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재미로) 까뮈였다가 가무가 된, 명동4길 2층의 반세기
계단을 올라야 나오는 카페입니다. 1972년에 문을 연 뒤로 명동이 몇 번이나 얼굴을 바꾸는 동안에도 이 집만은 그대로였다고, 사람들은 가죽 소파에 앉아 적었습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10.12
- 골목
- 명동 재미로

명동4길을 걷다 1층 옷가게 옆 좁은 계단을 발견한 사람은 처음엔 그냥 지나칠 뻔했다고 적었습니다. 사진으로 먼저 보고 찾아갔다는 사람은 오래된 가죽 소파와 원목 가구, 창밖으로 보이는 초록빛 풍경이 마음에 들어 와보고 싶었다고 했고, 또 다른 사람은 명동 카페 중에 예전부터 꼭 와보고 싶던 곳이 있었다며 이 집 이름을 적었습니다. 계단을 올라서자마자 느낀 건 둘 다 같았습니다. 요즘 새로 생긴 레트로 카페에서는 나지 않는, 진짜 세월의 냄새였다고요.
가무는 1972년에 처음 문을 열어 지금까지 쉰 해 넘게 같은 자리를 지켜온 카페입니다. 처음 상호는 프랑스 소설가 알베르 카뮈에서 따온 '까뮈'였다는데, 외래어 상호를 고치던 당시 정책에 따라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다고 블로거들은 찾아보고 적었습니다. 1970년대 명동이 다방과 커피숍을 중심으로 젊은 사람들이 모이던 거리였던 시절, 가무는 비엔나커피로 이름을 알린 곳이었고 지금도 서울시가 지정한 '오래가게'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습니다. 이 사연을 알고 나면 낡은 가구 하나하나가 '빈티지 콘셉트'가 아니라 진짜 지나온 시간으로 다시 보인다고, 한 사람은 적었습니다.


건물로 들어가 계단을 오르면 2층이 먼저 나오고, 주문도 여기서 합니다. 브라운 가죽 소파와 나무 벽, 노출된 천장과 알전구가 함께 있어 예전 커피숍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든다고 적은 사람은, 이곳이 명동 한복판에 아직 남아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고 했습니다. 주문 후 자리를 찾아 3층으로 오르면 나무 계단이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고, 2층과 규모는 비슷하지만 분위기는 또 다르다고 합니다. 큼지막한 가죽 의자가 많아 오래 앉아 있기에도 괜찮았다는 기록이 있고, 층마다 같은 인테리어를 복사해 놓은 게 아니라 조금씩 공간 구성이 달라서 올라가며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는 말도 있습니다.


2층 한편에는 양주병이 가득 꽂힌 진열장이 벽 하나를 채우고 있고, 그 사이로 오래된 샹들리에와 알전구가 불을 밝힙니다. 창가 자리에 앉으면 아치형 창틀 너머로 명동 골목이 내려다보이는데, 해가 지고 난 뒤 이 자리에 앉았던 사람은 낮과는 또 다른 분위기였다고 적었습니다. 명동이 언제 와도 사람으로 북적이는 거리라, 외국인 관광객이 거의 대부분이라 평일에도 활기가 넘친다고 적은 사람도 있습니다. 좌석이 전부 푹신한 소파 재질이라 거리의 소음에서 한 걸음 물러나 앉아 있기 좋다는 말이 여러 기록에서 되풀이됩니다.
4층, 오두막 같은 자리
2층 벽에는 오래된 찻잔과 스푼, 거품기 같은 주방 소품이 나무 액자에 걸려 있습니다. 이런 작은 부분까지 가무의 분위기를 완성한다고 적은 사람이 있고, 4층까지 올라간 사람은 천장이 높아지면서 한결 개방적인 느낌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커다란 창과 원목 천장, 철제 구조물이 그대로 드러나 있고 한쪽에는 오래된 샹들리에까지 걸려 있어 사진만 보면 최근에 꾸민 빈티지 카페 같기도 하지만, 실제로 오랜 시간 그 자리에 있었다는 걸 알고 나면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게 다가온다고 적은 사람도 있습니다. 또 다른 사람은 이 꼭대기 층에 들어서자 오두막 안에 들어온 것 같았다고, 유리창 너머 초록빛 풍경이 예뻐서 이 집에 와보고 싶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였다고 적었습니다.


메뉴판에도 세월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오랫동안 손을 탄 흔적이 있는 메뉴판이라 이것마저 가무의 분위기 중 하나처럼 느껴졌다는 기록이 있고, 커피와 차, 에이드와 쉐이크, 주스까지 생각보다 종류가 다양하다고 합니다. 시그니처는 부드러운 크림이 올라간 비엔나커피로, 가격은 6,000원입니다. 맛이 특별히 화려하다기보다는 달달한 크림이 넉넉히 올라가 편하게 먹기 좋았다는 평이 있고, 양이 많아 가격대가 괜찮다고 적은 사람도 있습니다.
명동교자에서 칼국수를 먹은 뒤 어머니와 함께 이 계단을 오른 사람도 있습니다. 두 사람 다 명동 나들이에 익숙했지만, 식사를 마치고 잠깐 앉아 쉴 곳을 찾다가 '카페 가무'라는 간판을 보고 올라갔다고 적었습니다. 누구는 비엔나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창밖 풍경을 봤고, 누구는 벽에 걸린 스푼을 한참 들여다봤고, 누구는 4층 꼭대기에서 오두막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명동역 6번 출구에서 직진하거나 을지로입구역 5·6번 출구에서도 가까운 거리라, 쇼핑과 식사 사이 잠깐 발걸음을 돌리기에 부담 없는 위치입니다.
가무
카페1972년 문을 연 뒤 50년 넘게 같은 자리를 지켜온 카페입니다. 처음 이름은 '까뮈'였고, 외래어 상호를 고치던 정책에 따라 지금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2층부터 4층까지 층마다 다른 분위기의 공간을 쓰고 있습니다.
요즘 새롭게 만들어진 레트로 카페에서는 느끼기 힘든 진짜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어요.
- 주소
- 서울 중구 명동4길 16 2~4층
- 영업
- 매일 11:00 - 21:30
- 가격
- 비엔나커피 6,000원
- 비고
- 전화 02-776-3141 / 1층은 옷가게, 카페는 2층 계단 입구부터 2~4층 / 명동역 6번 출구 직진, 을지로입구역 5·6번 출구 인근 / 서울시 '오래가게' 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