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황리단길) 고향밀면, 3대를 이어 온 살얼음 한 그릇
간판 옆에 붙은 붉은 배지 하나가 3대 전통이라 말합니다. 그 말을 의심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 글
- alleymag.
- 발행
- 2026.06.07
- 골목
- 경주 황리단길

황리단길에서 걸어서 십여 분, 금리단길이라 불리는 골목에 고향밀면이 있습니다. 건물 외벽 세로 간판부터 크게 적힌 상호와 나란히 붙은 '3代전통' 붉은 배지, 중소벤처기업부장관상 수상 현수막까지, 지나가는 사람도 이 집이 예사 밀면집이 아니라는 걸 짐작하게 됩니다. 실제로 매장 안내문에는 SINCE 1980, 경주 최초의 밀면집이라는 소개가 적혀 있고, 3대째 이어온 백년가게로 선정됐다는 사실을 문 앞에서부터 알립니다.


웨이팅은 특별한 기계 없이 노트에 전화번호 뒷자리와 인원수를 적어두는 방식입니다. 밀면집 특유의 빠른 회전율 덕분에 대기가 길어도 금방 순서가 돌아온다는 게 여러 사람의 공통된 경험입니다. 어떤 사람은 오픈런 줄에 합류해 문 열자마자 들어갔고, 어떤 사람은 평일 낮 시간을 골라 대기 없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매장은 리모델링을 거쳐 노포라기보다 깔끔한 인상에 가깝고, 안쪽 벽에는 방송 출연 화면과 3대째 이어온 이야기를 담은 액자들이 걸려 있어 식사를 기다리는 동안 훑어보게 됩니다.
살얼음과 노란 면


메뉴는 물밀면, 비빔밀면, 유부온밀면 세 가지가 전부입니다. 여기에 곁들이는 석쇠불고기와 찐만두 정도가 더해질 뿐, 밀면 하나에 집중한 구성입니다. 살얼음이 동동 뜬 육수에 치자로 노랗게 물들인 면을 말아내는 물밀면을 먼저 시키는 사람이 많고, 걷느라 지친 몸이 그 한 그릇에 풀린다고 말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매운 것을 못 먹는 사람을 위해 양념장과 오이 고명은 미리 요청하면 빼주기도 합니다. 셀프로 떠 마실 수 있는 온육수가 따로 마련돼 있어, 면을 기다리며 몸부터 데우는 사람도 눈에 띕니다.
맛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후한 편이지만, 곁들이 메뉴인 석쇠불고기의 양이 가격에 비해 적다고 느낀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감자피를 써서 쫀득한 식감을 낸 찐만두는 밀면이 나오기도 전에 다 먹어버렸다는 후기가 여럿입니다. 주차 공간이 따로 없어 인근 공영주차장이나 맞은편 지역자활센터에 잠시 세워야 하는 점은 다녀간 사람들이 한결같이 아쉬워하는 부분이지만, 그 불편을 감수하고도 다시 찾게 되는 집이라는 말이 뒤따릅니다. 부산이나 경남에서만 밀면을 먹어봤다는 사람도, 경주에서 나고 자란 사람도 이 자리에서는 같은 그릇을 받습니다. 세 가지뿐인 메뉴판 앞에서 다들 비슷한 고민을 하고, 결국 물밀면 한 그릇으로 마음을 정하는 걸음이 오늘도 이어집니다.
고향밀면
밀면황리단길에서 도보로 십여 분 거리, 금리단길에 자리한 백년가게 밀면집입니다. 3대째 이어오는 곳으로, 외벽에 큼지막한 상호와 '3代전통' 배지, 수상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왜 이렇게 사람들이 찾는 맛집인지 알겠더라고요
- 주소
- 경북 경주시 태종로791번길 7
- 영업
- 매일(수 제외) 10:30 - 19:00 (주문마감 18:30, 겨울철 11~2월은 수·목 휴무 10:30-16:00)
- 가격
- 물밀면 9,000원(대 10,000원) / 비빔밀면 9,000원(대 10,000원) / 유부온밀면 9,000원(대 10,000원) / 석쇠불고기 11,000원 / 찐만두 7,000원
- 비고
- 전용 주차장 없음(경주중심상가·봉황대 공영주차장 이용) / 웨이팅은 매장 내 노트에 전화번호 뒷자리·인원 기재 / 셀프 온육수 / 포장·밀키트 가능