날에는 명동의 꿉꿉함을 피해 이 문 안으로 들어선 사람도 있었습니다.


들어서면 1층에서 주문을 받고, 빵은 그 자리에 진열되어 있습니다. 1층에는 2인 테이블이 일곱 개쯤 놓여 지인과 가볍게 이야기 나누기 좋다고 한 사람이 적었고,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파리 거리를 그린 벽화가 눈길을 사로잡았다는 사람은 창가에 진한 붉은색과 아이보리 조화 장미가 풍성하게 둘러져 앉는 자리마다 사진 찍기 좋은 자리가 된다고 했습니다. 빈티지한 라탄 의자와 원목 테이블이 프랑스 어느 골목의 카페에 앉은 듯한 기분을 준다는 말도 있습니다. 계산한 곳 뒤편에는 분홍색과 파리로 가득한 소품이 진열되어 있고, 1층에서 아기자기한 기념품을 판다는 기록과 한국에 놀러 온 외국인 친구에게 선물하기 좋은 굿즈라는 기록이 이어집니다.


빵을 고르는 방식은 이렇습니다. 출입구 옆에서 트레이와 집게를 들고 먹고 싶은 빵을 집어 계산하고, 진열장 안에 든 빵은 계산할 때 말하면 꺼내 준다고 합니다. 빵 종류가 굉장히 많아서 뭘 먹어야 할지 고민이었다는 사람은 시그니처라고 적힌 피스타치오 뺑스위스를 담았고, 쿠키와 페이스트리 코너에서 발로나 초콜릿 쿠키를 강추하며 마롱 패스츄리와 말차 오렌지 패스츄리, 유자 마들렌, 크루아상까지 가득 쌓여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다른 사람은 슈크림이 가득 든 리본 페이스트리와 딸기 티라미수를 시켰고, 또 다른 사람은 타르트와 카눌레를 시켜 아메리카노와 핫초코를 곁들였습니다.


맛에 대한 말은 조금씩 갈립니다. 코끝을 스치는 버터 향이 엄청나지만 막상 한 입 먹으면 자극적으로 달지 않고 고소하고 담백하다는 사람이 있고, 그 옆에서 커피는 산미가 거의 없고 고소해서 취향에 딱이었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카눌레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이 아직도 기억나서 지금도 생각날 정도라는 말이 이어집니다. 다만 딸기 티라미수는 크림과 딸기는 맛있었는데 빵이 좀 질겼다는 솔직한 기록도 있어서, 진열장 앞에서 늘 같은 답이 나오지는 않는 모양입니다. 바닐라라떼가 시럽 특유의 쨍한 단맛이 없어서 입맛에 맞았다는 사람도 있으니, 단맛을 아끼는 쪽이라면 이 집의 결이 어울릴지도 모릅니다.


3층까지 이어지는 자리
이 집이 단층인 줄 알고 들어섰다가 3층까지 이어지는 걸 보고 놀랐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2층에는 감각적인 소품 덕분에 차분한 분위기가 흘러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 좋겠다는 말이 있고, 그 곁에서 하트 소품을 두고 프랑스 감성이라며 예전에 하트가 달린 볼펜이 있었던 것 같다고 떠올린 사람이 있습니다. 딸과 함께 3층까지 올라가 구경하고 잠시 여행 같은 시간을 보냈다는 기록이 있고, 3층은 단체 대관이 가능하다는 안내와 함께 열 명부터 마흔 명까지 수용한다는 기록이 붙어 있습니다. 화장실은 2층으로 오르는 중간에 남녀 공용이, 3층으로 오르는 중간에 여자 전용이 있는데 좌석 규모에 비해 한 칸이라 조금 기다릴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자리를 쓰는 사람들의 얼굴도 여러 겹입니다. 주말인데도 한적해서 책을 읽는 사람이 많았다는 기록이 있고, 콘센트 자리가 많아 노트북을 쓰기 편했고 사장님이 친절해서 분위기가 편안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와이파이가 되고 단체 이용도 된다고 합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유난히 많았다는 말이 여러 번 나오는데, 한 사람은 자기 말고는 모두 관광객이었다고 적었고, 메뉴마다 한국어와 중국어, 일본어, 영어로 번역되어 있어 주문하기 쉽다는 말이 뒤따릅니다. 캐리어를 맡아 주고 딸과 함께 있는 걸 보고 음료를 직접 가져다준 직원의 배려가 작은 친절이지만 참 기분 좋았다는 기록도 곁에 있습니다.
비 오는 날 발걸음을 멈춘 사람도, 키티 카페 대신 골목에서 이 집을 발견한 사람도, 다리가 아플 때 눈치 보지 않고 쉬어 갈 자리를 찾던 사람도 같은 계단을 올랐습니다. 하트 소품이 프랑스 감성이라던 한 줄이 이 집을 가장 짧게 말해 준다면, 나머지 여섯 사람은 그 하트 아래에서 각자 다른 접시를 앞에 두고 앉아 있었던 셈입니다. 다음에 명동의 큰길에서 분홍색을 발견하는 사람은 그날 무엇을 피해 이 문을 밀게 될까요.
레빠리지엥 명동점
베이커리 카페명동 큰길가의 분홍색 건물, 1층은 빵을 진열해 파는 자리이고 2층과 3층은 좌석입니다. 외국인 관광객과 노트북을 든 사람이 함께 앉아 있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단층인줄 알았는데 3층까지 있는 대형카페!!
- 주소
- 서울 중구 명동6길 6-1 1층
- 영업
- 매일 08:00 - 22:00 (라스트오더 21:30)
- 가격
- 피스타치오 뺑스위스 6,500원 / 발로나 초콜릿 쿠키 4,500원 / 아메리카노 5,000원 (블로그 기록)
- 비고
- 1층에서 주문 / 3층 단체 대관 가능(10명~40명, 가격은 매장 문의) / 콘센트 자리 많음, 와이파이 / 매장 주차 불가(주변 민영주차장 이용) / 명동역 6번 출구에서 도보 약 4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